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후 쏟아지는 졸음, 혈당스파이크 의심해야

식사 후 졸음이 쏟아진다면, 춘곤증 아니고 식곤증
혈당스파이크가 있다면 당뇨로 이어져
  • 오혜나 기자
  • 발행 2025-04-09 11:4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봄에는 춘곤증 때문에 졸립다며 점심시간 이후에 나도 모르게 꾸벅꾸벅 조는 경우가 많다. 따뜻하니까, 햇살이 눈부시니까 졸린게 당연하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유독 식사 후에 졸음이 쏟아진다면 질병을 의심해봐야 한다. 춘곤증이 아니라 식곤증, 혈당 스파이크 일 수 있다.
혈당 스파이크란 공복 상태에서 식사 후에 급격하게 나타나는 혈당의 상승을 의미한다.식사를 한 후 극심한 피로와 졸음으로 힘들거나, 식사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기를 느끼는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혈당스파이크가 위험한 이유

혈당은 매 순간 오르고 내리지만 변동 폭은 완만해야 한다. 건강하다면 식후 혈당은 140을 넘지 않아야 하고, 식후 두 시간 후에는 서서히 정상 혈당으로 돌아와야 한다. 따라서 혈당 스파이크는 고혈당보다 위험하다. 혈당이 빈번하게 치솟다 보면 인슐린이 더 자주, 많이 분비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혈당의 급격한 오르내림은 세포를 손상하는 유해물질인 활성산소를 대량 발생시키는데 , 이는 동맥경화 , 심근경색 , 뇌경색 , 암 등의 원인이 된다 . 그리고 혈당의 급격한 변동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과다하게 만들어 췌장을 혹사할 뿐만 아니라 , 뇌 속에 ‘ 아밀로이드 베타 ’ 라는 물질을 축적하여 치매의 발병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뿐만 아니라, 인슐린이 혈액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고혈당과 인슐린 저항성이 오래 지속되면 미세혈관이 망가져 눈의 망막, 신장, 신경에 합병증이 생긴다.

당분의 섭취, 혈당스파이크의 원인

설탕을 비롯해 다양한 가공식품을 통해 너무나 많은 당을 먹는 것이 문제다. 혈당 스파이크의 가장 큰 원인은 고탄수화물 식단이다. 정제된 탄수화물인 흰쌀밥, 빵, 과자등은 음식속의 당분이 빠르게 소화·흡수되어 혈당을 급격히 올린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붙은 별명이 '탄수화물에 미친민족'인 것 처럼, 김밥에 라면, 밥먹은 후 빵이나 단 디저트 등을 먹는 식습관은 혈당 스파이크를 올리는 원인이 된다. 또한, 탄산음료나 아이스크림, 과자 같은 단순 당이 많은 식품을 섭취하면 혈당 스파이크가 생긴다.

음식을 먹으면 소화를 통해 탄수화물이 포도당으로 잘게 분해된다. 그중 설탕 같은 단순한 당은 복잡한 분해 과정 없이 곧바로 몸에 흡수된다. 설탕은 포도당과 과당이 1:1로 결합한 이당(二糖)이다. 재빨리 소장에서 흡수돼 혈관으로 들어가면 급격하게 혈당을 올린다. 단 음식을 먹고 혈당 수치가 단숨에 치솟았다가 다시 저혈당으로 뚝 떨어지는 걸 반복하면 혈당스파이크가 올 수 밖에 없다.

음식이 몸에 들어가면 혈당이 높아지는 건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하지만 완만한 상승이 아닌 비정상적인 혈당 스파이크는 췌장의 손상을 일으킨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인슐린 저항성이 높으면 당뇨로 이어져

40대 이후 중년에 들어서면 당뇨가 발생하기 쉽다. 하지만 최근에는 달콤한 디저트를 즐기는 20·30대에서 젊은 당뇨병이 늘어나고 있다. 다량의 당을 함유한 디저트가 건강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20·30대 당뇨 환자는 2018년 13만 9천 명에서 2022년 17만 4천 명으로 25%나 증가했다.

당뇨는 유전적 요인과 함께 과식, 스트레스, 운동 부족 같은 환경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적절한 운동과 식습관 개선으로 혈당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당뇨가 있어도 혈당 관리를 철저하게 하면 만성신부전증 같은 치명적인 혈관합병증을 예방하고 지연시킬 수 있다. 혈관이 포도당으로 끈적끈적해지면 건강을 지킬 수 없으므로 주기적인 혈당 관리를 통해 당뇨를 예방하고 생활 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혈당 스파이크를 낮추려면?

하루의 첫끼니를 단 음식으로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 빈속의 당분 섭취는 혈당을 급격하게 올린다. 따라서 현미나 통곡물 같이 헐당을 적게 올리는 음식을 먹는다. 음식을 먹기 전에 채소 섭취를 먼저 하는 것도 혈당 스파이크를 막는 한 방법이다. 또한 혈당을 확인하여 객관적인 수치로 본인의 상태를 인지하고 이를 조절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유산소 운동은 혈당 조절 효과가 뛰어나 당뇨병 환자들에게 많이 권해지는 운동이다. 이는 헐당 스파이크를 낮추는데도 큰 역할을 한다.
식사를 한 후, 그대로 자리에 앉기 보다는 10분 정도 걷다가 자리에 앉는 것이 좋다. 식사를 통해 섭취한 당분이 걸으면서 소모되어 혈당스파이크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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