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집중조명 27]모든 질환의 근본치료를 위해 가다, 모본 정회원 탐방 인터뷰

모본정회원 군포 '한초당 한의원' 정혁준 원장
한의학은 병 고치는 학문이 아니라 ‘사람’ 고치는 학문
생애전환기에 알맞은 한약 복용으로 '전 생애 건강한 삶'을 이끄는 한의사 역할 강조

은현서 기자
발행 2023-11-06 16:22

'정혁준' 한의사는 한의사를 하면서 좋았던 것은 가족을 자신의 손으로 치료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좋은 약들을 모두 쓸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를 인터뷰하며 가장 인상 깊었던 말은, 한의학은 병 고치는 학문이 아니라 ‘사람’ 고치는 학문이라는 말이었다. 인터뷰동안 이 말을 여러 번 강조했는데 여기에 ‘한의학’ 이 가진 본질과 철학이 담겨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는 특히 수험생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가진 질환에 대해서 뿐 아니라, 가족들 전체를 다 불러서 그들의 체질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고 한다. 또, 자신이 본 아이들이 자라서 결혼하여 자식을 낳게 되었을 때 더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도록 좋은 것을 주려고 한다. 그는 성별, 나이에 관계 없이 생애 전반에 걸친 양생에 관심을 두고 있다. 그것이 지역의 한의원, 한의사의 역할이라고 믿는다.

의학은 경험의 산물이어서 임상의는 자신의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중요하지만, 현실적으로 그것이 어려우니 다른 사람의 경험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그는 모본 임상연구의 임상 경험이 젊은 한의사들에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혁준 한의사는 스승에게서 배운 대로 의사는 질병과 맞서 싸울 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해서 병을 고쳐야 하는 UFC 선수와 같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젊은 한의사들이 적극적으로 모본의 임상연구 활동과 치료제제들을 받아들여 이기는 ‘싸움꾼’이 돼야 한다고 연신 단호하게 이야기하면서도 표정과 미소에서 배어나오는 자상함은 인터뷰하는 내내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었다.

Q : 한초당한의원에 들어서니 한곳에 오랫동안 진료를 보아온 깊은 연륜이 느껴지는데요. 이렇게 오랜시간 한곳에서 진료를 하다보면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특별히 관심을 두고 보는 진료를 보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혁준 한의사 (이하 ‘정’) : 임상 20년이 넘다 보니 내원하는 환자들은 아주 다양합니다. 1차 진료기관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는 환자를 볼 때, 제가 볼 수 있는 경우와 아닌 경우로 나누고 제가 치료를 할 수 있다면 굳이 2,3차 병원까지 가시지 않아도 되게 합니다. 아픈 환자가 불필요한 시간과 비용을 지불하게 한다면 그 또한 병을 키우는 거죠. 그게 1차 의료인으로서 한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우리 지역은 학생들, 수험생들이 많아 그들을 위한 진료에 더욱 신경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내원하는 수험생을 만나면 아쉬운 마음이 컸어요. 학생들이 머리가 완성되는게 보통 15세 정도 입니다. 전두엽이라고 하죠, 공부하는 머리는 7세에 완성이 되기 때문에 아이들을 일찍 보고 나이에 맞는 약을 쓰면 더 좋거든요. 고3 아이들 보고 있으면 중3때 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중3들 보고 있으면 더 어릴 때 보면 얼마나 좋았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전두엽이 완성되는 7세전까지 아기가 태어나면 부모가 해야 될 역할들이 많습니다. 이 때 잘 먹고 안 아픈 아이, 그렇지 않은 아이가 차이가 많습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 들어보셨죠? 한의학적인 용어가 일반적으로 퍼진거에요. 의학은 경험에서 나옵니다. 의학적 경험으로 봤을 때, 실제로 3세 전에 결정되는게 많습니다. 생존에 필요한 두뇌, 평생 살아가는데 필요한 면역은 3살 전에 다 형성됩니다. 그런 것들을 고려해서 돌 지나서 세 돌 전까지 국가에서 생애전환기에 맞춰 적절한 치료와 보약을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보건의학 관점에서 국가의 예산이 이런 곳에 책정되면 좋은데 정치적인 논리로는 비현실적이죠.

