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집중조명8] 인간의 몸에 깃든 우주 (2)

우주의 운행을 거스르면 생기는 자연의 부작용
그에 대한 쓴소리는 가까운 곳에서 사람을 살피는 사람의 몫
  • 은현서 기자
  • 발행 2023-08-17 10:02

[사진=인스타그램 @koreamedicinedoctors]

['한의학' 이라고 하면 특별하거나, 생소할 것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 땅에서 함께한 의학인데도 말이지요. 오래전부터 함께 했다는 그 이유만으로 한의학은 매우 고전적인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거기에 더해 수술을 하지 않아 수동적인 의학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한의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곁에서 함께 걸으며 발전해 왔습니다. 그 발전을 인정받아 '한의학'을 영어사전에 검색하면 'Korea medicine' 이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여기, 더욱 건강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한의사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모든 병의 근본 치료' 라는 뜻의 'MOBON(모본)' 입니다. MOBON에는 같은 뜻을 가진 한의사들이 모여, 자신들의 임상연구를 공유하고, 현대사회의 질병에 대해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으로 많은 이들이 아프기 전에 쉽고 가깝게 한의원을 찾아 상담을 받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를 바랍니다.

평균 기대수명이 늘어난 현대 사회에 MOBON은 '한의학'이 더욱 사람들의 삶속으로 밀접하게 들어가 1차 진료기관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역할이 크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K-medicine의 길이 있다고 믿습니다.

주 2회, 월요일과 목요일 'MOBON'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 8월 14일 기사에서 이어집니다



쓴 소리는 한의사에게

동의보감 ‘소아’ 에는, ‘3세에서 10세 까지의 어린아이는 그 성품이나 기질을 보면 수명을 알 수 있다.’말한다. 거기에 더해 ‘어릴 때 식견과 지혜가 뛰어나면 장수하기 어렵고, 일찍 앉거나, 걷거나, 치아가 일찍 나거나 말을 일찍 하는 것은 모두 성품이 나쁘니 좋은 사람이 되지 못한다.’ 라고 하니, 현대의 눈으로, 것도 어린 아이를 둔 부모의 눈으로 보면 뭐 이런 다시 한 번 고리타분한 이야기냐고 화 내며 무시할 법한 이야기다. 이런 때 부모는 가만히 수의 도움으로 화를 내리고 경청해야 할 텐데 그렇지 못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어린아이가 모든 것이 빠르면 어른의 기대가 커진다. 아이가 옹알이를 했을 뿐인데, 아빠라고 했다며 천재 났다고 좋아하는 부모가 어디 한 둘인가. 그런데 하물며 아이가 글도 빨리 읽고, 셈도 빨리 한다면 이런 천재는 하늘 아래 없는 듯싶어, 기대감에 이른 교육을 시작한다. 세상에 대한 궁금증으로 수 없이 많은 ‘왜?’ 를 달고 살아야 하는데, 이른 교육 덕(?)에 영어를 배우고, 산수를 계산한다. 거기에 더 떠 영재교육 기관까지 다니면서 무던히 부모의 자부심을 키워주기 위해 애를 쓴다. 그렇게 자란 아이는 또래와 세상에 자연스럽게 단절되고 통하지 못한다. 어릴 때야 부모 말을 무조건 듣지만, 사춘기에 와서는 부모와 하루가 멀다 하고 싸운다. 부모는 말 한다. ‘우리 아이가 변했다’ 고.

아이가 변한 것이 아니라, 아이의 우주가 어린시절에 부모에 의해 깨진 것이다. 아이는 태어나서 대우주가 시키는 대로 먹고, 자고, 궁금증을 가지고 제 나이에 맞게 뛰어다니고 놀며 당당히 독립된 행성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자기 속도대로 돌아야 가장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 별의 항로를 인위적으로 바꾸었으니 아이 밖의 우주도, 아이 안의 우주도 다 흩어지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겠는가. 이것을 이미 오래전에 꿰뚫은 한 선지자가 '성품이 나빠 좋은 사람이 못된다'고 아이보다는 부모에게 ‘성품 좋은 아이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금은 더 쓴 소리를 한 것이다.

쓴 소리 하는 사람이 점점 사라지는 시대이다. 자본과 서비스가 교묘히 결합되어 달콤한 말과 인위적인 웃음, 말로만 하는 사랑 고백을 해야 자본으로 돌아오는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내 몸 안의 우주에 대해 백 날 이야기해 봤자, ‘별의 먼지’ 라는 과학 빠진 낭만에 혹 하는 사람들만 잔뜩이다. 별의 먼지 뒤에 숨겨진 거대한 우주, 대우주의 질서대로 돌아가는 하나의 소우주이며 자연 자체인 인간은 없어진 지 오래다.

24시간으로 환산한 지구의 역사 안에서 불과 몇 초 전에 출현한 인간이 자기 안의 우주를 뒤흔들어 질서를 혼란하게 하고, 그것도 모자라 지구의 온도를 높이며 대우주의 질서라는 ‘선’을 넘고 있다. 이래도 인간이 소우주가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는가? 그렇다면 누군가는 이제 쓴 소리를 할 때다.

자연의 때를 알고 인간이라는 행성의 항로를 아는, 인간의 한 생애와 소우주의 질서를 아는 유일한 존재인 ‘한의사’만이 선 넘는 소우주들의 항로를 쓴소리로 잡아주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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