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접흡연도 몸에 쌓인다”…발암 중금속 1.55배

호흡기 건강뿐 아니라 독성 금속 축적 예방 위해 담배 연기 차단 필요

▲ 간접흡연은 단순한 냄새나 자극을 넘어, 암과 만성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독성 중금속 카드뮴을 체내에 축적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AI 생성이미지]

담배를 직접 피우지 않더라도 간접흡연에 노출되면 암과 만성질환 위험을 높일 수 있는 독성 중금속 ‘카드뮴’이 체내에 더 많이 축적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간접흡연이 단순히 냄새나 호흡기 자극에 그치는 문제가 아니라, 유해 중금속 노출을 통해 장기적인 건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미국 텍사스A&M대 노태현 교수팀은 미국 성인과 아동·청소년 5000여 명을 대상으로 담배 연기 노출 정도와 카드뮴 농도 간 관계를 분석한 결과, 간접흡연에 많이 노출된 성인의 혈중 카드뮴 농도가 비노출자보다 약 1.55배 높았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Biological Trace Element Research’에 게재됐다.

카드뮴은 담배 연기에 포함된 대표적인 독성 중금속이다. 체내에 들어오면 쉽게 배출되지 않고 축적될 수 있으며, 신장암·폐암·전립선암 등 일부 암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 신부전, 골격 손상, 기관지염, 천식 등 만성질환과도 관련이 있어 장기간 노출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미국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 2015~2020년 자료를 활용해 아동·청소년 1380명과 성인 3686명의 혈액 및 소변 카드뮴 농도를 측정했다.


이어 니코틴이 체내에서 대사될 때 생성되는 혈청 코티닌 농도를 기준으로 담배 연기 노출 정도를 ‘노출 없음’, ‘경미한 간접흡연 노출’, ‘높은 간접흡연 노출’, ‘적극적 흡연’으로 나누고 카드뮴 농도와의 연관성을 살폈다.

분석 결과 성인에서는 담배 연기 노출이 많을수록 혈중 카드뮴 농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적극적 흡연자의 혈중 카드뮴 농도는 간접흡연 비노출자보다 3.2배 높았고, 간접흡연 노출이 높은 성인도 1.55배 높은 수치를 보였다.


담배를 피우지 않더라도 반복적으로 담배 연기에 노출되면 체내 독성 금속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소변 카드뮴 농도에서는 차이가 다르게 나타났다. 적극적 흡연자는 비노출자보다 소변 카드뮴 농도가 1.57배 높았지만, 간접흡연 노출군에서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증가는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혈중 카드뮴은 비교적 최근의 담배 연기 노출을 반영하는 반면, 소변 카드뮴은 신장에 장기간 축적된 카드뮴을 반영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뮴은 신장에 최대 30년까지 축적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동과 청소년에서는 담배 연기 노출 정도에 따른 카드뮴 농도 차이가 뚜렷하게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카드뮴이 평생에 걸쳐 축적되는 특성과 나이가 들수록 배출 능력이 감소하는 점이 성인에게서 더 뚜렷한 차이를 만든 것으로 해석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성별과 사회경제적 요인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모든 연령대에서 여성의 카드뮴 농도가 남성보다 높았고, 소득과 교육 수준이 낮거나 인종적 소수집단에 속한 사람들도 더 높은 카드뮴 노출 수준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러한 차이가 흡연 습관만으로 설명되기 어렵고, 주거환경이나 직업환경, 사회적·경제적 불평등과도 관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논문 교신저자인 노태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간접흡연이 암 등과 관련된 독성 금속 카드뮴의 장기적 축적을 증가시킬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호흡기 건강뿐 아니라 유해 환경오염물질의 체내 축적을 줄이기 위해서도 담배 연기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특정 시점의 자료를 분석한 횡단면 연구로, 간접흡연이 카드뮴 증가를 직접적으로 일으킨다는 인과관계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연구팀은 향후 사람들을 장기간 추적 관찰하는 후속 연구를 통해 담배 연기 노출과 카드뮴 축적, 만성질환 발생 사이의 관계를 더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간접흡연을 줄이기 위해 가정과 차량, 실내 사업장 등 밀폐된 공간에서의 흡연을 피하고, 흡연 후 옷이나 머리카락에 남은 잔류 담배 연기에도 주의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임신부, 어린이, 노인, 호흡기질환자 등 취약계층은 담배 연기 노출에 더 민감할 수 있어 생활공간에서의 금연 환경 조성이 중요하다.


부동희 기자 / [email protected]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