저는 수험생이 오면 이 학생을 미리 봤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에 어린 형제가 있는 경우엔 미리 약을 쓰자고 권유합니다. 또 미리 약을 쓰기에 가장 가치 있는 때는 결혼 적령기의 남녀가 올 때 입니다. 그때 아기 갖기 전에 약을 쓰는게 좋습니다. 지역에 오래 있으면 한 환자를 학생때 보기 시작해서 성인이 되어 결혼해 아기 낳기 전에 약 먹으려고 오는 분도 있지요.

Q : 지역 특성상 수험생이 많은 이유로 수험생을 보니 생애전환기 보건의학에 관심이 생겼다..이렇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정 : 제가 조금 더 관심을 갖는 것은 병 보다는 ‘사람’ 입니다. 한의학 공부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사람을 보라’ 고 배웠어요. 단순히 어디가 아파서 온 사람의 병을 보기 보다는, 한 사람을 아기 때 보고, 학생 때 보고, 결혼하기 전에 보고..이렇게 생의 전반에 걸쳐서 보는 거지요.

여성분 같은 경우는 출산하고 갱년기, 폐경기가 중요합니다. 이때 이분들의 몸의 변화를 살펴보고 때에 맞게 처방하지 않으면 삶의 질이 차이가 납니다. 따라서 한의사는 지역에 오래 있으면서 한 사람의 생애 전체를 쭉 아울러서 봐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게 1차 의료인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한의사이기에 가능하죠.

지역에서 환자를 보면, 한 번 본 분이 나이 들어가면서 생길 수 있는 질병을 순서대로 쭉 보게 됩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가 한약의 제형들이 갈수록 발전되고 있기 때문이에요. 저는 수험생에게 모본의 농축탕약인 공진단고를 자주 씁니다. ‘공진단’ 이라고 알려져 있었지요? 예전에는 황제가 먹었고, 현대에 와서 퇴행성 뇌질환에 좋다는 논문이 발표됐었는데 이게 학습량이 많아 지친 수험생들에게 좋습니다. 모본의 공진단고는 일단 고제의 문제였던 소화기능을 개선하고 먹기에도 편리해 치료효과가 좋습니다. 여기에 환자에 따라 귀룡고나 청심고 등을 혼합 처방했을 경우 치료효과도 좋아 수생들에게 많이 씁니다.

저는 모본에서 나온 농축탕약들을 좋아합니다. 일단 아이들이 잘 먹어요. 잘 먹으면 증상도 개선이 빠르지요. 그걸 눈으로 본 부모님들이 오는데, 보통 수험생 엄마들이 대부분 갱년기입니다. 갱년기 증상에 또 약 처방해 드리고, 그러면 본인이 이것을 먹고 증상이 좋아지면 본인의 어머니, 주변 친구들에게 소개를 해요. 그렇게 해서 병원에 오시면 이런 분들 생애 전반을 봐 드리게 되지요.

Q : 모본의 농축탕약들이 학생들 치료에 잘 적용되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원장님이 모본 임상연구 활동에 참여하시면서 달라진 점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정 : 동기 한의사 선생님들이 모였다고 해서 ‘모본 임상연구’의 회원이 되었는데요. 한의사가 계속 혼자 공부하고, 학회에 많이 나가고 하다 보면 치료 술기에 대한 궁금한 것도 많아집니다. 한의학의 장점이자 단점이, 한의사가 혼자 다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저는 한의사 되고 한의학 공부가 되게 할 것이 많기도 하고, 또 재미있었어요. 반면에 그 재미있는 것이 한도 끝도 없어요. 어떤 때는 진짜 진료도 멈추고 한 몇 개월 어디 들어가서 책만 읽고 싶을 때도 있었어요.

