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암, 진행 더디다고 덜 위험할까?

'착한 암', '거북이 암'등 좋은 별칭이 있어도 '암'
진행이 더디더라도 수술하고 회복에 힘써야
  • 정동묵 기자
  • 발행 2023-09-18 14:1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흔히 갑상선 암은 진행이 더디다는 이유로 ‘거북이 암’이라고 불린다. 또, 치명적이지 않고 수술 후 예후가 좋아 ‘착한 암’ 이라고 불린다. 그런 이유로 사람들은 '갑상선 암' 에 대해서 잘 모르면서 다른 암에 비해 별 거 아니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주변에 갑상선 암에 걸린 사람이 있다고 하면 가볍게 생각하고 다행이라는 등의 위로 아닌 위로를 해서 정작 암에 걸린 사람들이 당황하고 불쾌해 하기도 한다.

이러한 갑상선 암에 대한 별칭과 그로 인해 만들어진 생각은, 주변 사람 뿐 아니라, 당사자도 '갑상선 암' 에 대해서 방심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항간에 퍼져 있는 이런 말을 믿고 발병했을 때 빠른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갑상선암도 다른 암종과 마찬가지로 위험한 암이 된다. 치료 시기를 놓쳐 분화도가 악화되거나, 목의 전면부라는 발생위치 때문에 임파선, 기도나 식도, 심장과 뇌로 이어지는 주요 혈관 등으로 전이될 수 있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온다.


아무리 좋은 별칭이 있어도 '암'은 '암'이다. 주의하고 치료하고 관리가 필요한 갑상선암의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남성보다 여성이 많고, 60세 이하 연령대에 많아

보건복지부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0년 갑상선암 발생자수는 29,180명으로 암 중에서 가장 많은 발생자수를 기록했다. 여성이 남성보다 많았고 다른 암종의 발생자수가 대부분 60세 이상 연령대에 분포한 것과 비교하면 젊은 연령대에 발생자수가 많았다.  40~49세 사이의 연령대에 5,737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다음 많이 분포한 연령대는 50~60세가 5,397명, 30~39세가 4,273명 순 이었다. 다음은 60대, 20대 순이다.

이렇게 여성 발병률이 높은 이유는, 여성은 생리나 임신 등으로 여성호르몬이 변하는데, 이때 갑상선 호르몬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갑상선 질환 위험도가 높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갑상선암이 젊은 연령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명확한 원인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다만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젊은 연령대에서도 빨리 암을 발견하게 된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갑상선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없어 대부분 건강검진을 통해 발견된다. 먼저 갑상선초음파 검사를 통해 결절의 유무를 확인한다. 발견된 결절이 미세석회, 저에코 침상형, 키가 큰 모형 등이 있을 때 암의 위험도가 높다. 이상 소견 결절이 발견된 경우, 세침흡인세포검사를 통해 갑상선암 여부를 진단한다.

갑상선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지만, 암이 진행되면 몇 가지 전조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목소리가 변하거나, 목을 만졌을 때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숨쉬기가 힘들게 압박 증상이 느껴지는 경우는 반드시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다른 암종에 비해 예후 좋아 초기·말기로 구분, 발견하면 수술적 치료가 원칙

갑상선암은 ‘거북이 암’이라는 대표적인 별칭이 있다. 갑상선암이 진행이 더디고 예후가 좋아서 4기여도 웬만한 다른 암종의 1~2기보다 오래 생존한다는 이유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 그렇지만 갑상선암도 의학적으로는 1~4기까지 분류하고 말기인 4기는 더 세부적인 구분 단계가 존재한다.다만 건강검진이 보편화되어 대부분 초기에 갑상선암이 발견되고 있고, 진행이 더디고 예후가 좋은 특징 때문에 병기의 세세한 구분이 다른 암종에 비해서 대중적이지 않은 것 뿐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갑상선암이 진행 속도가 더디다곤 하지만 '암'이다. 암을 착하다 나쁘다라고 수분할 수는 없다. 특히 분화도가 나빠진 암의 경우는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갑상선암은 수술적 치료가 원칙이다. 미세 암이라도 재발률이 20%에 이르고, 임파선이나 기도, 식도, 뇌와 심장으로 가는 주요 혈관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다면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면 의사와 충분한 상의 후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기존의 갑상선암 수술은 목 부위를 약 5cm 정도 절개하여 수술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목에 상처 없이 내시경/로봇을 이용하여 수술한다. 내시경/로봇수술은 수술 부위를 열지 않는다. 대신에 겨드랑이 등의 부위에 작은 구멍을 뚫고 여러 가지 내시경 수술 장비를 집어 넣은 뒤, 화면으로 환부를 보면서 수술 부위를 절제한다. 특히 로봇수술은 내시경으로 접근하기 어려운 부위도 여러 각도로 움직이는 로봇팔을 이용하여 수술이 가능하다. 겨드랑이와 유두를 통한 접근법부터 귀 뒤편 후이개를 통한 접근법, 입 쪽으로 들어가는 경구강 접근법까지 흉터를 남기지 않는 여러 가지 수술 방법들이 개발되어 있다.

김·미역·다시마 등 요오드 함유 해조류, 발병 원인 아냐

갑상선암은 방사선 노출 외에 알려진 원인이 없다. 따라서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 역시 따로 있지 않고 일반적인 다른 암 예방을 위한 생활수칙으로 알려져 있는 것들을 지키면 된다. 특히 수술 이후 식사에 대한 문의가 가장 많은데, 특별히 주의가 필요한 음식은 없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해조류를 먹으면 안된다고들 알고 있다. 김, 미역, 다시마 등 요오드가 많이 함유된 해조류를 피해야 한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방사성 동위원소 치료 시 치료를 돕고자 2주간 해조류 섭취를 제한하는 내용이 와전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따라서 갑상선암도 다른 암과 마찬가지로 균형 잡힌 식단을 골고루 섭취하여 좋은 영양 상태를 유지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적절한 운동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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