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비에 ‘꽈당’ 한순간 방심이 골절로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5-10-16 11:30

▲ 잦은 가을비로 낙상사고가 늘면서, 노년층의 안전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셔터스톡]

도움말: 이희성 정형외과 전문의(울산엘리야병원 관절척추센터 과장)


가을비가 길어지면서 낙상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노년층은 근력과 균형 감각이 떨어져 있어, 작은 방심이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울산 북구의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60대 후반 여성 A씨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 분리수거를 위해 집을 나섰다가 사고를 당했다. 비가 내리는 것을 확인했지만 귀찮다는 이유로 우산을 챙기지 않은 채 슬리퍼를 신고 종이박스를 머리에 받치고 달리다 미끄러져 넘어졌다. 그 결과 손목이 골절돼 응급수술을 받고 입원치료 중이다.

미끄러운 바닥, 특히 노년층 낙상 위험 커

올가을은 여름 장마를 방불케 할 만큼 비가 잦다. 외출이 늘어나는 계절적 특성상 빗길 낙상사고 위험도 높아졌다.


노인은 노화로 인해 뼈와 근육이 약해지고 균형 감각과 순발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작은 미끄러짐도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비 오는 날 건물 입구는 우산을 펴고 접는 과정에서 바닥이 쉽게 젖는다.


대리석이나 매끄러운 타일이 깔린 로비나 복도는 마찰력이 줄어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도로 경계석, 계단, 배수구 등도 위험 구역이다. 높은 굽의 신발은 배수구 틈에 끼거나 균형을 잃기 쉬워 피하는 것이 좋다.

넘어졌다면 통증 확인 후 즉시 병원 방문해야

낙상 후에는 먼저 통증 부위와 출혈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단순 타박상이라면 안정과 냉찜질로 회복될 수 있지만, 손목이나 팔, 다리에 강한 통증이 있거나 부기가 심하면 골절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는 무리하게 움직이지 말고 119의 도움을 받아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넘어질 때 본능적으로 손을 짚는 경우가 많다. 이때 체중이 손목과 아래팔로 쏠리면서 골절이 자주 발생한다.


초기 통증을 가볍게 여기고 파스나 진통제를 바르고 넘기면, 며칠 후 통증과 부기가 심해져 뒤늦게 골절로 진단받는 사례도 많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뼈 주변 조직이 손상되거나 신경 압박 등 후유증이 생길 수 있다.

손목이 심하게 붓거나 통증이 지속된다면 엑스레이나 CT 등 영상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비 오는 날 외출 자제하고 미끄럼 방지 신발 착용해야


이희성 정형외과 전문의(울산엘리야병원 관절척추센터 과장)는 “노인은 골다공증 등으로 뼈가 약해 작은 충격에도 손목, 척추, 대퇴부 골절이 잘 생긴다”며 “골절 후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장기 입원으로 전신 건강이 악화될 위험이 크므로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낙상 예방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 과장은 또 “손, 엉덩이, 척추가 심하게 붓거나 아픈데도 ‘넘어졌으니 당연히 아프다’며 참고 지내는 경우가 있다”며 “이럴 때 신경 손상이나 변형이 진행될 수 있으니 반드시 병원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낙상사고를 예방하려면 비 오는 날 외출을 최소화하고, 불가피한 경우 투명한 우산으로 시야를 확보하며 미끄럼 방지 신발을 착용해야 한다.


또한 물웅덩이나 배수구 근처를 피하고, 계단을 이용할 때는 반드시 손잡이를 잡는 습관이 필요하다.


평소에는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고, 비타민 D와 칼슘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해 골밀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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