그런데 동기들하고 모여서 임상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보니, ‘아, 이 친구가 나보다 더 많이 아네, 이 부분을 많이 했네..’하는 것들이 보여요. 어찌 보면 동기 한의사들 지식을 빼앗는 것 처럼 보입니다. 짧은 시간에 얻는 것이 많으니까요. 얻기만 할 수 있나요. 제 것도 나눠야지요. 이렇게 해서 모이는 시너지 효과가 엄청나더라고요.

각각의 동기 한의사 선생님들이 한 20~30년 임상의이고, 본인의 분야에서 꽤 깊이 있는 분들이 많아요. 그러다보니, 제가 어떤 분야를 공부하려면 20년 걸릴 일을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게 됩니다.

도움을 주고 받는 것을 떠나서, 모본 임상연구 한의사들이 되게 열심히들 하십니다. 공부도, 실험도, 깊이 있게 들어가서 논문까지. 열심히들 하세요. 그런 지식을 얻는 것이 미안하기도 합니다. ‘저 친구 저렇게 오래 임상 한 것을 내가 이렇게 쉽게 해도 되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임상의는, 사람을 낫게 하는 것이 중요해요. 예전에 지사 선생님이라고 지금은 작고하신 분이 계신데, 그분이 강의에서 그러셨어요. 한의사의 임상은 임기응변과 싸움이다. 라고.

싸울 때 태권도 잘한다고 태권도만, 유도 잘한다고 유도만 하는 게 아니라 어떤 방법을 쓰든 이기는 게 중요한 것 처럼, 환자 고치는 것도 같다는 이야기지요. 임상의가 병을 대할 때 쓸 수 있는 거 다 갖다가 써서 병을 낫게 하는 것이 중요하지, 하나의 치료법만 고집하면 안된다는 거예요. 이것저것 쓸 수 있는 것을 임기응변해서 고칠 수 있다면 다 갖다가 쓰라 하셨어요.

그러다보니 약, 침 다 갖다가 쓰고, 동기나 선∙후배 선생님들이 어떤 치료가 좋다 그러면 거부감 없이 씁니다. 쓰고 안 맞으면 다른 방법을 사용하면 되는 것을, 써 보지도 않고 ‘그게 되겠어’ 하는 것은 꼰대죠. 모본은 오래 전부터 이미 임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온 약들을 현대적으로 복용과 사용이 편하게 하고 있으니, 일단 쓰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런 점에서 모본의 치료제제도 좋지만, 연구활동이 참 좋습니다.

Q : 아까 말씀 중에 한의학 공부 시작할 때 ‘사람을 보라’ 고 배웠다 하셨습니다. 조금 더 부연해서 말씀해 주시겠어요?

정 : 아이들을 많이 보다 보면, 시기에 따라 주어야 하는 약들이 다릅니다. 어린 아이에게 학습에 필요한 약을 주지는 않아요. 예를 들어 1차 급 성장기가 약 12세 정도인데요, 그때는 키 크는 약을 줍니다. 면역에 관계된 약은 3살 때 주고요. 우리 조상들이 어렸을 때부터 아이들에게 약 먹였는데요, 인간의 면역과 성장에 맞춰서 약을 사용했어요. 성장이 단순히 키 이야기가 아니라 생애변환기를 맞이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돼요. 고3 아이들을 보면 머리좋고, 성격좋고, 건강한 아이가 있는 반면에 셋 중에 하나나, 둘 부족한 친구들이 있어요. 그런 아이들 역으로 추적해 보면, 결국에는 다 생애전환기에 몸과 마음이 덜커덕거린 친구들이에요.

