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봄을 보내게 하는 질환들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결막염 등 유발
계절성 우울증에는 산책 등으로 기분을 전환해야
이번 주를 시작하면서 잠시 꽃샘 추위가 왔나 싶더니, 다시 평년 기온을 회복했다. 몇 번의 꽃샘 추위가 있겠지만, 봄이 오는 것은 확연하다. 마스크도 해제되고, 이제 조금 더 자유롭게 봄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실제로도 점심시간에 커피를 한 손에 들고 여유롭게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 그런데 이렇게 좋은 때에 야외에서도 마스크를 계속해서 쓰는 사람이 있다. 코로나로 몇 년간 습관이 들어서이기도 하지만, 그 외의 이유는 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현상들 때문이다. 그것은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이다. 이러한 현상들은 폐렴, 알레르기성 결막염과 같은 질환들을 유발한다. 또 긴 겨울이 가고 이제 봄이 와서 좋을 법도 한데, 유독 봄에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오늘은 봄의 질환들과 각각의 예방법들을 소개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봄만 되면 눈이 빨개지고 가려운 사람들이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 수는 3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4월에 약 29만명까지 증가하고 9월이 지나야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환자 수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봄철(3~5월)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는 2016년 72만6198명에서 2018년 79만6978명으로 늘어났다.
안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결막염의 원인에 대해 항원(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이나 눈꺼풀의 내면을 둘러싸는 결막에 알레르기 염증이 생긴 상태이다. 과거엔 꽃가루와 같은 식물성 항원이 봄철 알레르기의 주원인이었으나 최근엔 미세먼지처럼 눈 점막에 직접 접촉하는 항원들이 증가했다. 한편,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하는 항원은 많다. 계절과 상관없는 실내 먼지,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도 있다.
전문의들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완화하기 위해서 눈을 비비지 않는 게 먼저라고 말한다. 가렵다고 비비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고, 더 가려워져서 또 비비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손에 있던 바이러스가 눈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본인의 알레르기가 언제 심해지는지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봄에는 렌즈를 빼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어서이다. 증상이 조금 오래간다 싶으면 염증 물질을 가라앉히기 위해 인공눈물을 넣어주고 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폐렴
폐렴은 사망 원인 질환 3위일 정도로 무섭다. 보통 추운 겨울에 발병률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봄에도 만만치 않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폐렴 환자 수는 11월과 12월에 각각 21만8450명, 24만4267명이었고 4월과 5월엔 20만8684명, 21만4953명이었다. 10년 평균으로 따지면 4월 폐렴 환자 수가 12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겨울도 다 가고 이제 따듯해지는 봄에 폐렴 환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큰 일교차에 있다. 호흡기알레르기내과의 보고에 따르면 일교차가 커지면 신체의 적응력이 깨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특히 겨울에서 봄으로 바뀔 때 마음만 앞서 실제 기온에 맞지 않는 가벼운 옷차림을 한다면 감기는 물론 폐렴과 같은 감염 질환에 걸릴 확률도 올라간다.
실제로 봄은 일교차가 가장 큰 계절이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5년 동안 봄(3~5월)의 평균 일교차는 11도였다. 가을(9~11월) 평균 일교차는 8.9도, 겨울(12~2월) 일교차는 8.7도, 여름(6~8월) 평균 일교차는 7.8도였다. 지난해 4월 1일엔 가장 낮을 때 온도가 10도 높을 때는 24도였다.
봄철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선 옷은 되도록 여러 겹으로 입고 더울 때 하나씩 벗는 게 좋다. 면역력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평소 30초 이상 깨끗하게 손 씻기 ▲흡연은 삼가고 양치질 자주 하기 ▲실내 온도는 26~28도, 습도는 40~50%를 유지하기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있는 영양소 챙기기 등이다. 마지막으로 폐렴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백신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하면 65~84%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이란, 계절에 따라서 감정이 가라앉고 무기력해 지는 현상을 말한다. 특정한 계절이 되면 '계절을 탄다' 라고 말하면서 이유없이 우울해 진다. 그러나 계절성 우울증은 여름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적용된다. 겨울은 어두워서, 가을은 쓸쓸해서, 봄은 무기력해서 등 저마다의 이유가 붙는다. 그러나 봄에는 자살률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잠정치이긴 하지만 지난해 1~2월 900명대에 머무르던 자살자 수가 3월에 1255명까지 증가했다. 이를 계절성 우울증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까?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봄철 우울증과 자살률 간에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먼저 일조량 때문이다. 겨울철 낮은 일조량에 적응돼있던 몸이 갑자기 늘어난 일조량에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감정 기복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 기복은 충동 조절을 힘들게 만든다. 실제 자살률이 높아지는 시기는 북반구와 남반구가 정반대인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일조량이 우울증에 영향을 끼쳤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변화에 대한 부담감이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봄은 새로운 걸 시작하는 계절이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이사·결혼처럼 삶의 국면이 바뀌기도 한다. 이러한 삶의 변화는 뇌의 에너지 소모율을 높인다. 그리고 변화에 적응하는 게 어렵다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압박감·부담감을 느끼면 우울증을 겪을 수도 있다.
봄철 계절성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오히려 햇볕을 쬐는 게 좋다. 멜라토닌 분비량이 늘어 생체리듬이 회복되면서 우울한 기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때, 운동량도 늘리는 산책을 하면 더욱 좋다. 규칙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불규칙한 수면 시간은 명백하게 우울 증세를 악화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배승민 교수는 스트레스가 꼭 나쁜 것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람은 승진처럼 좋은 변화가 일어날 때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스트레스는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므로 봄의 변화를 좋은 변화라고 여기려는 태도가 도움을 줄 수 있다. 만약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걸 알고 있다면 미리 관리하는 게 좋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봄만 되면 눈이 빨개지고 가려운 사람들이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 수는 3월부터 급증하기 시작해 4월에 약 29만명까지 증가하고 9월이 지나야 감소하는 양상을 보인다. 환자 수 역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봄철(3~5월) 알레르기성 결막염 환자는 2016년 72만6198명에서 2018년 79만6978명으로 늘어났다.
