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라리아도 종류가 있다고?…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이것'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
서울 침투한 말라리아 모기 구별법
  • 김보희 기자
  • 발행 2024-07-24 16:5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3급 법정 감염병인 말라리아가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서울에서도 양천구에 이어 22일에는 강서구에서 두 번째 경보가 발령하면서 시민들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아프리카에서 주로 나타나는 말라리아와는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치사율이 극히 낮으며 적절한 치료만 받으면 완치될 수 있다.

24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말라리아는 열원충 속 원충에 감염돼 발생하는 급성 열성질환으로, 얼룩날개모기속에 속하는 암컷 모기에 의해 전파되며, 원충은 총 5가지(삼일열, 열대열, 사일열, 난형열, 원숭이열)로 나뉜다.

이때 국내에서 발생하는 말라리아는 '삼일열'로 비교적 가벼운 경과를 보이며 오한, 발열, 발한 후 해열 반복, 두통, 설사, 근육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잠복기는 단기잠복기(7~20일, 평균 14일), 장기잠복기(6~12개월)로 나뉜다. 온대지방의 삼일열 말라리아의 경우 장기잠복기를 보이기도 하는데,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가 여기에 속한다.

증상은 권태감과 서서히 상승하는 발열이 초기에 수 일간 지속된다.

치료하지 않는 경우 증상은 1주~1개월간 때로는 그 이상에 걸쳐 계속되고 그 후의 재발은 2~5년간의 주기로 나타난다. 다만 예방약을 복용하는 경우엔 이러한 전형적 증상이 없으며, 어린이나 고령환자, 면역부전 환자 이외에는 중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말라리아라고 다 같은 말라리아 아니야…심하면 사망에 이를수도

국내에서 발생하는 삼일열 말라리와는 달리, 주로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열대열' 말라리아는 심하면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감염병이다.

초기증상은 삼일열 말라리아와 유사하며, 열대열 말라리아는 일반적으로 열이 매일 나지만 삼일열 말라리아와 난형열 말라리아는 48시간, 사일열 말라리아에서는 72시간의 주기로 열이 난다.

열대열 말라리아는 조기 진단 및 치료가 되지 않으면 합병증이 생겨 의식저하, 황달, 호흡곤란, 혈뇨, 핍뇨, 저혈압 등 주요 장기의 부전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중증이 되면 황달, 응고장애, 신부전, 간부전, 쇼크, 의식장애나 섬망, 혼수 등의 급성 뇌증이 출현한다.

신속한 치료가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진단 즉시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 치료하지 않으면 길게는 9개월~1년 정도 지속된다. 사망률은 10% 이상이며, 치료를 해도 사망률이 0.4~4%에 달한다.

이 외 '난형열'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와 유사한 증상을 보이면서 재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다른 원충인 '사일열' 말라리아는 삼일열 말라리아와 유사하며 이틀 동안 열이 없다가 발열, 발한 후 해열이 반복되며 50년까지도 재발을 반복할 수 있다.

질병관리청은 "말라리아 의심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 즉시 의료기관(주로 감염내과)을 방문해 치료를 받으면 된다"며 "국내의 경우 해외 말라리아 달리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완치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다만 일부의 경우 치료가 끝난 후에 재발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 국내 삼일열 말라리아 치료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삼일열 말라리아는 아직까지 클로로퀸에 대한 내성이 보고되어 있지 않아 기본 치료제로 클로로퀸을 사용한다. 그러나 클로로퀸만 사용할 경우 혈액 내 적혈구에 있는 열원충만 박멸이 가능하여 휴면체에 효과가 있는 프리마퀸을 함께 복용해야 완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성인의 경우 클로로퀸은 첫날, 둘째 날에는 4정 총 800mg을 복용하고 셋째 날에는 2정을 복용한다. 약물 용량은 환자의 체중에 따라서 조정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 서울 침투한 말라리아 모기 구별법은?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말라리아의 매개는 '얼룩날개모기'로 국내 도심에 흔히 서식하는 빨간집모기나 산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흰줄숲모기와는 여러 면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얼룩날개모기는 이름과 달리 짙은 갈색이며 날개 전면에 흰 무늬가 2개 있는 것이 특징이다. 다른 모기보다 상대적으로 큰 몸집으로 구분 가능하며 가장 특이한 점은 앞쪽으로 경사지게 앉는 것으로 꼬리를 약 40~50도 각도로 들고 있는 점이다.

또 하나의 특징은 '윙'하는 모기 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확히는 일반적으로 비행할 때 '윙' 소리가 나는 모기와 달리 얼룩날개모기의 날갯짓 소리는 사람의 가청대역 이상이기 때문에 사람은 이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때문에 특별히 모기 소리를 듣지 못하는 가운데 모기 물림이 지속된다면 얼룩날개모기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단, 모든 얼룩날개모기가 말라리아를 옮기는 게 아니라 말라리아 원충에 감염된 모기에 한한다.

관련하여 현재까지 질병청이 권고하는 말라리아에 대한 예방 및 대응책은 ▲모기 기피제 및 모기장의 적극 활용 ▲옥내 모기 유입 방지를 위한 방충망 정비 ▲말라리아 의심증상 발생 시 즉시 병원 방문 등이다. 그러나 모기 유입의 원천봉쇄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의심증상을 방치하지 않고 적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사실상 최선이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