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끊으면 살 찐다"....이유 있었다.
英 대학 연구 발표…8만3000여명 분석
"흡연자-비흡연자 식사량·식습관 차이"
금연은 자연스럽게 체중 증가를 동반하기도 한다. 그 정도가 심해서 금연을 고민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왜 이런 걸까?
주로 기초대사량이 감소하는 이유와, 금연에 의한 스트레스를 체중 증가의 원인으로 봤었지만, 최근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덜 먹고 덜 건강한 식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러프버러대와 레스터대 연구팀은 13일 이탈리아 베네치아에서 열린 유럽비만연구협회(EASO) 학회(ECO)에서 영국 성인 8만여 명을 대상으로 흡연과 섭식 행동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흡연자가 비흡연자보다 식사량이 적고 건강한 식습관을 갖지 않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과거에도 연구를 통해 흡연자는 보통 비흡연자보다 체중과 체질량지수(BMI)가 낮고 금연이 체중 증가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사람들이 식욕과 체중 조절을 위해 담배를 피우기도 한다는 것을 시사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니코틴이 식욕을 억제하고 섭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있지만 흡연과 섭식행동 간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영국 의료 자선단체 너필드헬스(Nuffield Heath)가 2004~2022년 건강평가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한 18세 이상 8만3781명의 데이터를 이용해 흡연과 식습관 및 식이 행동의 연관성을 들여다봤다. 흡연자는 6454명, 비흡연자는 7만7732명이었다. 참가자들은 나이, 성별, 평소 식습관, 사회경제적 지위, 체질량지수 등을 제공했다.
분석 결과 흡연자는 식사를 거를 가능성이 연령연령·성별·사회경제적 지위 등 요소를 제외하고도 비흡연자보다 2.16 배 높았고, 3시간 이상 아무것도 먹지 않는 행동의 비율도 비흡연자보다 50%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식사 사이 간식을 먹는 확률도 35% 낮았고, 기분전환으로 음식을 먹는 확률 19%, 지루함을 달래려 음식을 먹는 확률은 14% 낮았다. 식사 사이에 또는 디저트로 단 음식을 먹을 확률도 8~13% 낮았다.
그러나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비교적 덜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연자는 튀긴 음식을 먹을 확률은 8% 더 높았고, 음식에 소금과 설탕을 넣어 먹을 확률은 각각 70%, 36% 더 높았다. 연구팀은 음식에 소금과 설탕을 첨가할 가능성은 여성보다 남성이 더 높았다며 이는 남성 흡연자가 여성 흡연자보다 덜 건강한 식습관에 더 취약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가 흡연자가 금연 후 체중이 증가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으며, 금연을 시도하는 흡연자에게 영양 및 체중 관리 지원을 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책임자인 러프버러대 스콧 윌리스 박사는 "흡연이 섭취량 감소와 튀긴 음식 섭취, 소금·설탕 첨가 등 식단의 질 저하 등과 관련이 있음을 보여 준다"며 "금연 때 흡연자에게 흔히 나타나는 체중 증가의 원인을 밝히고 그에 대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