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만보’는 마케팅…2300보만 걸어도 건강 효과 충분"

하루 1만보를 걷는 것이 건강의 상징처럼 여겨져 왔지만, 실제로는 훨씬 적은 걸음만으로도 충분한 건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30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전 세계 22만 명 이상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분석 결과 하루 2300보만 걸어도 심혈관 기능이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루 3800보를 걸을 경우 뇌 기능이 활성화되고, 치매 발병 위험이 줄어드는 효과가 확인됐다. 특히 노인의 경우 하루 4500보만 걸어도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 공동저자인 미국 노스웨스턴대 파인버그 의대 메르세데스 카네톤 박사는 “1만보를 걷기 어려운 노인들에게 매우 긍정적인 소식”이라며 “무리하게 목표를 채우기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걷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걷기, ‘움직이는 명약’
전문가들은 걷기가 ‘가장 간단하면서도 강력한 운동’이라고 입을 모은다.
꾸준한 걷기는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혈압과 혈당을 안정화시키며, 체지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또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해 골다공증을 예방하고, 스트레스 완화와 수면의 질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연구에서는 ‘적당한 속도의 걷기’가 뇌혈류를 증가시켜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결과도 나왔다. 걷는 동안 분비되는 엔도르핀과 세로토닌은 우울감과 불안을 완화하고, 기분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한다.
“1만보는 광고의 산물”…중요한 건 꾸준함
‘하루 1만보’ 기준은 의학적 근거가 아니라 마케팅에서 비롯된 개념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1960년대 일본의 한 만보기 제조사가 ‘매일 1만 걸음’을 내세운 광고를 진행하면서, ‘1만보’가 건강의 기준처럼 굳어졌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꼭 1만보를 채우지 않아도 주요 건강 이점을 얻을 수 있다”며 “연령과 체력에 맞게 꾸준히 걷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심장학회는 “짧게라도 자주 걷는 것이 장시간 앉아 있는 것보다 훨씬 낫다”며 “하루 20~30분, 빠르게 걷기를 일상에 습관화하는 것만으로도 심혈관 건강과 정신 건강 모두에 이득이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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