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인 피로, 만성 소화불량이 있다면 자율신경 이상 의심

특별한 이유 없는 피로, 소화불량, 눈떨림은 자율신경 이상일 수 있어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것이 우선
  • 오혜나 기자
  • 발행 2025-04-30 17:4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마치 친구와도 같다. 내부, 외부의 다양한 자극으로부터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현대인의 생활이다. 통계청 ‘2024년 사회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4명은 일상 속 스트레스를 지속적으로 경험하고 있다. 또한 직장인 중 62.1%는 업무 스트레스로 삶의 질 저하를 경험하며, 이를 호소하고 있다고 조사 되었다.
이러한 스트레스는 단순한 심리적 부담을 넘어 신체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자율신경계 이상을 가져올 수 있다. 즉 자율신경실조증과 연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율신경계란 심장 박동, 혈압, 호흡, 체온 조절, 소화 작용 등 우리가 의식하지 않아도 신체의 기능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신경체계를 말한다. 이는 교감신경과 부교감신경으로 구성되며, 두 신경이 균형을 이루며 작동할 때 정상적인 생리적 기능이 유지된다. 하지만 과도한 스트레스와 만성 피로, 불규칙한 생활습관, 수면 부족 등이 쌓이면 이러한 자율신경계의 균형이 무너지고, 다양한 신체 증상이 동반된다.

자율신경계 이상은 뚜렷한 외상이나 병변 없이도 신체에 전반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나, 이것을 자각하기는 어렵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이유 없는 피곤함, 쉽게 지치고 무언가를 하기 어려운 무기력함, 식욕 저하와 소화불량,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는 수면장애, 집중력 저하, 두근거림, 어지럼증, 손발 저림, 체온 변화, 그리고 눈 떨림과 같은 미세한 근육 떨림 등이 있다.
해당 증상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겪을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심각하게 생각하기 보다는 단순한 피로나 일시적인 컨디션 저하쯤으로 생각한다.

눈 떨림은 특히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 시 자주 발생하는 증상 중 하나이다. 안면의 미세한 근육이 비자발적으로 수축을 반복하는 현상으로, 신체 전반의 긴장 상태가 반영된 결과일 수 있다. 대부분 일시적으로 발생하고 자연스럽게 사라지지만, 반복적으로 나타나거나 다른 증상들과 함께 나타날 경우 자율신경계 이상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율신경계의 이상은 심리적인 영역에도 영향을 미친다. 만성적인 피로와 수면장애가 이어지면 정서적 안정이 깨지고, 불안감, 우울감, 집중력 저하 등으로 이어지기 쉽다. 실제로 자율신경실조증이 공황장애, 불안장애, 우울증과 같은 정신과적 질환과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도 다수 보고돼 있다. 자율신경계의 기능 저하는 단순한 신체 증상을 넘어서 사회적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료는 환자의 증상 원인과 정도에 따라 맞춤형으로 이루어진다. 기본적으로 약물치료, 수액치료, 도수재활치료 등이 사용될 수 있으며, 신경계 기능 회복을 위해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활습관 개선이다.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심호흡과 명상, 적절한 운동은 자율신경계의 균형 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특히 카페인, 음주, 흡연 등은 교감신경을 자극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떨림 증상도 자율신경계 이상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본태성 진전증은 원인을 알 수 없는 떨림 증상으로, 긴장이나 피로가 심할수록 증상이 심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이는 손이나 머리뿐 아니라 목소리나 다리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사회적 위축이나 심리적 부담을 야기한다. 특히 머리떨림은 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고, 타인고 이를 인식하기 쉬워 대인기피나 불안장애, 우울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자율신경계 이상이 단지 신체의 불편함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 건강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보여준다.

만성소화불량 역시 자율신경계 이상과 무관하지 않다. 
뚜렷한 원인이 없이 소화불량, 속쓰림 더부룩함 구토 부글거림 등의 여러 위장관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질소화불량이라고 한다. 위장은 자율신경계의 영향을 받는다. 그러나 자율신경계가 원활히 작동되지 않으면 위장의 운동성에 영향을 미친다. 위장의 운동성이 저하되면 소장으로 음식물을 배출하는 시간이 지연되고, 음식이 위에 오래 머무르게 되면서 소화불량과 두통, 어지럼증, 입냄새 등 다양한 증상을 동반한다. 

또한, 자율신경계 이상은 연령과 무관하게 나타날 수 있다. 젊은 층에서도 장기간 스트레스와 과도한 긴장에 노출되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 중장년층의 경우에는 파킨슨병이나 치매와 같은 뇌신경계 질환과의 연관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일부 사례에서는 경도인지장애로 진행되기도 하며, 일상생활 전반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자율신경계 이상은 명확한 외상이 없다는 점에서 초기 발견이 어려울 수 있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신체가 보내는 미세한 경고 신호에 더욱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특히 반복적인 소화불량, 만성 피로, 수면장애, 눈 떨림과 같은 증상이 지속된다면 단순히 생활 리듬의 일시적 문제로 넘기지 말고, 신경계 이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가들은 자율신경실조증은 단순한 피로나 컨디션 저하와 혼동되기 쉬워 조기 진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율신경계 균형 검사를 통해 신경계 상태를 정확히 파악하고, 약물치료와 도수치료, 생활습관 교정 등을 병행해 증상을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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