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바람에 심장이 덜컥” 부정맥, 조기 진단이 생명 지킨다

도움말: 차명진 심장내과 전문의(서울프라임하트내과 원장)
“가슴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 들고, 숨이 막히는 듯했어요. 잠깐 앉아 있으면 괜찮아지길래 대수롭지 않게 넘겼죠.”
60대 직장인 김모 씨는 최근 출근길에 갑작스러운 두근거림과 어지럼증을 느꼈다. 피로 탓으로 여겼지만 증상은 점점 잦아졌고, 결국 병원을 찾은 그는 ‘심방세동(부정맥의 일종)’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조기에 발견해 약물치료로 큰 합병증은 막을 수 있었지만, “조금만 더 늦었으면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는 의사의 말에 안도했다.
◇ 초겨울, 부정맥 위험 급증…술 한 잔에도 심장 리듬 흔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심장에 무리가 가는 환자가 늘고 있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오르며 심장이 불규칙하게 뛰는 ‘부정맥’ 증상이 잦아진다. 
실제 보건의료 빅데이터에 따르면 부정맥 환자는 지난해 50만1493명으로 2020년 대비 25% 증가했다.
차명진 서울프라임하트내과 대표원장은 “겨울은 심장을 긴장시키는 계절로, 추위로 인한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이 심장에 부담을 준다”며 “특히 술 한 잔만으로도 심장이 불안정하게 뛰는 ‘심방세동’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 부정맥, 단순 두근거림 아닌 ‘뇌졸중·돌연사’ 위험 신호
부정맥은 심장의 전기 신호 전달 체계에 이상이 생겨 맥박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빠르게 뛰는 ‘빈맥’과 느려지는 ‘서맥’ 모두 포함된다. 
대표적인 형태인 심방세동은 심장이 불규칙적으로 수축하면서 혈류가 정체되고 혈전이 생기기 쉬운 상태다. 이렇게 형성된 혈전이 뇌혈관을 막으면 뇌졸중을 유발할 수 있다.
문제는 증상이 없거나 경미해 조기 진단이 어렵다는 점이다. 전체 심방세동 환자의 30%는 두근거림이나 어지럼증이 거의 없어 치료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차 원장은 “심방세동 환자는 일반인보다 뇌졸중 위험이 5배 이상 높다”며 “가슴이 두근거리거나 맥박이 불규칙하게 느껴진다면 피로로 넘기지 말고 반드시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조기 진단이 골든타임” 심전도·홀터 검사로 확인해야
부정맥은 초기에 발견하면 약물치료나 시술을 통해 충분히 조절이 가능하다. 
심전도(ECG) 검사를 통해 부정맥의 형태를 확인하며, 증상이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경우 홀터 검사나 패치형 웨어러블 심전도 검사를 통해 장기간 모니터링하여 진단 정확도를 높일 수 있다.
차 원장은 “심장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증상이 짧고 가볍더라도 반드시 기록을 남겨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며 “특히 65세 이상이거나 고혈압·당뇨병이 있다면 증상이 없어도 1년에 한 번은 심전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과로·과음 피하고 규칙적 생활로 예방
부정맥 예방을 위해서는 ▲과로와 수면 부족을 피하고 ▲과음·흡연·카페인 과다 섭취를 삼가야 한다. 겨울철에는 체온 유지를 위해 과도한 활동보다 규칙적인 가벼운 운동이 도움이 된다.
차 원장은 “심장의 리듬은 아주 작은 생활 습관에도 영향을 받는다”며 “술 한 잔, 스트레스, 코골이, 수면 부족이 심장의 전기적 균형을 깨뜨릴 수 있다. 평소 꾸준한 관리와 조기 검진만이 돌연사를 막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기온이 뚝 떨어진 초겨울, 심장이 보내는 미세한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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