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열이 고백한 폐섬유증, 조용히 폐가 굳어가는 병
마른기침·숨참으로 시작해 폐이식까지 이어질 수 있어…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 중요

(헬스케어저널=구재회 기자) 가수 유열이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폐섬유증 투병과 폐이식 과정을 공개하면서 폐섬유증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유열은 7년 전 특발성 흉막실질 탄력섬유증을 진단받았고, 폐이식 기회가 두 차례 무산되는 어려움을 겪은 뒤 뇌사 장기기증자의 폐를 이식받았다.
폐섬유증은 쉽게 말해 폐 조직이 흉터처럼 딱딱하게 굳어가는 질환이다. 폐는 산소를 받아들이고 이산화탄소를 내보내는 기관인데, 폐포 주변 조직이 굳어지면 숨을 쉬어도 산소가 몸 안으로 충분히 들어오지 못한다.
처음에는 마른기침이나 계단을 오를 때 느끼는 가벼운 숨참으로 시작될 수 있지만, 병이 진행되면 평지를 걷는 일이나 일상적인 움직임조차 버거워질 수 있다.
◇ 감기처럼 시작해도, 감기처럼 끝나지 않는 병
폐섬유증이 무서운 이유는 증상이 초기에 뚜렷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마른기침이 오래 이어지거나, 예전보다 쉽게 숨이 차도 단순 피로나 노화, 감기 후유증으로 넘기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러나 폐 조직의 섬유화가 진행되면 폐 기능은 서서히 떨어지고, 한 번 굳어진 폐 조직은 원래 상태로 되돌리기 어렵다.
서울아산병원 질환정보에 따르면 특발성 폐섬유화증의 대표 증상은 운동할 때 나타나는 호흡곤란과 마른기침이다.
병이 진행되면 호흡곤란이 심해지고, 저산소증이나 손가락 끝이 둥글게 변하는 곤봉지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진단에는 흉부 CT, 폐기능 검사, 기관지 내시경, 폐 조직 검사 등이 활용된다.
폐섬유증은 하나의 단순한 질병명처럼 쓰이지만, 실제로는 여러 원인과 형태를 포함한다. 원인을 명확히 알기 어려운 특발성 폐섬유증이 있고, 자가면역질환, 직업적 노출, 약물, 방사선 치료, 감염 후 변화 등과 관련된 섬유화도 있다. 따라서 비슷한 증상이 있더라도 환자마다 원인과 진행 속도,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 치료의 목표는 ‘완치’보다 진행을 늦추는 것
폐섬유증 치료는 병을 완전히 없애는 것보다 진행 속도를 늦추고 폐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데 초점이 맞춰진다. 특발성 폐섬유증의 경우 대표적인 항섬유화제로 피르페니돈과 닌테다닙이 사용된다.
이 약들은 폐가 더 빠르게 굳어가는 것을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현재까지 특발성 폐섬유증을 완치할 수 있는 약물은 없으며,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 폐이식을 고려해야 할 수 있다.
환자 상태에 따라 산소치료나 호흡재활도 필요할 수 있다. 산소포화도가 낮아지면 일상생활 중 산소 공급이 필요하고, 폐 기능이 떨어진 환자는 무리한 활동을 피하면서도 적절한 재활운동으로 근력과 호흡 능력을 유지해야 한다.
감염 예방도 중요하다. 폐 기능이 약해진 상태에서는 폐렴이나 독감 같은 감염이 급격한 악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 폐이식은 마지막 희망이지만, 누구에게나 쉬운 길은 아니다
폐섬유증이 많이 진행돼 약물치료와 산소치료만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어려워지면 폐이식이 마지막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는 간질성폐질환의 종류와 관계없이 폐이식이 완전한 치료에 가장 가까운 방법이 될 수 있지만, 공여자를 구하기 어렵고 장기 생존율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폐이식은 단순히 수술을 받겠다고 결정하면 바로 진행되는 치료가 아니다. 환자가 수술을 견딜 수 있는 상태인지, 감염이나 다른 중증질환은 없는지, 이식 후 평생 면역억제제를 복용하고 관리할 수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무엇보다 기증자가 있어야 한다. 폐는 이식 가능한 조건이 까다로운 장기이기 때문에 대기 기간과 환자 상태가 모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유열의 사례가 주목받은 것도 이 때문이다. 폐이식은 말기 폐질환 환자에게 새 숨을 줄 수 있는 치료이지만, 실제 과정은 길고 불확실하다.
