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의 계절, 몸살을 동반하는 인플루엔자는?

감기와는 원인균이 달라 구분
인간에 면역 없는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대유행 일으켜
  • 오혜나 기자
  • 발행 2023-12-15 17: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5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12월 2주 (12월 3~9일) 외래환자 1천 명당 인플루엔자 의심 증상을 보이는 환자 수는 61.3명을 기록했다. 이는 2019년 이후 5년간 가장 높은 수치로 그동안 가장 높았던 것은 작년 12월 마지막 주의 60.7명 이었다. 2023~2024년 절기 유행기준의 9.4배에 달한다. 


특히 소아 청소년 사이에 유행이 심해 의심 환자 수가 이전의 유행 기준의 20배 가량 이다. 


우리에게는 독감 이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인플루엔자는 왜 기온이 떨어지는 겨울에 찾아오는 것일까.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한 급성 호흡기 질환이다. 독감은 상부 호흡기계(코, 목)나 하부 호흡기계(폐)를 침범하며 갑작스런 고열,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과 같은 전반적인 신체 증상을 동반한다. 독감은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발생하며, 계절 구분이 있는 지역에서는 매년 겨울에 소규모로 유행되고 있다. 독감은 전염성이 강하고, 노인, 소아, 및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감염되는 경우 사망률이 증가하고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일부 지역에 한정된 발병이 아닌, 새로운 종류의 독감 바이러스에 의해 짧은 시간에 넓은 지역에 유행하게 되면 젊은 사람도 사망할 수 있다. 코로나 19의 경우가 이와 같다. 

독감이라는 이름 때문에 감기와 비슷하다고 생각하지만, 독감은 일반 감기와는 원인균과 병의 경과가 다르기 때문에 감기와는 구별하고 있다.

독감의 원인은?
독감 바이러스 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가 원인 병원체이다. 독감 바이러스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 B, C형 세가지가 존재하지만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A형과 B형이다. B형은 증상이 약하고 한 가지 종류만 존재하지만, A형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H항원과 N항원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존재한다. 보통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항원의 종류는 H1, H2, H3와 N1, N2이다.

독감은 사람 뿐 아니라, 조류에게서도 나타난다. 조류에게서 나타나는 H항원과 N항원은 보통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키지 않지만, 바이러스 내에서 유전자 돌연변이가 일어나거나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종류의 항원과 유전자를 교환하면 사람에게도 쉽게 병을 일으키는 형태로 변할 수 있다. 사람에게 기존에 면역이 없는 이러한 새로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전 세계를 휩쓰는 대유행을 일으킬 수 있다.

독감의 증상은?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과 같은 전신 증상이 갑자기 발생하면서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나는 등의 호흡기 증상이 동반된다. 환자가 느끼는 이러한 증상은 매우 다양해서, 감기와 비슷하게 발열이 없는 호흡기 증상만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 전형적으로 고열과 호흡기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도 있다.

독감의 진단과 검사
독감 유행 시기에 앞서 독감 증상이 있는 경우에 독감을 의심해 볼 수 있다. 호흡기 검체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거나, 바이러스 항원을 검출하면 확실히 진단할 수 있고, 혈액을 채취하여 항체검사를 해도 진단할 수 있다.

바이러스 배양은 인후에서 체액을 채취하거나 비인두 세척 시 또는 가래에서 채취한 검체를 이용하는데, 배양에 48~72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검사 결과를 신속히 얻을 수 없다. 대신 바이러스의 핵 단백이나 뉴라민분해효소(neuraminidase)를 검출하는 방법을 이용하면 신속하게 진단을 내릴 수 있다. 바이러스 핵산을 역전사효소 중합연쇄반응으로 검출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의 종류는 면역형광법이나 적혈구응집 억제법으로 구분할 수 있다.


경과 및 합병증은?
65세 이상의 노인과 심폐질환, 당뇨, 응고장애, 만성 신장 질환, 면역억제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서 합병증이 많이 발생한다. 임신 2기나 3기의 산모나, 2세 미만의 영아도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성이 크다. 폐렴이 가장 심각한 합병증이며,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자체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으나 이차적으로 세균에 감염되어 세균성 폐렴이 생기면서 나타나기도 한다.

소아에서는 독감 증상이 좋아질 무렵에 갑자기 구토나 흥분 상태가 나타나 경련과 같은 중증의 뇌장애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사망할 수 있는데, 이를 '라이 증후군'이라고 한다. 이는 아스피린 복용과 관련이 있다고 알려져 있으므로 잘 구분되지 않는 감기 증상이 있는 소아에게 아스피린을 먹이면 안 된다. 그 외 보통 근육의 염증, 심장근육의 염증, 심장을 둘러싸고 있는 심낭의 염증도 생길 수 있으며, 뇌염과 같은 신경계 합병증도 일으킬 수 있다.


독감의 치료는?
인플루엔자 A와 B 모두에 작용하는 타미플루와 페라미플루 등의 항바이러스제가 있다. 입원치료가 필요하거나 중증 경과로 진행하는 인플루엔자, 65세 이상이나 임산부, 5세 미만의 영아, 장기요양시설 거주자, 만성 질환자 등 합병증의 고위험군에서 이러한 약제를 이용한 항바이러스치료가 필요하다. 또한, 항바이러스 치료는 증상 발생 48시간 이내에 시작해야 그 효과가 극대화되나, 위 적응증에 해당하는 환자의 경우에는 48시간 이후라도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예방방법
세계보건기구(WHO)에서 매년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주를 공시하며, 이에 따라 매년 다른 인플루엔자 백신이 개발되어 유통된다. 모든 성인은 매년 늦가을에서 초겨울에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맞을 것이 추천되며, 특히 합병증의 고위험군의 경우 꼭 접종하는 것이 좋다.


질병청은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과 관련해 학계와 함께 최근 항생제 내성과 임상 상황을 반영해 치료 지침을 개정할 계획이다. 항생제 내성 환자에 사용할 수 있는 항생제의 사용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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