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은 굳고, 부상은 늘고…‘겨울 운동’의 함정
추위로 굳은 근육과 잘못된 운동 습관이 만드는 겨울 근골격계 통증

겨울이 본격화되면서 목과 어깨 통증, 허리 결림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두꺼운 외투로 몸을 움츠린 채 생활하다 보면 가만히 있어도 근육이 뻣뻣해지고, 한편으로는 운동을 시작했다가 부상을 입는 경우도 적지 않다.
겨울철 근골격계 통증은 ‘안 움직여도 아프고, 움직이면 다치는’ 계절적 특성을 지닌다.
낮은 기온은 근육과 관절을 빠르게 경직시키고 혈관을 수축시킨다.
이로 인해 근육으로 가는 혈류가 줄어들고, 근육 내에 젖산과 같은 대사산물이 쉽게 쌓인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단순한 결림을 넘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에 늘어나는 목·어깨 통증, 근막통증증후군
서울대학교병원에 따르면 겨울철 목과 어깨 통증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는 근막통증증후군이다.
근막통증증후군은 근육과 이를 둘러싼 근막에 통증 유발점이 생기면서 통증과 자율신경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특히 목과 어깨, 뒤통수 통증을 흔히 유발한다.
환자들은 이를 “목이 뻐근하다”, “어깨가 결린다”, “뒤통수가 당긴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겨울에는 추위로 근육이 수축된 상태에서 장시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사용하거나, 긴장된 자세를 유지하기 쉬워 통증 유발점이 더 쉽게 형성된다.
초기에는 단순한 피로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방치하면 두통이나 팔 저림, 수면 장애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겨울 운동, 건강을 위한 선택이지만 부상 위험도 함께
추위를 이유로 움직임이 줄어들면 체력과 면역력이 떨어지고 체중이 늘기 쉽다.
이 때문에 겨울에도 규칙적인 운동이 필요하다. 다만 운동 방식은 다른 계절과 달리해야 한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 '운동 가이드'에 따르면, 겨울철에는 기온 저하로 근육과 관절이 경직된 상태이기 때문에 충분한 준비 없이 운동을 시작하면 근육 손상이나 관절 부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실내와 실외의 기온 차가 큰 상황에서 바로 운동을 시작하면 부상 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겨울 운동 중 흔히 발생하는 부상으로는 근육 염좌와 파열, 인대 손상, 허리와 무릎 통증, 아킬레스건염 등이 있다.
굳은 근육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움직이거나, 평소보다 높은 강도로 운동할 경우 이런 손상이 발생하기 쉽다.

겨울 운동의 핵심은 ‘준비’와 ‘강도 조절’
체육과학연구원은 겨울철 운동 전 준비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실외 운동에 나서기 전 집 안에서 5~10분 정도 관절과 근육을 충분히 풀어주고, 바깥에서도 다시 5~10분가량 가벼운 준비운동을 통해 체온을 서서히 올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외부 기온에 신체가 적응할 시간을 주기 위함이다.
운동 강도는 최대 운동량의 약 60% 수준이 적당하며, 운동 시간은 20분에서 1시간 이내로 조절하는 것이 좋다.
겨울에는 근육의 떨림 현상으로 평소보다 에너지 소모가 커지기 때문에 무리한 운동은 오히려 부상 위험을 높일 수 있다.
권장되는 겨울 운동으로는 웨이트 운동이나 실내 구기운동이 꼽힌다.
실내에서 근육량을 유지·증가시키는 운동은 체중 증가를 막고, 추위로 줄어든 활동량을 보완하는 데 도움이 된다.
겨울철 통증이나 운동 부상 위험은 일상 속 습관에서도 쉽게 드러난다. 다음 항목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점검해볼 수 있다.
| □ 아침에 일어났을 때 목이나 어깨가 유난히 뻣뻣하다 □ 가만히 있어도 결림이 느껴지고, 움직일수록 통증이 심해진다 □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하루 2시간 이상 사용한다 □ 운동 전 준비운동을 충분히 하지 않는 편이다 □ 실내에서 몸을 풀지 않은 채 바로 실외 운동을 시작한다 □ 겨울에도 평소와 같은 강도로 운동한다 □ 목·어깨·허리 부위를 따뜻하게 유지하지 않는다 □ 두꺼운 옷 한 벌만 입고 운동한다 □ 운동 후 땀이 식은 상태로 오래 있다 □ 통증이 있어도 “며칠 지나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넘긴다 |
이 중 3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겨울철 근막통증증후군이나 운동 부상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이 경우 스트레칭과 체온 관리, 운동 강도 조절을 통해 근육 부담을 줄이는 관리가 필요하다.

겨울 운동 시 체온 유지는 근골격계 건강과 직결된다.
체육과학연구원은 두꺼운 옷 한 벌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입어 체온을 유지할 것을 권한다. 옷 사이의 공기가 단열 역할을 해 땀이 나더라도 체온을 보호해 주기 때문이다.
장갑과 모자 착용도 중요하며, 젖은 옷이나 장갑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특히 노인의 경우 겨울 운동 시 주의가 더욱 필요하다.
체열 손실의 상당 부분이 머리와 귀를 통해 발생하는 만큼 귀까지 덮는 모자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 직후에는 면역력이 일시적으로 떨어질 수 있어 감기 예방에도 신경써야 한다.
또한 겨울철에는 새벽 운동을 피하는 것이 좋다.
낮은 기온에서는 신체 각 기관의 활성화가 느려 외부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운동 후에는 가능한 한 빨리 따뜻한 물로 땀을 씻고 마른 옷으로 갈아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 근골격계 통증, 관리가 치료다
겨울철 목·어깨 통증과 운동 부상은 서로 다른 문제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추위로 굳은 근육’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가만히 있을 때는 혈류 감소로 통증이 생기고, 움직일 때는 준비되지 않은 근육이 부상으로 이어진다.
겨울에는 통증이 생긴 뒤 대처하기보다, 미리 몸을 데우고 움직임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올바른 자세, 충분한 스트레칭, 계절에 맞는 운동 강도 조절이 함께 이뤄질 때 겨울철 근골격계 통증과 부상의 악순환을 끊을 수 있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