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세계가 주목하는 발효 건강식품…과학적 효능은?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5-11-21 14:21

▲ 11월 22일 ‘김치의 날’을 앞두고, 발효 건강식품으로 재조명된 김치가 세계적 관심 속에 수출까지 크게 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11월 22일 ‘김치의 날’을 앞두고, 한국의 대표 음식 김치가 세계적으로 더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단순한 매운 반찬이 아니라, 발효 과학이 담긴 건강식품으로 평가되면서 글로벌 수출도 꾸준히 상승세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2014년 8,403만 달러였던 김치 수출액은 2024년 1억6,357만 달러로 10년 만에 94.6% 증가했다.


김치 수출국도 2011년 60개국에서 지난해 95개국까지 확대됐다. 최근 CODEX 총회에서는 ‘kimchi cabbage’라는 명칭이 세계 김치 규격 주원료명에 추가되며 한국 김치의 국제적 위상이 한층 강화됐다.

대상 ‘종가’와 CJ제일제당 ‘비비고’ 등 국내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가운데, 각국 식문화를 반영한 현지화 상품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양배추·당근 등 서구권 선호 채소를 이용한 김치, 맵기를 낮춘 제품, 비건·할랄 인증 제품까지 김치의 세계적 확장세가 뚜렷하다.

김장은 왜 특별할까?

한국의 김장문화는 공동체적 가치를 인정받아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초겨울, 이웃과 가족이 모여 김치를 만들고 나누는 과정은 단순한 식품 준비를 넘어 공동체 정신을 상징하는 문화로 자리 잡았다.

또한 김치는 오랜 세월 한국인의 식탁을 지켜온 필수 반찬이다. 삼국시대 기록에도 등장할 만큼 역사가 깊고, 현대에는 발효 식품으로서 건강 기능이 과학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김치의 과학적 건강 효과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김치는 다양한 생리활성 성분과 유산균을 함유하고 있어 여러 건강상 이점이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 항산화 및 면역 기능 개선
김치 유래 유산균은 세포·동물실험에서 항산화, 면역 기능 개선, 알러지·아토피 반응 저감 등에 긍정적 영향을 보인 연구들이 보고돼 있다.

▲ 혈중 지질 개선
임상연구에서도 김치의 섭취량에 따라 혈중 지질 수치가 개선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하루 210g 정도의 김치를 일주일간 섭취했을 때 공복혈당과 총콜레스테롤이 낮아졌으며, 동결건조 김치 분말을 섭취한 경우에도 중성지방·LDL 감소와 HDL 증가가 관찰됐다.

▲ 장내 미생물 환경 개선

하루 150~200g 수준의 김치 섭취는 장내 유해 미생물의 증식을 억제하고 유익균 증가를 돕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김치를 먹는 기간에는 유익효소가 증가하고 유해효소는 감소하는 변화도 관찰됐다.

▲ 비만·대사 건강 개선
숙성된 김치를 꾸준히 섭취한 과체중·비만 대상자에게서 체지방률, 혈압, 공복혈당, 총콜레스테롤 감소 효과가 확인됐다. 당뇨 전 단계 성인에서도 체중과 BMI, 허리둘레 감소가 보고된 바 있다.

“김치가 고혈압을 유발한다?”…과학은 다르게 말한다


김치가 짠 음식이라는 인식 때문에 고혈압을 유발한다는 오해가 널리 퍼져 있지만,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이는 과학적 근거와 다르다.


한국인 5,932명을 12년간 추적 조사한 연구에서는 김치 섭취량과 고혈압 발생 사이에 연관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연구진은 김치 속 유산균, 칼륨, 식이섬유, 파이토케미컬 등이 나트륨을 체외로 배출하는 데 도움을 줘 overall 균형을 맞추는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우리가 실제로 많은 나트륨을 섭취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은 김치가 아니라 라면·햄 등 가공식품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1회 제공량 기준 나트륨 함량은 배추김치 232mg, 치즈 226.8mg, 햄 1,080mg, 라면 1,933mg으로 김치보다 가공식품에서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는 집집마다 맛이 다른 ‘백가백색’ 음식이다. 공장 제품이 늘어도 가정마다 비법이 남아 있어 김치의 다양성은 여전하다.


김치의 해외 인기는 점점 커지고 있지만 국내 소비는 줄고 있어 산업계와 정부는 김치의 문화적 가치와 건강성을 알리는 데 힘을 모으고 있다. 이제 김치는 전통을 넘어, 세계가 찾는 건강식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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