공진단이라고 이게 원래 뇌에 쓰는 약이 있어요. 어떤 것이든 대단하다고 생각되면 복제품이 생기는 것 처럼, 공진단도 다른 이름의 복제품이 많습니다. 그래서 아예 처방을 공개할 정도에요. ‘공진단’ 이라고 하면 단순히 기를 보호한다. 이렇게 많이 알고 계시는데요, 하나하나 따지면 소화, 발육, 간, 뇌..등에 좋습니다. 그런데 이게 왜 좋으냐면, 결과적으로 수승화강(水升火降, 차가운 기운은 올라가게 하고 뜨거운 기운은 내려가게 해야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한의학의 원리 중 하나로 음양오행설에서 나온 용어) 시키기 때문에 좋은 거예요. 인체의 ‘수승화강’을 만드는 대표적인 약이 공진단이에요.

한의학이 사람 고치지 병 고치는 학문이 아니라고 말하는 이유가, 예를 들어 수승화강이 안되는 사람이 병이 생겨서 한의원에 왔다고 할게요. 한의원에는 수승화강시키는 방법은 많습니다. 침도 있고, 약침도 있어요. 모본 임상연구의 약침도 있잖아요? 그것들을 적절히 활용해서 수승화강의 원리만 잘 따라서 침이나 약을 쓰면 병이 나아요. 물론 진단과 처방을 잘 내리는 것은 한의사의 실력이 필요한 부분이죠.

그래서 간혹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기적같다 하시는데요.(웃음) 기적은 아니고 ‘자생력’에 자극을 주면 낫습니다. 끊임없이 노력하고 연구하는 한의사라면 1차 의료기관의 역할도 하면서 난치병과 만성질환도 잘 고칩니다. 그게 수승화강의 원리를 이해하고 막힌 것을 뚫어주면 되는 것이 많아서 그래요. 그러려면, 그 사람이 걸린 병에 집착하기 보다는 이 사람이 왜 막혔을까 이해하는 마음이 중요하지요. 한의학은 그런 학문입니다.

Q : 아이들의 성장에 관계되는 일을 하시다보면, 아이들의 부모님과의 기대치 같은 게 달라서 생기는 어려움이 있으시겠어요.

정 : 그렇죠. 아이들 같은 경우는 피드백이 잘 안돼서 어렵습니다. 어른은 약을 먹고 나면 바로 반응이 오는데 아이들은 그런 얘기가 없거든요. 비염의 경우는 눈에 바로 보입니다. 비염이 있는 아이들은 면역이 약해서 감기에 잘 걸려요. 또 소화기계통, 학습할 때 아이들이 피곤하고 체력이 달리는 친구들 보완해 주는데요. 이런 아이들 약 먹고 바로바로 낫습니다.

그 다음에 성장, 말 그대로 키 크는 것 때문에 아이들을 주로 보는데요. 이 경우에 3개월 단위로 성장 평가를 합니다. 사춘기 이전의 아이를 어느정도 키워야 잘 키운건지 수치와 그래프로 보여드리고 있어요. 문제가 있는 아이의 경우는 약을 좀 자주 쓰지요.

성장 그래프를 보면서 부모들과 이야기를 해요. 한 2년 정도 성장을 지켜봐요. 보통 1년에 아이들이 100명 중에 8에서 10명을 따라잡아야 치료가 잘 됐다고 봅니다. 아이들이 봄, 가을로 약을 주거나 분기별로 줬을 때 현상유지를 하는데요, 만약 그걸 못 따라잡으면 2배 3배 노력해야 합니다.

밥은 잘 먹는지, 비염은 없는지, 살이 쪘는지, 자세가 나쁜지..등 성장에 방해되는걸 제거하고 나서 다시 아이를 봅니다. 6개월 후에 키가 컸으면 부모님들이 만족하세요. 그러면 저는 또 치료 방향을 제시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침이나, 약침을 맞는 치료들이 있지요. 또, 저희 병원에 있는 기계들을 쓰기도 하구요. 아이의 변화에 따라 어떤 쪽에 투자할 것인지, 다른 방법도 제시해 줘야 합니다. 예를 들어, 제가 치료를 진짜 열심히 했는데 변화가 없으면 제가 실력이 없든, 치료가 안 맞든 한 것이기 때문에 다른 치료를 권해드려야 하거든요.

