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대 불안 확산..박멸법은?

1년 굶어도 죽지 않고 살충제 내성도 강해
살충제는 최소한만, 청소기로 빨아들이고 고온 스팀 분사가 가장 효과적
  • 정동묵 기자
  • 발행 2023-11-13 14:1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빈대 잡다 초가삼간 다 태운다'는 속담은 자기에게 못마땅한 것을 없애려고 손해 보는 일을 한다는 말이다. 그러나 요즈음 이 말은 빈대를 박멸하기 위해서는 집을 태우는 정도의 일을 할 정도로 빈대 박멸이 어렵다는 뜻으로 이해되고 있다. 


1970년대 DDT 살충제 도입 등으로 개체수가 급감하여 우리나라에서는 박멸 했다고 알려진 '빈대'가 난데 없이 2023년 출현해 퍼지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은 빈대에 대한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정부는 13일부터 집중 방제 기간을 운영하며 빈대 퇴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감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외국으로 여행을 가려고 비행기표를 예매한 이들은 여행을 미뤄야 하는지 고민하고, 실제로도 예약 취소가 꽤 있다고 여행 업체들은 전한다. 


피를 빨지 않고도 1년 이상을 버티는 강한 생존력


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신이현 한국방역협회 연구소장은인터뷰에서 "빈대는 배고픔을 오래 견뎌서 약 15도 정도 환경에서는 1년 정도까지도 살 수가 있다"며 "견디는 힘이 강하기 때문에 빈대들이 다른 나라로 이동할 수 있고, 바퀴벌레보다 훨씬 더 오래 간다"고 말했다.

또한 빈대는 번식력도 왕성해 빈대 암컷은 평생 200개 이상의 알을 낳는다.


빈대는 외부에서 유입되기 때문에 주거환경의 위생과 관계가 없다. 신 소장은 "더럽고 깨끗하고 또 고급이고 저급등의 환경과는 크게 관련이 없다. 5성금 숙박시설에 머물러도 최고급 아파트에 살아도 빈대에 물리는 건 피할 수 없다"고 했다.

신소장은 하지만 빈대 출몰 확인을 위해서라도 청소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중요한 것은 그렇다고 해서 청소를 안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며 "청소하는 도중에도 나도 모르게 빈대를 진공청소기로 빨아들여서 잡을 수도 있고, 정리 정돈이 잘 되고 청소가 잘 돼 있으면 빈대를 확인하는 데 굉장히 용이하다"고 말했다.


라디오에 함께 출연한 송은철 서울시 감염병관리과 과장은 시민들의 우려와 달리 아직 서울 시내 대중교통에서는 빈대 발생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송 과장은 "현재까지는 서울 시내 대중교통에서 빈대 발생이 확인된 상황은 없는 상태"라며 "소수의 빈대가 옷이나 물건에 붙어서 대중교통으로 유입될 수는 있겠지만 대중교통이라는 환경 자체가 빈대 서식지가 될 만한 환경은 아니기 때문에 이용객에게 전파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송 과장은 "빈대 발생 같은 경우는 일회성 대응이 아니라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라며 "시민들께서 서울시를 믿으시고 위생적인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을 보태주시면 초전박살의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빈대의 서식과 피해는?

[사진=질병관리청]

빈대는 집안, 새 둥지, 박쥐 동굴 등은 물론 집에서 기르는 가축들의 몸에도 발생한다. 집안에 서식하는 빈대의 경우 섬유질, 목재, 종이로 된 틈새에 숨어 있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가구나 벽의 틈, 침구류 등에 숨어 있다가 야간에 잠자는 동안 노출된 피부를 물어 붉은 반점과 가려움증을 유발한다. 특히 빈대는 주로 야간에 수면 중인 사람을 흡혈하기 때문에 침대 등 사람이 잠을 자는 위치와 가까운 곳에 주로 서식한다.


빈대는 야간에 사람의 피를 빨아 수면을 방해하고 가려움증 등 2차적 피부 감염을 유발한다. 또 드물게는 여러 마리에 의해 동시에 노출 시 아나필락시스(Anaphylaxis)가 일어나서 고열 및 염증반응을 일으킨다. 이 빈대에 물린 자국은 모기에 물린 것과 비슷하나, 빈대가 혈관을 잘 찾지 못해 2~3곳을 연달아 무는 경우가 많아 일렬이나 원형으로 자국이 생긴다.


빈대 방제는?

[사진=질병관리청]

빈대는 매우 작고 납작해서 좁고 깊숙한 틈새로 잘 숨어들기 때문에 직접 확인하는 것이 매우 힘들며, 따라서 빈대의 부산물이나 배설물과 같은 흔적을 찾는 것이 효율적이다. 이는 침대의 매트리스를 들어 올리고 침대 모서리나 커버의 주름진 곳을 확인하면 적갈색의 빈대 배설물이나 빈대가 눌리면서 죽어 남긴 혈흔 또는 알껍질(난각), 탈피 허물 등을 찾을 수 있다. 여기에 노린내 또는 곰팡이 냄새와 비슷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이를 통한 빈대의 존재 여부 확인도 가능하다.

빈대 방제를 위해서는 물리적 방제와 화학적 방제를 병행해야 한다. 물리적 방제의 경우 스팀 고열을 빈대가 서식하는 가구 틈과 벽 틈에 분사하는데, 특히 벽에 맞닿아 있는 카페트나 침대의 머리맡 부분은 반드시 방제가 이뤄져야 한다. 또 청소기의 흡입력을 이용해 침대 매트리스, 소파, 가구, 벽지, 책 등 오염된 모든 장소 주변의 알, 자충, 성충을 포집하여 제거한다. 아울러 오염 직물(의류, 커튼, 침대커버 등)의 경우 50~60℃ 건조기에 약 30분 이상 처리하여 방제한다.

화학적 방제의 경우 빈대 서식처 확인 후에 살충제(환경부 허가제품)를 분사하는데, 매트리스나 침대 라인 등 직접 접촉 가능한 곳은 제외한다. 그리고 서식처 틈새에 피레스로이드계 살충제를 잔류분무 처리하는데, 이때 제품 라벨에 표기된 용법과 용량을 준수하도록 한다.

벽 틈(시멘트, 나무)에는 액상수화제나 마이크로캡슐제를 사용하고, 페인트 바른 시멘트벽이거나 합판인 경우에는 잔류분무용 유제를 사용한다. 참고로 가열 연막 또는 훈증(일명 연막탄)를 이용한 빈대 방제는 자제하도록 하는데, 이는 빈대 퇴치에 효과가 적을 뿐더러 숨어 있던 빈대가 약제를 피해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방제 후에는 빈대가 발견되었던 곳을 다시 확인해야 하며, 빈대가 발견되면 추가 방제하도록 한다. 이는 빈대의 서식처가 깊숙한 곳에 있는 데다 빈대의 빠른 번식력으로 방제가 완전히 되지 않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빈대에 오염된 매트리스, 가구 등은 방제 후 재사용 여부를 판단하는데, 만약 폐기할 경우에는 반드시 방제 후에 폐기하여야 한다. 이 밖에 여행 중 빈대에 노출된 경험이 있으면 해당 여행용품에 대해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사진=질병관리청]


정부는 오늘부터 4주간 빈대 집중 방제 기간을 운영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 기간 숙박·목욕탕, 의료기관, 요양시설, 어린이집 등 빈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는 공공장소를 점검하고 사전 소독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시 빈대 발생 신고센터' 혹은 유선상 120다산콜센터를 통해 빈대 발생 신고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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