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와 치매의 위험 높이는 '노인 수면장애'
한국 노년층 수면의 질 낮아
지속적인 수면장애는 정신건강질황 야기
잘 잘 수 있도록 습관 개선이 먼저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어왔다. 노인들은 나이가 들어서 잠이 줄었다거나, 나이가 드니 아침에 일찍 일어난다는 이야기를 한다. 또,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잠이 줄어서 자는 중간에 깨면 다시 잠을 들지 않아 하루를 일찍 시작한다고 한다. 노인이 됐다고 잠이 줄어드는 것이 당연할까?
갓난 아기는 평균 하루에 16~20시간을 잠을 자며 보낸다. 만 1살에서 4살 사이에는 하루 동안 잠을 자는 시간이 11~12시간 정도로 줄어든다. 이처럼 잠을 자는 시간은 유년기를 지나는 동안 점진적으로 줄어든다.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하루에 약 9시간 정도 자는 것으로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성인이 되고 나서 중년까지는 하루에 8시간 정도 잠을 자는 것이 적당하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은 7시간보다 적게 자도 괜찮다고 말하지만 사실상 생물학적으로 분석해보면 전체 인류의 10%정도만이 평균인 7시간보다 적은 잠을 자도 되는 체질을 가졌다고 한다.
그럼 노년기에 접어들었을 때는 얼마나 자야 할까? 앞서 말 한 것과 같이 노인들은 잠을 조금밖에 자지 않는다는 얘기가 있지만, 사실 성인이 된 후에는 잠 자는 시간이 더 이상 줄어들지 않는다. 즉 노인들도 하루에 최소 8시간의 잠을 자야 한다. 노인이 되면 잠이 줄어든다는 말은 거짓이다.
노년기에 접어들면 생체시계가 앞당겨진다. 때문에 젊었을 때보다 일어나는 시간이 몇 시간 정도 앞당겨진다. 나이가 들면 잠에 빠져들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길어진다. 이것은 나이가 들수록 멜라토닌이 합성되고 분비되는 양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한다. 또, 노인들이 소음이나 환경 변화에 더 민감해져 잠에서 잘 깨는 것과 만성적 질병, 그 때문에 섭취하는 약물도 노인들의 수면에 영향을 미친다.
한국 노년층, 수면 건강 좋지 않아
최근, 한국 노년층의 수면 건강이 좋지 않다는 통계가 나왔다. 지난 달 26일 삼성전자는 삼성리서치가 건강관리 플랫폼 ‘삼성 헬스’를 통해 전 세계 17개국 65세 이상 노년층의 수면 점수와 걷기 점수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 했다. 그 결과, 세계 17개국 노인 중 가장 못 자고 수면시간도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노년층은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30분(390분)에 그쳤다. 전 세계 평균인 423분보다 33분 짧은 시간이었다. 조사 대상국 중 우리나라 노년층보다 짧게 자는 것은 인도의 노년층(386분)이 유일했다. 특히 한국 노년층은 수면의 질 측면에서 꼴찌를 기록했다. 수면의 질을 ‘수면 점수’로 수치화했는데, 우리나라 노인은 평균 63.4점이었다. 전체 평균인 64.9점은 물론, 평균 수면 시간(459분)과 수면 점수(66.3점)가 가장 높았던 핀란드에는 한참 미치지 못했다.
수면 중 깨는 시간으로 측정하는 ‘수면 효율’ 측면에서도 노년층의 점수 하락폭이 컸다. 수면 효율 점수는 전체 수면 시간 중 깬 시간을 제외하고 실제로 잠을 잔 시간을 백분율(퍼센트)로 환산한 값이다.
해당 조사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사람들은 올해 평균 50분 6초나 잠에서 깼다. 지난해 48분 48초보다 늘어나면서 수면 효율 점수도 87.86점에서 87.49점으로 하락했다. 세부적으로 남성(-0.26점)보다 여성(-0.47점)이, 20대(-0.47점)와 30대(-0.37점)보다 70대 이상(-1.12점) 등에서 수면 효율 점수의 하락폭이 더 컸다.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노년층의 수면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는 '통증'이 대표적이다. 특히 신체의 통증은 밤 동안의 잠에 지장을 준다. 밤에 잠을 잘 못자면 낮시간에 수면이 늘어나 너무 빠른 시간에 일어나는 결과를 가져온다. 또한 방안에 온도나 습고, 조명과 소음 등은 수면에 많은 영향을 준다. 그리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얺는 경우, 수면시간이 기상시간이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는 경우 수면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현상이 나타낭 수 있다. 카페인이 들어간 음료 등을 섭취하거나 수분을 많이 섭취할 경우 야간 구면에 곤란을 느끼거나 화장실을 가기 위햇 자주 깨서 수면의 질이 떨어지기도 한다.
이외에 수면문제로는 피곤해서 잠을 못자는 불면증, 코골이 증상처럼 나타나는 수면 무호흡증, 다리에 무엇인가 기어다니는 느낌이 드는 불안성 하지증후군과 야간성 사지운동 불안정하지 증후군, REM수면 행동장애로 옆사람을 차거나 때리는 등의 폭력적인 행동으로 환자 본인이나 옆사람에게 손상을 주는 경우도 있다.
노년층 수면부족이 가져오는 신체의 변화는?
노인 건강 측면에서 수면 문제는 다른 연쇄적인 건강 불이익을 가져온다. 수면장애는 모든 연령대가 겪긴 하지만, 신체 노화의 영향으로 노인층에서는 특히 많이 발생한다. 잠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약 55세 이후부턴 뇌에서의 분비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노년층이 일찍 자고, 일찍 깨는 현상을 일상적으로 겪는 것이다.
수면장애가 지속하면 우울증 등의 정신건강질환을 야기할 뿐 아니라 알츠하이머병 등 치매까지도 유발할 수 있다. 대한치매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수면장애가 있는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알츠하이머 치매에 걸릴 위험이 49%나 높았다.
노년기 숙면 방해하는 다양한 원인 & 치료법
노인 불면증 등 노년기 수면장애 치료는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우선 스트레스‧우울증 같은 심리적‧정신적 문제가 있으면 불면증의 원인이 된다.
또 △불규칙한 생활습관 △자주 또는 오래 누워 있는 습관 △복용하는 약물 △과도한 카페인 섭취 △음주 △흡연 등도 불면증에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잠이 안 와서 잠들기 전에 술을 마시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하지만 술은 오히려 깊은 잠을 방해하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잠을 자려고 수면제를 오남용하면 안된다. 수면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약물 내성이 생기고, 잘못된 방법으로 과다 복용하거나 갑자기 중단하면 수면장애는 물론 기타 합병증을 동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수면제 장기 복용이 치매 발생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결과들도 보고되고 있다.
때문에 당뇨병·고혈압 치료제 등을 복용 중인 노인은 반드시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상담 후 용법용량을 따라서 수면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노년기 수면 장애 완화에 큰 도움이 되는 비약물 요법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우선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일정하게 지키고, 낮에는 낮잠은 물론 가급적 눕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아울러 커피 등 카페인이 든 음료는 각성 효과가 커서 하루에 1~2잔 이상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또 잠을 자는 침실의 빛이 강하면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이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침실을 어둡게 하고, 수면에 방해되는 TV‧휴대전화‧라디오 등 전자기기 사용은 자제해야 한다.
이에 더해 전문가들은 "불면증의 50% 이상은 만성화되기 때문에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심리적인 문제가 없는 만성 습관성 불면증은 생활습관 개선과 인지행동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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