성장 호르몬 쪽으로 넘어가는 경우에, 한방과 양방의 접근, 비용의 차이도 알려드려서 부모님들에게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게 해야지요. 한의학적으로 할 수 있는 치료를 총동원했을 때 변화될 수 있는 것을 제시합니다.

열심히 치료했는데도 차이가 없다고 하면 제가 먼저 이야기합니다. 제가 실력이 없어서 못고치는데요. 그럴때는 다른 병원으로 가시길 권유 드리지요. 제가 경험하지 못한 케이스가 있으면 저는 학회나 모본 임상연구 커뮤니티에 물어서 여러 선생님들에게서 정보를 얻습니다. 가지고 있는 임상의 경험이 결코 적지 않아요.

Q : 우리가 질병에 걸리면 쉽게 양방의원을 찾아가는데요. 그렇게 양방 의원을 쉽게 찾아가는 사람들에게 아프면 한의원에 오는 게 좋다고 말 할 만한 이유가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정 : 서두에 말한 1차 의료의 역할, 제가 볼 수 있는 부분을 보고 아니면 보내드리는 역할을 하면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데가 한의원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치료검사라고 있어요. 저희가 검사기를 못 써서 제일 억울한 부분이기도 한데요. 병이 났다고 검사기를 써서 무조건 찍어본다거나, 검사해야 한다거나 하지 않아도 돼요. 근데 이것을 기계가 있는데 검사를 안해도 된다고 말하는 것과, 기계가 없어서 안해도 된다고 하는 것은 다릅니다. 보는 입장에서 달라요. 저희가 만약, 검사기계를 한의원에 둘 수 있게 되면 검사 유∙무를 분명히 이야기할 수 있고, 한의원이 과잉진료를 막을 수 있어요.

그 역할을 예전에 한의원이 맡았습니다. 통증 쪽, 삐거나 접질려서 관절이 아프면 1-2주 침 맞고 낫고, 그래도 안 나을 때 검사를 했었어요. 이것이 환자들 입장에서도 합리적이었구요. 그래서 예전에는 한의원이 삐면 침 맞으러 가는 곳이라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감기도 마찬가지로 한약으로 금방 고칠 수 있습니다. 요즘 젊은 엄마들은 똑똑해서 항생제 소염제 잘 안썼었는데, 코로나 19로 집집마다 해열제를 두고 조금만 열이 오르면 바로 해열제를 먹이더라구요. 해열 진통제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 보다 간에 무리가 많이 갑니다. 한약 100번 보다 이 한 알이 어찌보면 더 무섭지요. 그런데 코로나 이후로 상황이 바뀌었고 이것에 대한 관념을 떼는데 한참 걸릴거라고 생각됩니다.

저는 환자 한 명을 보면 그 가족들까지 다 데리고 오라고 합니다. 왜냐하면 가족들이 체질이 다 비슷하거든요. 한 사람 보면 그 위 세대가 다 보입니다. 왜 우리도 내가 아픈 부분이 생각해보면 아버지나 어머니가 아팠던 부분이라 닮아서 그렇다고 그러잖아요. 그래서 아이를 보면 위 세대를 오라고 하고, 거꾸로 어른을 보면 아이를 데려오게 합니다.

아기 낳기 전이면, 결국 자신을 닮은 아이가 나오니까 아기를 갖기 전에 뭘 좀 더 좋게 바꿔볼까..하는 거죠. 이미 우리 조상들이 며느리 들어오면 치성을 드리면서 좋은 약을 줬던 것이, 난자 때부터 건강하게 하기 위해서 그런거거든요. 아이가 태어나면 좋은 교육을 시키고. 좋은 마음을 가지고 좋은 음식을 먹고 더욱 좋게 하는거. 그게 한의학적인 양생법이에요.

