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집중조명 18] 가까운 한의원으로 가세요 (1)

한의원은 기본적인 1차 진료기관
일상에서 크고 작은 병으로 아플 때 가는 '의원'
  • 은현서 기자
  • 발행 2023-09-25 16:26

[사진=사진=인스타그램@koreanmedicinedoctors]

['한의학'은 오래전부터 '사람'고치는 의학이었습니다. 단순히 '현상'에만 집중하여 '병'만 치료하는 것이 아닌, '병'이 생기게 된 원인을 생각하고 생활습관과 환경에 더 집중한 의학입니다.
한의학은 그래서 특별하거나 생소하거나 예스러운 의학이 아닙니다. 매우 현대적인 개념의 '예방의학'에 주력한 의학입니다. 아프고 난 후에 병원에 가는 것은 이미 늦은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예방의학은 더욱이 개개인의 체질에 맞춰 개별처방으로 나타났습니다.

한의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곁에서 함께 걸으며 발전해 왔습니다. 그 발전을 인정받아 '한의학'을 영어사전에 검색하면 'Korean medicine' 이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여기, 더욱 건강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한의사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모든 병의 근본 치료' 라는 뜻의 '모본' 입니다. '모본'에는 같은 뜻을 가진 한의사들이 모여, 자신들의 임상연구를 공유하고, 현대사회의 질병에 대해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으로 많은 이들이 아프기 전에 쉽고 가깝게 한의원을 찾아 상담을 받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를 바랍니다.

평균 기대수명이 늘어난 현대 사회에 '모본'은 '한의학'이 더욱 사람들의 삶속으로 밀접하게 들어가 1차 진료기관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역할이 크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K-medicine의 길이 있다고 믿습니다.

주 2회, 월요일과 목요일 '모본'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가까운 한의원으로 가세요

"한의원은 뭘 해요?"


아프면 동네 의원부터 찾아가지 한의원을 가 보겠다고 생각한 일이 없는, 일반적인 사람들의 질문은 보통 이렇다. 한의원이 한방의사가 치료를 하는 곳인 줄은 알겠는데, 한의원이 뭐 하는 곳인지 구체적으로 생각하면 뭐 하는지는 잘 모른단다. 그도 그럴것이 한의원 앞에는 다른 의원들처럼 피부과, 내과, 산부인과..등의 과가 쓰여 있지 않다. 그러니 뭘 하는지 모를 법하다.


이럴 때는 되묻는다. ‘한의원’이라는 단어에 ‘한’이라는 한 글자만 떼어내 ‘의원’이 무엇하는 곳이냐고. 그러면 금방 대답이 돌아온다. ‘아프면 가는 곳이죠. 아픈 부위에 따라 어느 의원을 가느냐가 다르긴 하지만, 아프면 가서 진단받고, 약 받고.’ 누구나 흔히들 알고 있는 정도로 대답한다. 그러면 그 대답에 말 해 준다. 한의원도 같아요. 이 대답을 들은 사람은 또 묻는다.
‘진맥하고, 침 놓고, 기가 허 하하고 한약 지어주지 않아요? 그러니까, 한의원은 뭘 해요?’
‘한’ 이라는 한 글자를 빼고 ‘의원’을 강조하며 질문까지 했는데도 이렇다. 진이 빠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어쩌다가 한의원은 이런 인식이 심긴걸까. 이번에는 '닥터-K'들이 자답할 때이다. 스스로 답을 하는 것은 현업에 몸 담고 있는 로컬의 한의사들이 한의원에 대한 정체성을 밝히는 일이다. 한의원은 무엇을 하는가.


