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암 발병률 높이는 '린치증후군', 검진 방법은?

유전성 자궁내막암 환자에게서 주로 발생하는 '린치증후군'
  • 박은서 기자
  • 발행 2024-04-18 15:1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린치증후군은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여러 가지 암이 발생하는 유전성 증후군이다. 이 증후군은 유전성을 동반하기에 환자의 가족과 친인척도 잠재적 위험군이 된다.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은 유전성 자궁내막암과 대장암으로 해당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있으면 자궁내막암에 걸릴 가능성이 50%, 대장암에 걸릴 가능성이 80%로 알려져 있다. 또한 린치증후군을 진단받은 환자는 자궁내막암과 대장암을 중심으로 자궁암, 난소암, 위암, 소장암, 신장암 방광암, 뇌암 등의 다양한 암 발별 위험이 높아진다. 이러한 린치증후군은 4개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여 돌연변이 종류에 따라 암 종이 바뀐다.

린치증후군은 암 발병 전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미리 진단하기 어렵다. 기타 여러 암 가족력이 있거나 가족 중 누군가가 50세 미만 대장암이나 자궁암을 앓고 있는 고위험군의 경우, 유전자 검사를 통해 린치증후군 유무를 확인할 것이 권고되지만 러나 유전자 검사에는 비용과 자원의 한계가 따라 대안이 요구된다.

이러한 가운데, 최근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김기동 교수 연구팀은 자궁내막암 환자에게서 비교적 저렴한 면역 조직화학 검사를 일차적으로 실시해, 린치증후군 고위험군을 선별하는 공중보건 시스템을 고안했다.

연구팀은 면역조직화학(IHC) 검사가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고 간편하다는 점에 주목했다. 면역조직화학 검사는 바이오마커 확인을 위해 사용되는 검사법 중 하나로 항체가 특정 항원에 결합하는 성질을 이용해 세포에서 항원 존재 부위를 검출한다. 바이오마커는 암 발생 여부를 판단하고 암종에 따른 항암제치료 반응을 예측하는 객관적 지표이다.

연구팀은 저비용의 면역조직화학 검사를 통해 린치증후군 고위험 환자를 1차 선별한 후 정밀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는 투트랙 체계를 제시하고 그 효용성을 규명했다. 연구에는 분당서울대병원에서 2018~2022년까지 자궁내막암으로 수술과 정밀 유전자 검사를 한 환자 데이터가 사용됐다.

연구 결과, 전체 자궁내막암 환자 중 약 2~5%의 환자에게서만 린치증후군이 관찰됐다. 이처럼 발견 사례가 적은데도 불구하고 고비용의 정밀 유전자 검사를 시행했다면 경제성이 상당히 떨어지는 결과가 나타났을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비용이 10분의 1 수준인 면역조직화학 검사를 통해 환자를 선별한 후 정밀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자, 린치증후군 진단 비율이 약 21%까지 상승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공중보건 측면에서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유전성 암 검사 전략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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