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을 다스려야 당뇨를 잡을 수 있다
당뇨병 에방과 치료는 체중감량부터
생활습관을 개선하여 건강하게 먹고 열심히 운동해야
도움말 :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 김명진
체중 감량이 당뇨병 예방·치료의 시작
과체중과 비만은 대사 질환의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서구화된 생활습관, 유전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몸무게(㎏)를 키의 제곱(㎡)으로 나눈 값인 체질량지수가 25이상인 경우 비만으로 진단한다. 연구에 따르면 남녀 모두에서 체질량지수가 증가할수록 제2형 당뇨병의 유병률도 함께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체질량지수가 35를 넘으면 당뇨병 발생이 정상 체중에 비해 약 6~10배 증가한다고 한다. 반대로 체중을 감량하면 당뇨병의 위험은 감소한다. 이처럼 체중 증가는 당뇨병 발병과 중요한 상관관계가 있으며 실제 성인 당뇨병 환자의 절반 이상에서 비만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설명한 것처럼 체중 감량은 당뇨병 예방과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당뇨병 전 단계이거나 발병 초기 적극적으로 체중을 감량하면 인슐린 저항성을 완화할 수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췌장의 인슐린 분비 능력을 보존해 당뇨병으로 진행되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비만도가 높은 당뇨병 환자에서 체중을 5% 이상 감량 시 혈당은 물론 혈압과 지질 수치가 개선되고 심뇌혈관질환 발생률과 사망률이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최신 당뇨병 치료 가이드라인에서도 마찬가지로 혈당 조절과 함께 체중 감량은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하고 있다.
건강한 식습관, 꾸준한 운동이 핵심
그렇다면 비만 환자의 체중 조절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무엇일까? 누구나 다 예상했겠지만 가장 쉬우면서도 어려운, 식습관이나 운동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비만도가 높은 성인 당뇨병 환자에서는 생활습관 교정으로 현재 체중의 5% 이상을 감량하라고 권고한다. 치료를 위해 체중을 줄여야 하는 경우 몸에 너무 무리가 가는 급격한 체중 감소보다는 한 달에 2㎏(일주일에 0.5㎏) 정도 천천히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이요법은 체중 감소의 가장 기본이 되는 치료법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한 달에 2㎏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면 매일 음식 섭취량을 500㎉ 정도 줄이고, 걷기나 가벼운 운동으로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좋다. 폭식을 피하기 위해서는 식사를 거르지 말고 하루 세끼 식사를 꼭 유지하자. 음식을 조리할 때는 볶음, 튀김, 전 등 기름이 많이 사용되는 조리법은 피하고 삶기, 찜, 구이, 무침 등 기름기 섭취를 최소화할 수 있게 조리해 먹는 것을 권한다.
꾸준한 운동도 중요하다.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할 운동은 크게 3가지로 전신 근육을 움직여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고 에너지 소비를 극대화시키는 유산소 운동, 근육의 힘을 키우고 근육량을 늘려주는 근력 운동, 관절의 움직임을 부드럽게 해 근육의 긴장을 풀어주는 유연성 운동이다. 운동 계획을 수립할 때는 이 세 가지 운동이 모두 포함되도록 하고 꾸준히 실천할 수 있게 짜는 것이 좋다. 운동 강도는 약간 힘들다고 느끼거나 등에 땀이 조금 배어 나오는 정도가 가장 좋다. 횟수는 일반 당뇨병 환자를 기준으로 일주일에 3~5회를 권장하는데 체중을 줄여야 하는 비만 환자의 경우 주 5일 이상 운동을 시행하는 것을 권한다. 다만 비만도가 높은 당뇨병 환자라면 저혈당 위험이 있어 공복상태보다는 식후 30분에서 1시간 뒤에 운동을 하는 것이 안전하다.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되는 항비만제와 혈당강하제
열심히 식이조절과 운동을 병행했음에도 체중 감량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항비만약제 사용을 고려해 볼 수 있다. 현재 국내에서 처방 가능한 비만치료제는 올리엣, 콘트라브, 큐시미아, 삭센다 등이다. 약물치료 시작 후 3~6개월 이내에 5% 이상 체중이 감소하지 않는다면 약제를 변경하거나 사용을 중단해야 한다. 또한 당뇨병 환자는 비만치료제를 사용하면 저혈당이 생길 위험성 등도 있어 치료제 사용 전에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담이 필요하다. 비만치료제 외에도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을 위한 혈당강하제 중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되는 약물들이 있다. GLP-1 수용체 작용제(리라글루타이드, 둘라글루타이드)와 SGLT2 억제제(다파글리플로진, 엠파글리플로진)가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더 강력한 체중 감소를 보이는 신약들(세마글루타이드, 터제파타이드, 레타트루타이드 등)이 개발돼 비만 당뇨병 환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약제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비만은 당뇨병의 조절을 어렵게 하고 여러가지 합병증을 악화시켜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당뇨병 전 단계 또는 초기 환자는 혈당을 관리하면서 꾸준한 운동 등을 통해 체중을 조절한다면 당뇨병과 그에 따른 합병증 발생 확률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 :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전문의 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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