이러한 양생을 생활속에서 할 수 있게, 음식, 생활습관 등을 한의학적인 사고로 접근을 하고 처방해 주는 것이 한의원이 할 수 있는 일이죠. 과잉진료나 약물에 대한 남용을 막고, 간단한 병에서 조금 중한 병까지 한 사람의 전 생애를 아울러 양생하는 것. 이것 만으로 아플 때 한의원에 오는 이유로 충분합니다.

Q : 한의사 선생님들이 모본 임상연구 말고도 여러 연구회나, 또는 지역 연구회에 소속돼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분명히 한의학의 임상적인 부분의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서 라고 생각 되는데요. 지금 모본에 계시지 않는 분들, 혹은 이제 막 시작하시는 선생님들한테 모본 임상연구의 장점을 알리고 활동을 권하는 말씀 주시지요.

정 : 모본 임상연구에서는 치료제제, 제형, 치료수기 등을 감추지 않습니다. 다 공개하고 열어놓고 있어요. 실제 케이스를 커뮤니티에 잘 정리해서 올려놓은 거 보면, 평소 궁금했던 거, 안되는 부분들을 치료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됩니다. 선∙후배분 중에서 잘 아시는 분도 있으니까, 보고 배울 수 있어요. 아까 말씀드렸듯, 짧은 시간에 빨리 배울 수 있습니다. 자기가 노력해서 그 위치까지 가려면 오래 걸리거든요. 그런 이유로 학회에 관심도 많고 어딘가에 소속하려고 그러지요.

저는 모본에서 나온 치료제제들을 잘 씁니다. 약 자체가 좋기도 하고, 환자들이 좋아해요. 그래서 제가 후배들한데 그것 좀 갖다 쓰면 좋다고 권합니다. 그런데, 또 이런 제형 쓰는 것을 거부감 갖고 있는 친구들이 많아요. 금액은 만만치 않은데, 제형은 한 뼘 정도 되는 빨아먹는 스틱형이니까요. 여전히 탕약의 개수나 양으로 치료비를 기준 삼는 환자들이 많다면 그런 한의원은 더 나은 제형의 탕약을 쓰기 어렵죠.

저는 필요에 따라 달인 탕약과 농축탕약을 섞어 쓰기도 합니다. 환자분들한테도 설명해 드려요. 그것이 한의사의 역할이구요. 모본의 농축탕약들에 대해서 설명해 드리면 요즘 환자분들은 다 똑똑하셔서 알아서 잘 선택하시고 휴대하면서 드십니다.

모본의 임상 케이스들을 보면 믿음이 생깁니다. 의학은 경험의 학문이거든요. 많은 경험은 믿음으로 이어지지요. 한약을 쓸 때 책에서 아무리 좋다고 해도, 제가 써서 효과를 본 것이 제 것입니다. 효과 본 것을 자신있게 쓰려면 임상이 30년 이상 걸려야 해요. 모본 임상연구의 주축 중 한 분인 이현삼 원장님처럼 집안이 대대로 한의학으로 4,5대 이렇게 쌓이면 자신감이 다릅니다.

이렇게 쌓인 임상의 경험이 들어 있는 것이 모본의 농축탕약과 약침들이에요. 그것을 써 본 많은 임상 한의사들이 모본의 경험을 내 것으로 만들고 있어요. 써 본 사람하고 아닌 사람은 차이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니 이것을 믿고 젊은 한의사 선생님들이 모본의 활동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아버지, 할아버지가 써서 좋은 것을 쓰는 거랑, 내가 생으로 책에서 본 거는 경험이 없기 때문에 환자분들도 다르게 느낍니다. 또, 같은 한의사 동기들이 써서 괜찮다 그러면 거기에 답이 있어요. 한의사는 전문가입니다. 이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도록 이야기해 주어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