오영규 신경외과 교수, 허리 통증 지속된다면 ‘척추종양’ 의심해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오영규 교수

▲ 일시적 허리 통증인 줄 알았는데, 오래 지속된다면 단순 디스크가 아닐 수도 있다.[사진=오픈AI 생성이미지]

(헬스케어저널=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오영규 교수)허리 통증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하는 흔한 증상이다.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잘못된 자세가 반복되면 근육이나 인대에 부담이 생기고,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 같은 퇴행성 질환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대부분의 허리 통증은 비교적 흔한 근골격계 질환에서 비롯된다.

하지만 충분히 쉬어도 통증이 계속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심해지고, 다리 저림이나 감각 이상, 근력 저하 같은 신경 증상까지 동반된다면 단순 허리디스크만으로 판단해서는 안 된다. 드물지만 척추종양과 같은 질환이 원인일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척추종양은 척추뼈와 척수, 주변 신경 조직 등에 발생하는 종양을 말한다. 발생 위치와 원인에 따라 척추 자체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척추종양, 다른 장기의 암이 척추로 전이된 전이성 척추종양, 척수 또는 척수를 둘러싼 구조물에서 발생하는 척수종양 등으로 나뉜다.

특히 전이성 척추종양은 생각보다 흔하다. 폐암, 유방암, 전립선암 등 다른 장기의 암세포가 척추로 퍼지면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척추는 혈류가 풍부해 암세포가 전이되기 쉬운 부위 중 하나다.

문제는 초기 증상이 일반적인 허리 통증과 비슷하다는 점이다. 많은 환자들이 단순 근육통이나 디스크로 생각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척추종양은 시간이 지나면서 통증 강도가 점점 심해지는 경향이 있으며, 밤에 통증이 심해지거나 휴식을 취해도 잘 호전되지 않는 특징을 보이기도 한다.

또한 종양이 신경을 압박하면 다리 저림과 감각 저하, 보행 장애, 근력 약화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심한 경우에는 배뇨·배변 장애나 마비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종양 치료는 종양의 종류와 위치, 환자의 전신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한다. 원발성 척추종양이나 척수종양은 수술적 제거를 우선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척추와 척수 주변에는 중요한 신경 구조물이 밀집해 있어 무리한 절제는 신경 손상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종양 제거 범위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전이성 척추종양은 방사선 치료나 정위적 방사선 수술을 우선 시행하기도 하며, 필요에 따라 수술을 병행한다. 특히 종양으로 인해 척추가 약해졌다면 나사못 고정술이나 골유합술 같은 보강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디스크나 협착증은 노화와 자세, 생활 습관의 영향을 많이 받는 반면, 척추종양은 생활 습관만으로 예방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발견이다.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도 통증이 6주 이상 지속되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 혹은 다리 저림과 같은 신경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 허리디스크라고 단정하지 말고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척추종양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신경 손상을 줄이고 치료 결과를 개선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신경 기능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단순한 허리 통증이라고 가볍게 넘기기보다는, 통증의 양상과 지속 기간을 세심하게 살피고 필요한 경우 전문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신경외과 오영규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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