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끝 피 한 방울로 칼륨 측정…투석환자 자가관리 길 열린다

  • 부동희 기자
  • 발행 2026-01-27 12:53

▲ 손가락 끝 모세혈만으로 혈중 칼륨을 1분 안에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자가측정기의 정확성이 임상 연구를 통해 입증됐다.
[사진=셔터스톡]

손가락 피 한 방울로 혈중 칼륨 수치를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자가측정기의 정확성이 임상 연구를 통해 확인됐다. 말기콩팥병 환자의 고칼륨혈증 관리 방식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세브란스병원 신장내과 박철호·유태현 교수 연구팀은 손가락 끝에서 채혈한 소량의 모세혈만으로 혈중 칼륨 농도를 1분 이내에 측정할 수 있는 휴대용 칼륨 자가측정기의 정확성과 재현성을 입증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신장학회지(Clinical Journal of the American Society of Nephrology)’에 게재됐다.

고칼륨혈증은 혈중 칼륨 농도가 정상 범위를 초과한 상태로, 만성콩팥병이나 말기콩팥병 환자에서 치명적인 부정맥과 심정지를 유발할 수 있어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중요하다.


그러나 기존에는 병원에서 정맥혈을 채혈한 뒤 대형 분석 장비로 검사해야 했기 때문에, 환자가 수시로 자신의 칼륨 수치를 확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혈당측정기와 유사한 방식의 휴대용 칼륨 측정기를 사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손가락 끝을 가볍게 찔러 나온 모세혈을 일회용 검사지에 떨어뜨리면 수십 초 안에 칼륨 수치가 측정되는 방식이다. 이 기기의 성능을 말기콩팥병으로 혈액투석을 받고 있는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손끝 모세혈로 측정한 칼륨 수치는 병원 대형 장비로 분석한 정맥혈 수치와 거의 동일한 수준을 보였다. 반복 측정에서도 오차는 5% 미만으로 유지돼 높은 정확도와 재현성이 확인됐다.

유태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병원 정맥혈 검사만이 기준으로 여겨지던 칼륨 측정에서, 모세혈 검사만으로도 임상적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결과”라며 “환자들이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일상생활 속에서 고칼륨혈증 위험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고령화와 당뇨병 증가로 만성콩팥병 환자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칼륨 자가측정은 신장환자의 자기 관리와 응급 상황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말기콩팥병 환자의 안전한 자가 관리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신장질환 관리 방식의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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