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먹는 배달음식, 미세플라스틱 수치는?

배달음식 즐겨 먹었더니 대변 속 미세플라스틱 ‘경고등’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5-08-28 13:51

▲ 배달음식은 영양 불균형뿐 아니라 플라스틱 포장재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이 더 큰 위험으로 지적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배달음식은 이미 고칼로리·고지방·고나트륨으로 인한 영양 불균형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러나 최근 연구 결과, 더 심각한 위험은 플라스틱 포장재에서 비롯된 미세플라스틱으로 확인됐다.

중국 산시의과대학 연구팀이 대학생들의 대변을 분석한 결과, 플라스틱 포장 용기에서 유래한 미세플라스틱이 다량 검출됐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학부생 24명을 대상으로 일주일간 식습관과 생활 패턴을 기록하게 하고, 대변 샘플을 수집해 분석했다. 그 결과 모든 참가자의 대변에서 100g당 평균 171~269개의 미세플라스틱 입자가 확인됐다. 대부분은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로, 생수병·탄산음료병·배달 음식 용기 등에 흔히 쓰이는 소재다.

특히 하루 세 차례 이상 배달음식을 먹는 학생들의 대변에서는 그렇지 않은 학생들보다 훨씬 높은 농도의 미세플라스틱이 발견됐다. 연구진은 “주 4~7회 배달 음식을 주문할 경우, 플라스틱 용기를 통해 12~203개의 미세플라스틱을 추가로 섭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미세플라스틱이 단순히 체내에 쌓이는 것을 넘어 장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장내 박테리아를 함께 분석했는데, 플라스틱 노출이 심한 그룹에서는 염증과 관련된 세균이 늘어난 반면, 유익균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세플라스틱이 장벽을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촉발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진은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지면 소화기 질환은 물론 전신 염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대상자 수가 24명에 불과하고 단기간 관찰에 그친 만큼, 미세플라스틱 노출과 특정 질환 간 인과관계를 확정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층의 배달음식 소비 패턴과 장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연구진은 “청소년과 대학생들이 전체 테이크아웃 소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며 “일회용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줄이는 정책과 장기적인 후속 연구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환경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최신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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