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남성 갑상선 암, 이유는?

2018년부터 2022년 까지 갑상선암 남성 환자 23.4% 증가
목젖이 큰 남성의 신체 구조상 조기 발견 어려워
  • 오혜나 기자
  • 발행 2024-07-22 14:53

[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00년대에 들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암은 갑상선암이다.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에 유방암을 제치고 여성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이 되었다. 일반적으로 갑상선질환은 여성의 발병률이 남성에 비해 5~10배 가량 높다. 갑상선 암 또한 여성이 남성에 비해 5배 정도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렇듯 ‘여성에게 흔한 암’으로 불리는 갑상선암이 남성에게서 발병하고 있고, 그 수가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국내 갑상선암이 11% 늘었다. 이 가운데 남성 환자는 6만3937명에서 7만8944명으로 23.4% 증가했다. 여성 환자가 29만0257명에서 31만4144명으로 8% 정도 늘어난 것에 비하면 큰 폭이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 한 것 처럼, 갑상선암 환자의 80%가 여성이다보니 남성은 상대적으로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남성 갑상선암은 여성에 비해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성 갑상선암 조기 발견이 어려운 이유는?

갑상선은 기도 앞에 위치한 나비 모양 내분비기관이다. 체온 유지, 성장 발달 등 생명 현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에너지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갑상선암은 갑상선 호르몬을 분비하는 갑상선여포세포에 여러 유전자 변형이 생겨 발생한다. 유전자 변형이 왜 일어나는가는 아직까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갑상선암 초기에는 증상이 없는 것이 보통이다. 암이 진행된 경우에는 성대를 지배하는 반회후두신경을 침범해 목이 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정도의 증상은 대부분 넘기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암 덩어리가 커지며 목에 혹이 보인 것처럼 눈에 띄고, 결절이 기관지나 식도 등을 압박해 숨이 차거나 음식을 삼키키가 어려운 증상 등이 나타나야 병을 의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더욱이 남성은 여성에 비해 목젖이 크기 때문에 신체 구조상 암을 조기 발견하기가 더 어려워 암이 5cm 이상 커지지 않으면 눈에 잘 띄지 않아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경우가 많다. 이런 이유로 치료해도 상대적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편이다.

◆남성도 안심 말고 정기검진 필수, 대사증후군 예방도 필요

남성 갑상선암 예방의 정석은 정기검진에 있다. 예를 들어, 평소와는 다르게 목소리나 목 통증 등 증상이 있거나, 족력이 있거나 어렸을 때 얼굴과 목 부위에 방사선치료를 받은 적이 있을 때는 정기검진을 고려하는 게 권고된다.

암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조절도 필요하다. 대사조절에 문제가 생겨 갑상선호르몬이 악영향을 받지 않도록 비만, 고혈압, 고지혈증 등을 예방해야 한다. 대사증후군이 있는 남성은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갑상선암 위험이 15~58% 높다는 대규모 연구 결과도 있다.

또한, 비알콜성 지방간이 갑상선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은 알코올 소비가 적거나 전혀 없는 사람에게서 발생하는 간 질환으로 비만, 당뇨병, 이상지질혈등과 관련이 있다. 비알콜성 지방간이 있는 경우, 인슐린 저항성, 만성적인 염증 상태, 갑상선 자극 호르몬의 상승 등으로 인해 갑상선암 발생에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추측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20~30대의 젊은 나이라도 비랑콜성 지방간이 심할수록 갑상선암 발병에 특히 유의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갑상선 암의 90~95%를 차지하는 것은 '갑상선유두암' 이다. 이는 대부분 완치될 수 있으나, 다른 장기로 전이가 되면 치료가 어려울 수도 있어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목 절개는 옛말… 입속 절개 로봇 수술로 흉터 없이

모든 종류의 갑상선암에 대해서 수술은 우선이다. 물론 작은 '저위험군'에 한해서 수술시기가 늦어지는 것을 이유로 생존에 차이가 생기지 않으므로 정기적인 추적 검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크지 않고 갑상선암을 조기에 제거하여 진행과 재발을 방지하고, 불안감 없는 건상한 삶의 영위를 위해서 암 부위를 절제하는 수술을 시행한다.

과거에는 암이 생긴 부위 등에 따라 목을 5cm 이상 절개한 뒤 갑상선을 절제했다. 그러나 흉터로 인한 불편함이 크고 합병증 위험이 있어 수술 부위를 최소화하는 치료가 지속 개발되었다. 유륜 쥬의 절개 수술, 겨드랑이 수술등으로 흉터가 보이지 않는 곳의 수술도 있으나 이 역시 합병증의 위험을 초래한다.

최근에는 흉터가 거의 없는 ‘경구로봇갑상선수술(TORT)’이 등장했다. 큰 절개 없이 입술과 치아 사이로 3개의 정밀 로봇수술기구를 넣어 갑상선을 절제한다. 수술 범위를 10~30배 확대해 살펴보며 세밀하게 움직이는 로봇 팔이 정교한 수술을 돕는다.

해당 수술인 TORT는 흉터를 없애고 목 기능을 살릴 수 있으며 성대 또한 보호할 수 있다. 가슴, 겨드랑이 등을 절개하는 기존의 수술법보다 절제부위부터 갑상선까지의 거리가 짧아 신경손상 등이 적다. 통증은 물론 목소리 변화 같은 합병증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술이다.


갑상선암을 예방하기 위한 방법이나 검진 기준은 아직 없다. 일부 유전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으므로 가족중에 갑상선 수질암 환자가 있는 경우에는 전문가의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일상적으로는 대사성 질환 등을 예방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권장되는 건강한 식이 요법과 생활 습관을 유지하도록 하는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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