"한의원은 다 해요."
말 하면서도 갸우뚱, 의문이 생긴다. 이렇게 말하면 무언가 한의원은 만병통치를 하는 곳 같은 생각이 든다. 스스로 만병통치를 하지는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대답을 조금만 바꾸어 다시 말 할 수 있다.
"한의원은 기본적인 1차 진료를 다 해요."
이 대답이면 스스로도 익히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분명히 밝힌 데다가, 충분히 누가 들어도 쉽게 이해한다. 듣는 이는 ‘그럼 가정의학과 같은 곳이군요!’ 심지어 이렇게 현답까지 내 놓는다. 그리고 이 대답에서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신비주의가 사라진다. 만병통치를 하며 몇 달 씩 누워있던 사람을 벌떡 일으켰다는 기적급의 치료에 대한 신비주의가.

한의학이 가지고 있는 만병통치의 재능, 또는 난치병을 고쳐냈다는 신비주의는 신비주의가 아니다. 실제로 현대로 와서 정립되어 시작된 1세대 한의학은 난치병에 집중한 바가 있다. 무엇도 시장의 원칙을 거스르기가 쉽지 않다.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다르거나, 남 안하는 것을 노리는 틈새시장에 집중하기 마련이다. 그러다보니 한의학은 현대의학이 하지 않거나, 포기한 질병 또는 외과적인 수술을 원치 않는 병자들에게 치료를 했고, 몸의 전체적인 순환과 밸런스에 초점을 맞춘 한의학의 치료는 흔치 않은 효과를 냈다. 그러자 한의학은 난치병의 재능이 있는 것 처럼 비춰졌다.


세상은 시류를 따라간다. 성하여 일어났던 것들이 시류에 밀려 더 이상 성하지 않아 사그라들고, 예전에는 이름도 없던 것들이 역주행을 하기도 한다. 이 모든 것들은 시대가 원하는 일이다. 시대의 니즈에 따라 한의학도 변했다. 이제는 더 이상 예전처럼 난치병에 집중하지 않는다. 조금 더 사람들의 삶에 파고들어 일상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한 번 박힌 인식은 좀처럼 개선되기 어렵다. 전통을 지키면 고리타분하다고 하고, 현대를 따라가면 왜 전통을 잇지 않느냐고 한다. 이쯤에서 우리의 닥터-케이 들은 우왕좌왕 한다. 중심을 잘 잡고 학교를 졸업하여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닥터-케이로 독립하면서는 중심의 힘을 자꾸 잃는다. 오며가며 던지는 한 마디에 겉은 아무렇지 않은 척 하지만 이미 속은 휘청인다.

왜 칼은 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하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 질문에 대해 답을 하려면 조금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데, 한의학이 주류에서 뒤쳐지게 된 것은 일제 강점기무렵, 서양의학이 들어서면서부터 였다. 그 이후부터 한의학은 이전에 받았던 시선과는 다른 시선을 받아왔다. 전통의학으로서의 입지가 휘청이는 정도의 시선을 받아 한의학 스스로도 자신들을 낮춰 생각하기도 하였다. 오랜 시간동안 지금의 수준으로 입지를 굳히기 위해서 한의학계는 애를 써 왔다.
한의학이 주류 의학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한의학은 칼을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칼을 들지 않는다. 한 마디로 수술을 하지 않는다는 것인데, 수술을 하지 않는 하나의 이유를 가지고 그동안 한의학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높고 깊은 의학의 세계에 비해서 낮은 대우를 받아왔다. 현업에서 일 하는 닥터-케이 들도 이러한 질문을 받는 것은 속이 편치만은 않은 일이다.

'모본 임상연구'는 이에 대해 젊은 '닥터-K' 들에게 말한다. 이런 질문들에 대해 속 불편해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보자. 살면서 우리가 걸리는 병들 중에 칼을 대야 하는 병이 얼마나 있을까? 사람들이 병에 걸렸을 때 다들 칼을 대야 한다면 세상 곳곳이 병원이어야 할 일이다. 다행히도 사람들은 칼을 몸에 대어 수술을 해야 하는 병에 많이 걸리지는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술이 없어도 되는 정도의 병을 앓고, 약을 먹고 회복한다. '모본'의 연구진이 집중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이다. 수술이 아니라, 약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장 정확한 진단을 하고 적절한 처방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10월 5일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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