기증 폐가 나와도 상태가 맞지 않으면 이식이 취소될 수 있고, 환자의 몸 상태가 갑자기 나빠지면 수술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환자와 가족에게는 기다림 자체가 치료만큼 힘든 시간이 된다.
◇ 장기이식, 의료기술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문제
장기이식의 현실은 숫자로도 확인된다.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은 매년 장기 등 기증 및 이식 통계연보를 공개하고 있으며, 2024년도 통계연보도 공식 자료로 게시돼 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장기이식 대기자는 늘고 있지만 뇌사 기증자는 감소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2024년 장기이식 대기 중 사망자는 3096명으로 집계됐고, 뇌사 기증자는 397명으로 줄었다.
장기기증은 누군가에게 강요할 수 없는 선택이다. 그러나 장기이식이 필요한 환자들에게는 기증자의 결정과 가족의 동의가 생명을 이어가는 중요한 기회가 된다.
폐섬유증 환자에게 폐이식은 치료의 마지막 문이 될 수 있지만, 그 문은 의료진의 노력만으로 열리지 않는다. 기증 문화, 장기 배분 체계, 이식 후 관리 시스템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 오래 가는 마른기침과 숨참, 그냥 넘기지 말아야
폐섬유증은 낯선 병이지만, 증상은 일상적인 호흡 불편으로 시작될 수 있다. 마른기침이 오래 이어지거나, 예전보다 쉽게 숨이 차거나, 계단을 오를 때 호흡곤란이 심해졌다면 단순 피로나 감기 후유증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흡연력, 가족력, 자가면역질환, 직업적 분진 노출 경험이 있다면 더 주의가 필요하다.
폐섬유증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다. 이미 폐 기능이 크게 떨어진 뒤에는 치료 선택지가 제한될 수 있다.
반대로 비교적 이른 시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와 생활관리, 산소치료, 재활치료 등을 통해 병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유열의 투병 고백은 폐섬유증이라는 병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숨 쉬는 일은 너무 당연해 보이지만, 폐가 굳어가는 환자에게는 매 순간 지켜내야 하는 생명의 조건이다.
오래 지속되는 기침과 숨참은 몸이 보내는 신호일 수 있다. 폐섬유증은 완치가 쉽지 않은 병이지만, 빠른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환자의 일상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숨이 차는 증상을 오래 참는 사이, 폐는 이미 조용히 굳어가고 있을 수 있다.
[출처]
[1]: https://v.daum.net/v/20260513231940624?utm_source=chatgpt.com "'폐섬유증' 유열, 이식 실패 후 2번 심정지 \"12살 아들에 ..."
[2]: https://www.amc.seoul.kr/asan/healthinfo/disease/diseaseDetail.do?contentId=32186&utm_source=chatgpt.com "특발성 폐섬유화증(Idiopathic pulmonary fibrosis) | 질환백과"
[3]: https://www.lungkorea.org/general/disease/disease_10_d.php?utm_source=chatgpt.com "치료"
[4]: https://www.konos.go.kr/board/boardListPage.do?boardId=30&page=sub4_2_1&utm_source=chatgpt.com "자료>통계>통계연보"
[5]: https://www.dailymedi.com/news/news_view.php?wr_id=929716&utm_source=chatgpt.com "2024년 장기이식 기다리다가 사망 '3096명'"
구재회 기자 /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