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다가오는 폐암, 정밀 진단이 생존율을 바꿉니다”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5-09-15 10:42


도움말: 강동경희대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정미 교수

느껴지지 않아 더 치명적인 폐암

“폐암은 초기에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용히 진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이정미 교수는 폐암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자각 증상의 부재’를 꼽는다.


기침이나 가래가 있어도 흔히 감기나 기관지염으로 오해되고, 폐는 통증 신경이 거의 없어 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특별한 이상이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폐암 환자의 일부는 건강검진이나 다른 검사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되기도 한다.

이 교수는 “흡연력 30갑년 이상, 55세 이상 중장년층, 가족력이나 미세먼지·조리흄 등 환경 요인에 노출된 경우는 고위험군”이라며 “증상이 없더라도 저선량 흉부 CT를 이용한 정기 검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기 진단이 곧 생존율을 높이는 핵심 전략이라는 것이다.

진단은 빠르게, 정확하게

폐암은 발견 시점이 치료 결과를 좌우한다. 조기에 발견될수록 수술 가능성이 높고 완치율 또한 크게 향상된다. 

우선 고위험군에게 저선량 흉부 CT 검사를 실시해 미세한 결절까지 확인하고, 이상 소견이 있으면 조직검사로 확진한다. 특히 종양이 중심부에 있거나 림프절 전이가 의심될 때는 기관지내시경초음파(EBUS)를 활용해 정밀 조직 검사를 시행한다. 실시간으로 병변 위치를 확인하며 조직을 채취할 수 있어 기존 내시경보다 정확도가 높고 환자 부담도 적다.

이 교수는 “폐암은 단순 영상 검사만으로 확진이 어렵기 때문에 영상·조직·유전자 정보를 종합해 병기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상의학과, 병리과, 흉부외과 등 다학제 협진 체계를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을 신속히 수립한다”고 설명했다.


▲ 폐암은 고위험군에게 저선량 CT와 EBUS 같은 정밀 검사를 통해 조기 발견할수록 수술 가능성과 완치율이 높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과 치료의 발전과 맞춤형 전략

수술이 어려운 진행성 폐암은 항암 치료, 면역 치료, 표적 치료 등 내과적 치료가 중심이 된다.

이 교수는 “암세포의 유전자 변이에 따라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먹는 약이지만 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도 적습니다”라고 말했다. PD-L1 단백질이 높게 발현된 환자에게는 면역 치료가 효과적이며, 항암제와 병합하거나 순차적으로 적용하는 맞춤형 치료도 일반화되고 있다.

치료 이후에도 이어지는 관리

치료가 끝났다고 관리까지 끝난 것은 아니다. 조기 폐암 환자라도 재발 위험이 존재하기 때문에 수술 후에는 3~6개월 간격 CT·혈액 검사 추적 관찰이 필요하며, 최소 5년 이상 관리하는 것이 원칙이다.

또한 금연, 영양 관리, 폐 기능 회복, 체력 유지 등 생활습관 관리도 필수다.


이 교수는 “이상 징후를 놓치지 않고 몸 상태를 세심하게 살피는 것이 재발을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며 “요즘은 치료 기술이 크게 발전해 폐암 진단을 받았다고 해서 치료를 포기할 필요는 없다. 진료를 시작하는 용기, 그것이 치료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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