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내뱉는 "XX", 욕설 한 마디가 통증 줄여준다

적절하게 사용하는 욕, 통증 완화와 더불어 체력과 자신감 증진
  • 박은서 기자
  • 발행 2024-07-04 17:23

[사진=게티이미지]


통증이 심할 때 시원하게 욕을 하면 실제로 통증이 덜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통증과 감정이 깊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규 교수는 “우리 몸은 통증을 스트레스로 인식한다”며 “욕으로 통쾌한 기분이 들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분비량이 줄어 통증이 경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된 연구도 있다. 영국 킬대학교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누어 한 그룹은 욕설을 하도록 하고, 다른 그룹은 평범한 단어를 말하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얼음물에 손을 담그고 고통을 견뎌야 했다. 결과적으로 욕설을 한 그룹이 평범한 단어를 말한 그룹보다 평균적으로 45초 더 오래 견뎌냈다. 연구팀은 욕설이 진통 효과가 있는 신경전달물질인 엔도르핀 분비를 촉진한다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점은 욕설이 체력과 자신감을 증진시키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킬대학교 연구팀은 학부생 174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욕설이 신체 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욕설을 반복한 참가자들은 의자를 이용한 팔굽혀펴기를 더 오래 수행하고, 풍선을 더 크게 부풀릴 수 있었다. 연구팀은 욕설이 일상적인 두려움과 걱정을 줄이고, 체력과 자신감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욕이 좋은 진통제가 될 수는 없다. 가천대 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배승민 교수는 “욕이 습관화되면 처음의 강력한 통쾌함을 느끼기 힘들어지고, 결국 더 심한 욕을 찾게 되어 분노와 스트레스를 증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욕 대신 소리를 내어 크게 웃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웃음은 엔도르핀 외에도 진통 효과가 있는 엔케팔린, 옥시토신 등의 신경전달물질 분비를 촉진한다. 웃음은 약 231가지 근육을 움직여 좋은 호르몬 분비를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욕설은 적절하게 사용할 경우 통증을 완화하고 체력과 자신감을 증진시키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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