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식중독 ‘노로바이러스’ 감염 경로부터 예방법까지

‘겨울철 설사병’으로 불리는 노로바이러스는 적은 양의 바이러스만으로도 감염돼 집단 발병 위험이 크다. 겨울이 시작되면 다시 증가하는 대표 식중독 바이러스인 만큼 감염 경로와 예방법을 정확히 아는 것이 중요하다.
겨울철 환자가 급증하는 이유
노로바이러스는 급성 위장관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로, 낮은 온도에서도 생존력이 강해 11월부터 이듬해 4월까지 환자가 집중된다.
광주광역시가 최근 5년간(2020~2024년)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전체 환자의 86%가 겨울철(12~2월)에 발생했다. 대부분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등 집단급식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다.
충북보건환경연구원의 3년 분석에서도 식중독 106건 중 노로바이러스가 35건(33%)을 차지했으며, 이 중 상당수가 겨울철에 집중됐다. 기온이 낮아지면 실내 활동이 늘고, 위생 관리가 느슨해지기 쉬운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극소량으로도 감염되는 강력한 전파력
노로바이러스는 감염 최소량이 매우 낮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수십 개의 바이러스 입자만으로도 감염이 가능할 정도로 전파력이 강하다.
문제는 회복 후에도 며칠에서 수주 동안 바이러스가 배출될 수 있다는 점이다.
겉으로는 멀쩡하더라도 가족이나 같은 교실 사람들에게 바이러스가 전파되는 2차 감염 위험이 남는다. 집단시설에서 한 명의 환자가 여러 명을 동시에 감염시키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주요 감염 경로…물·음식·손·환경 모두 위험
노로바이러스는 다양한 경로로 퍼진다. 오염된 물(특히 지하수)이나 어패류·채소류 섭취로 감염될 수 있으며, 환자의 분변·구토물·침이 묻은 손이나 물건을 통해서도 쉽게 옮는다.
구토 시 튀는 미세 비말 역시 감염 경로가 될 수 있어 환자 주변 환경의 오염도 문제다.
따라서 손·음식·물·환경 중 하나라도 위생 관리가 소홀해지면 감염 위험이 높아진다.

구토·설사·복통…대부분 회복되지만 탈수가 문제
감염되면 보통 12~48시간 내에 구토, 물 같은 설사, 복통 증상이 나타난다. 대개 2~3일 내에 호전되지만, 반복되는 구토와 설사로 탈수 위험이 크다.
특히 영유아, 고령자, 면역저하자는 탈수 진행이 빠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입이 마르고 소변량이 줄거나, 평소보다 처지고 축 늘어지는 모습이 보이면 즉시 수분 보충 및 진료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에는 특효약이나 백신이 없어, 치료는 수분·전해질 보충이 기본이다. 증상이 가라앉기 시작하면 미음·죽 등 소화가 쉬운 음식으로 식사를 재개하는 것이 좋다.
예방 백신 없는 바이러스…개인위생이 최선
노로바이러스는 백신이 없어 예방의 핵심은 생활 속 개인위생이다. 특히 손 씻기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으로 꼽힌다.
비누를 이용해 30초 이상 흐르는 물로 손을 씻는 것이 원칙이며, 알코올 손소독제만으로는 예방 효과가 충분하지 않을 수 있다.
조리 과정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생굴 등 어패류는 85℃에서 1분 이상 충분히 익혀야 하며, 채소·과일은 흐르는 물로 깨끗하게 세척해야 한다.
조리 도구는 식재료별로 구분해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열탕 또는 염소계 소독제를 이용해 소독하는 것이 좋다.

집단시설·가정에서 2차 감염 막는 법
한 가정 혹은 어린이집·학교에서 환자가 한 명만 발생해도 2차 감염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증상이 사라져도 48시간은 등원·등교·출근을 자제하는 것이 권장된다.
배변 후에는 변기 뚜껑을 닫고 물을 내리는 것이 바이러스 비말 확산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환자의 구토물이나 분변이 묻은 환경은 락스 희석액 등 염소 소독제로 처리해야 하며, 수건·침구는 고온 세탁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환자와 가족의 생활 공간을 분리하고, 식기류는 따로 사용해야 감염 고리를 끊을 수 있다.
겨울철 반복되는 유행…예방수칙이 가장 강한 방어막
광주광역시와 충북보건환경연구원을 비롯한 지자체·기관은 매년 겨울 노로바이러스 감시 체계를 강화하고 급식시설 위생 점검을 확대하고 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개별 가정과 개인의 예방 행동이다.
손 씻기, 안전한 음식 조리, 증상 발생 시 휴식과 격리 등 기본 수칙만 잘 지켜도 노로바이러스는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올겨울 반복되는 ‘겨울철 설사병’에 대비하려면 위생 습관을 생활화하고, 가족과 주변의 건강을 지키기 위한 작은 실천을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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