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콧물…감기일까, 알레르기일까?

반복되는 코 증상, 정확한 구분이 건강의 첫걸음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5-11-14 14:03

▲ 환절기 코 증상은 감기보다 ‘알레르기 비염’일 가능성이 더 높아 정확한 구분이 중요하다. [이미지=셔터스톡]

도움말: 이윤정 생기한의원 마포공덕점 원장

환절기마다 찾아오는 콧물… 감기인가, 알레르기인가

일교차가 커지고 실내 난방이 시작되는 환절기에는 콧물과 코막힘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빠르게 늘어난다.


많은 이들이 가볍게 “감기 기운 같다”고 여기지만, 실제로는 감기보다 알레르기 비염인 경우가 훨씬 흔하다.


두 질환은 겉보기에는 비슷해도 원인과 치료 접근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정확한 구분이 중요하다.

기온 변화로 공기가 건조해지면 코 점막이 쉽게 자극받고, 이때 꽃가루·집먼지진드기·미세먼지 같은 알레르겐이 침투해 증상이 시작된다.


감기는 바이러스 감염이지만 알레르기 비염은 면역 체계가 무해한 물질을 적으로 착각해 과도하게 반응하는 면역 질환이다.

감기와 알레르기, 증상은 비슷해도 ‘핵심 기준’은 다르다

감기와 알레르기를 구분하는 가장 대표적인 기준은 발열 여부다.


감기는 미열이나 인후통이 나타나지만 알레르기 비염은 열이 거의 나지 않는다. 콧물 양상도 구분 포인트다.


감기일 때는 노랗고 진한 콧물로 변화하지만 알레르기 비염은 맑은 물처럼 흐르는 콧물이 오래 지속된다.


아침에 재채기가 몰아서 나오거나, 특정 계절·장소에서만 증상이 악화된다면 감기보다 알레르기 비염일 확률이 크다.

최근 알레르기 환자가 증가하는 이유로는 미세먼지 상승, 실내 중심 생활, 과도한 위생 환경, 스트레스, 수면 부족 등이 지목된다. 이런 요소들은 모두 면역 균형을 깨뜨려 코 점막을 더 예민한 상태로 만든다.

아이들에게 더 치명적인 이유: 코막힘 → 구강호흡 → 성장 방해


환절기 알레르기 비염은 소아·청소년에게 특히 신경 써야 할 질환이다.


계속되는 코막힘은 아이들이 무의식적으로 입으로 숨을 쉬게 만들고, 이를 ‘구강호흡’이라고 한다.


구강호흡은 수면 중 기도를 좁히고 깊은 잠을 방해해 성장호르몬 분비를 떨어뜨릴 수 있다.


실제로 비염을 꾸준히 겪는 아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성장 속도가 느린 경우가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학력 집중도 역시 수면 질과 밀접해 비염 관리가 학습 환경에도 영향을 미친다.

진단에는 특이 IgE 검사처럼 알레르겐을 객관적으로 확인하는 혈액 검사가 도움이 된다. 필요 시 폐기능 검사와 환경 평가를 통해 천식 여부나 알레르기 연관성을 확인한다.

한의학은 어떻게 볼까… “핵심은 면역 균형 회복”

알레르기 비염 치료는 약물로 증상을 완화하는 것뿐 아니라, 생활습관 관리와 면역 균형 회복이 핵심이다.


실내 습도를 40~50%로 유지하고, 침구류·커튼·카펫의 먼지를 관리하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큰 폭으로 줄어든다. 환절기에는 실내 공기 질 관리가 필수적이다.

한의학에서도 비염을 단순히 코의 염증으로 보지 않는다.


▲ 이윤정 생기한의원 마포공덕점 원장


이윤정 생기한의원 마포공덕점 원장은 “알레르기 비염은 체질적 예민성과 폐·비장의 허약, 면역 불균형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전신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특히 성장기 아이들의 경우 “증상 완화뿐 아니라 숙면과 성장에 필요한 신체 환경을 회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맞춤형 치료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증상 패턴과 체질에 따라 한약 처방, 침 치료, 외용제 등을 병행하면 “면역 체계의 과민성을 완화하고 재발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반복되는 코감기, 사실은 알레르기일 수도

환절기마다 반복되는 콧물, 재채기, 코막힘은 단순 감기가 아니라 면역 반응의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 비염·수면 장애·성장 지연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오래 방치하는 것은 금물이다.


감기처럼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 하는 생각보다는, 증상이 특정 환경과 함께 반복된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감기와 알레르기를 정확히 구분하는 것, 그리고 생활 속 환경을 조정하는 작은 습관이 환절기 건강을 지키는 가장 첫 번째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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