안과 전문의들은 이러한 결막염의 원인에 대해 항원(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물질)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눈이나 눈꺼풀의 내면을 둘러싸는 결막에 알레르기 염증이 생긴 상태이다. 과거엔 꽃가루와 같은 식물성 항원이 봄철 알레르기의 주원인이었으나 최근엔 미세먼지처럼 눈 점막에 직접 접촉하는 항원들이 증가했다. 한편,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유발하는 항원은 많다. 계절과 상관없는 실내 먼지, 집먼지진드기, 동물의 털도 있다.
전문의들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완화하기 위해서 눈을 비비지 않는 게 먼저라고 말한다. 가렵다고 비비면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고, 더 가려워져서 또 비비게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손에 있던 바이러스가 눈으로 옮겨갈 수도 있다. 이와 더불어 본인의 알레르기가 언제 심해지는지 인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봄에는 렌즈를 빼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어서이다. 증상이 조금 오래간다 싶으면 염증 물질을 가라앉히기 위해 인공눈물을 넣어주고 냉찜질을 하는 것도 좋다.
◇폐렴
폐렴은 사망 원인 질환 3위일 정도로 무섭다. 보통 추운 겨울에 발병률이 높다고 생각하지만 봄에도 만만치 않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8년 폐렴 환자 수는 11월과 12월에 각각 21만8450명, 24만4267명이었고 4월과 5월엔 20만8684명, 21만4953명이었다. 10년 평균으로 따지면 4월 폐렴 환자 수가 12월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겨울도 다 가고 이제 따듯해지는 봄에 폐렴 환자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원인은 큰 일교차에 있다. 호흡기알레르기내과의 보고에 따르면 일교차가 커지면 신체의 적응력이 깨지면서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특히 겨울에서 봄으로 바뀔 때 마음만 앞서 실제 기온에 맞지 않는 가벼운 옷차림을 한다면 감기는 물론 폐렴과 같은 감염 질환에 걸릴 확률도 올라간다.
실제로 봄은 일교차가 가장 큰 계절이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2013~2017년 5년 동안 봄(3~5월)의 평균 일교차는 11도였다. 가을(9~11월) 평균 일교차는 8.9도, 겨울(12~2월) 일교차는 8.7도, 여름(6~8월) 평균 일교차는 7.8도였다. 지난해 4월 1일엔 가장 낮을 때 온도가 10도 높을 때는 24도였다.
봄철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선 옷은 되도록 여러 겹으로 입고 더울 때 하나씩 벗는 게 좋다. 면역력을 떨어뜨리지 않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평소 30초 이상 깨끗하게 손 씻기 ▲흡연은 삼가고 양치질 자주 하기 ▲실내 온도는 26~28도, 습도는 40~50%를 유지하기 ▲충분한 수면,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있는 영양소 챙기기 등이다. 마지막으로 폐렴의 가장 확실한 예방법은 백신이다. 특히 65세 이상 노인이나 만성질환자는 폐렴구균백신을 접종하면 65~84%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계절성 우울증
계절성 우울증이란, 계절에 따라서 감정이 가라앉고 무기력해 지는 현상을 말한다. 특정한 계절이 되면 '계절을 탄다' 라고 말하면서 이유없이 우울해 진다. 그러나 계절성 우울증은 여름을 제외한 모든 계절에 적용된다. 겨울은 어두워서, 가을은 쓸쓸해서, 봄은 무기력해서 등 저마다의 이유가 붙는다. 그러나 봄에는 자살률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한국생명존중희망재단의 자료에 따르면 잠정치이긴 하지만 지난해 1~2월 900명대에 머무르던 자살자 수가 3월에 1255명까지 증가했다. 이를 계절성 우울증 때문이라고 볼 수 있을까?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봄철 우울증과 자살률 간에는 상관관계가 있다고 말한다. 먼저 일조량 때문이다. 겨울철 낮은 일조량에 적응돼있던 몸이 갑자기 늘어난 일조량에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켜 감정 기복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감정 기복은 충동 조절을 힘들게 만든다. 실제 자살률이 높아지는 시기는 북반구와 남반구가 정반대인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일조량이 우울증에 영향을 끼쳤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변화에 대한 부담감이 계절성 우울증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봄은 새로운 걸 시작하는 계절이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되고 이사·결혼처럼 삶의 국면이 바뀌기도 한다. 이러한 삶의 변화는 뇌의 에너지 소모율을 높인다. 그리고 변화에 적응하는 게 어렵다거나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압박감·부담감을 느끼면 우울증을 겪을 수도 있다.
봄철 계절성 우울증을 극복하려면 오히려 햇볕을 쬐는 게 좋다. 멜라토닌 분비량이 늘어 생체리듬이 회복되면서 우울한 기분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때, 운동량도 늘리는 산책을 하면 더욱 좋다. 규칙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불규칙한 수면 시간은 명백하게 우울 증세를 악화시키므로 주의해야 한다.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배승민 교수는 스트레스가 꼭 나쁜 것만이 아니라고 말한다. 사람은 승진처럼 좋은 변화가 일어날 때도 스트레스를 받는데, 스트레스는 적절한 긴장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그러므로 봄의 변화를 좋은 변화라고 여기려는 태도가 도움을 줄 수 있다. 만약 스트레스에 취약하다는 걸 알고 있다면 미리 관리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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