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디지털헬스 문해력’ 취약…“건강불평등 현실화”

디지털헬스 앱이 일상화되고 있지만 정작 건강관리가 절실한 고령층이 이를 활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 4명 중 1명은 디지털 환경에서 건강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능력이 부족해 건강격차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3일 삼성서울병원 연구팀(조주희 임상역학연구센터 교수·윤정희 암환자 삶의 질 연구소 교수)은 국내 성인 27.8%가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Digital Health Literacy)’가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전국 성인 1041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55세 이상은 대면 방식으로 참여해 현실적 사용 능력을 반영했다.
연구팀이 개발한 ‘디지털 헬스 리터러시 평가도구(DHTL-AQ)’에서 전체 평균 점수는 73.8점이었으나, 문해력이 낮다고 분류된 그룹의 평균은 31.5점에 불과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는 디지털 건강 문해력이 높은 사람의 비율이 22%에 그쳤고, 저소득층과 무직 등 사회적 취약계층에서도 낮은 수준이 두드러졌다.
세부 분석에서는 건강 관련 앱을 제대로 찾지 못한 사례가 대부분이었고, 앱을 찾더라도 실제로 회원가입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문해력 낮은 그룹은 건강 앱을 검색하는 과정에서 상당수가 실패했고, 회원가입 절차에서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으며 디지털헬스로 진입조차 어려운 현실이 드러났다.

연구팀은 “기술 접근 단계에서부터 격차가 발생하면 건강정보 활용의 불평등이 이후 더 크게 확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주희 교수는 “연령과 사회경제적 조건에 따라 건강정보를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적용하는 역량 자체에서 뚜렷한 격차가 나타난다”며 “고령층·취약계층 중심의 맞춤형 디지털 역량 교육, 높은 가독성과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검증된 건강정보 제공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부문 교육 프로그램과 의료현장의 안내 서비스 강화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디지털 시대에는 기술을 다루는 능력 자체가 건강을 지키는 능력”이라며 미래 정책 논의의 확대를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질병관리청과 보건복지부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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