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샘주위에 주의할 질병, 고혈압

추위에 대한 대비가 해이해졌을 때 꽃샘추위 찾아와
특히 고혈압 환자들에게 위험
  • 은현서 기자
  • 발행 2023-03-13 14:41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꽃샘추위'는 이른 봄철의 날씨가 꽃이 피는 것을 시샘하듯 일시적으로 추워지는 기상현상을 말한다. 이름은 누가 지었는지 참 예쁘지만, 우리 삶에 예쁜 추위는 아니다. 꽃샘추위는 꽃이 피는 계절인 봄에 온다. 절기가 바뀌고 봄이 오면서 옷차림이 점점 얇아지고 활동도 제법 하는 등, 추위에 대한 준비가 겨울처럼 본격적이지 않고 해이해졌을 때 꽃샘추위가 찾아 온다. 따라서 각종 동파의 피해를 입는 등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큰 경우가 많다.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은 아니지만, 벚꽃의 개화기인 4월 10일에서 4월 18일 무렵까지 나타나 개화시기를 늦추고 농작물이나 인간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특히 갑작스럽게 기온이 낮아져 고혈압 환자에게 나쁘다. 오늘은 꽃샘 추위에 조심해야 할 질병 중 고혈압에 대해 알아보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국내 20세 이상 인구의 고혈압 환자는 2021년 1374만 명으로 20세 이상 성인의 3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19 유행 기간 동안 운동부족으로 인한 비만 인구가 늘며 만성질환자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뚜렷한 증상이 없어 신체검사나 진찰 중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혈압은 혈액이 동맥혈관 벽에 가하는 힘을 말한다. 18세 이상의 성인에서 수축기 혈압이 140mmHg 이상이거나 확장기 혈압이 90mmHg 이상인 경우 고혈압으로 본다. 고혈압은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원인 질환에 의해 고혈압이 발생하는 경우를 이차성 고혈압, 원인 질환이 없는 경우를 본태성(일차성) 고혈압이라고 한다. 전체 고혈압 환자의 95%는 본태성 고혈압이다.

만약 젊은 나이에 고혈압을 진단받는다면 이차성 고혈압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차성 고혈압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완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수 혈액 검사를 통해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갈색세포종과 같은 내분비 질환 유무를 알 수 있다.

고혈압이 위험한 이유는 관상동맥질환, 뇌혈관질환, 심부전, 만성신장질환 등의 합병증 때문이다. 고혈압은 합병증이 생기기 전에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다만 머리가 무겁거나 숨이 차고 두통, 이명, 현기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고혈압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뇌출혈이다. 고혈압으로 인해 미세한 뇌동맥이 파열되면 피가 뇌 조직을 손상시킬 수 있다. 뇌졸중 환자의 약 80%에서 고혈압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부전증도 대표적인 합병증이다. 고혈압이 지속되면 심장 근육이 비대해지고 기능이 저하되는데 그 결과로 운동할 때 호흡 곤란을 느끼고, 휴식할 때에도 숨쉬기가 어려워져 부정맥이 나타나기도 한다.

고혈압은 흡연, 고지혈증과 함께 동맥경화증의 3대 발생 위험 인자로도 꼽힌다. 고혈압으로 인해 손상된 혈관에 백혈구와 혈소판이 반응하며 동맥경화를 유발하게 된다. 또 고혈압을 방치하면 단백뇨와 같은 신장 질환이 나타날 수 있는데 점차 악화되면 신부전증, 요독증 등 만성 신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세란병원 내과 장준희 부장은 “비만, 앉아서 지내는 생활양식, 유전적 영향 등이 고혈압 발병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최근에는 중장년뿐만 아니라 젊은 층에서도 고혈압 수치가 나타나곤 하는데 빨리 치료를 시작해야 더 나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혈압 관리법은?


1. 혈압 약 중단 금지
혈압 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갑자기 약을 중간하면, 반동 현상으로 원래 자기 혈압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 이때 갑작스러운 차가운 공기를 접하면 심근경생증 및 뇌졸중 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 커진다. 따라서 혈압약은 의사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 임의로 중단 해서는 안된다.

2. 주기적인 혈압 확인
고혈압이 있는 사람이라면 가정용 전자 혈압계로 아침, 저녁 2회 측정을 권장한다. 아침에 혈압을 측정할 때 주의사항은 기상후 1시간 아내, 소변을 본 후가 좋다. 또 아침 식사 전과 고혈압약 복용 전에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다. 측정 전에는 앉은 자세에서 최소 1~2분 정도 안정을 취한 후에 시행 하는 것이 좋다.
저녁의 경우에는 잠자리에 들기전에 하는 것이 좋다. 측정 빈도는 1~3회 정도로 한다. 혈압이 조금 높게 나온다고 너무 조급해 하거나 걱정을 많이 하면 오히려 교감신경이 상승한다. 그럴 때는 반복해서 측정하고, 계속해서 혈압 수치가 높게 나온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3. 적절한 체중 유지
겨울에는 운동량이 감소하고 음식 섭취가 증가하므로 체중 증가에 위의해야 한다. 2018년 미국 고혈압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체중을 1KG감량할 때 수축기 혈압 기준으로 1mmHg 이상 혈압을 낮출 수 있고, 체중 감량으로 최고 5mmHg정도 떨어질 수 있다고 보고했다.
겨울철에 자주 먹는 얼큰한 국물 요리 때문에 나트륨 섭취가 증가하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혈압을 5mmHg 이상 상승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4. 새벽 운동 자제
혈압은 보통 잠에서 깨는 새벽에 가장 높다. 새벽에 운동을 나가는 경우, 새벽 찬 공기에 노출되면 혈압이 순간적으로 상승해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응급상태가 올 수 있다. 더욱이 봄이 와서 많이 높아진 기온에 방심 하고 있다가 꽃샘추위로 인해 급격히 아침 기온이 낮아졌을 때 주의해야 한다. 하지만 춥다고 무작정 운동량을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 따라서 새벽보다는 오전이나 오후로 시간을 바꾸는 것을 권한다.
과로했거나 과음한 다음 날 아침 운동은 삼가고, 운동 시에는 스트레칭 등 준비운동을 10분 정도 충분히 한다. 무리한 운동 또한 금물이다. 평소보다 약한 강도로 운동 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

건강은 누구도 자신해서는 안된다고 한다. 자신의 건강 상태를 잘 알고, 주변환경을 신경쓰며 관리하며 건강을 자신하기 보다는 조심한다면 꽃샘추위를 잘 보내고 다음 계절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