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은 충분한데 왜 늘 피곤할까

“잠을 많이 잤는데도 왜 이렇게 피곤할까?”
하루 7~8시간 이상 잠을 자고도 아침에 개운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반대로 5~6시간만 자고도 “괜찮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두 경우 모두 수면의 ‘착각’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수면 시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깊고, 끊김 없이 잤는지, 즉 수면의 질이다.
많이 자도 피곤한 사람들, 몸에서 벌어지는 일
충분히 잠을 자도 피로가 풀리지 않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는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이다.
수면 중 기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막히면 호흡이 잠시 멈추고, 이 과정이 밤새 반복되면서 뇌와 전신의 산소 공급이 불안정해진다. 겉보기에는 오래 잔 것처럼 보여도, 몸은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상태가 된다.
이비인후과 전문의들은 비중격만곡증처럼 숨길 자체가 좁아지는 구조적 문제도 코골이와 수면무호흡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비만, 목 주변 지방 증가, 혀 비대 등이 겹치면 깊은 잠 단계가 자주 깨지고, 다음 날까지 피로가 이어진다. 낮 동안 졸림,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기분 변화가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수면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은 질환만이 아니다.
입으로 숨 쉬는 습관, 취침 전 스마트폰 사용으로 인한 블루라이트 노출, 늦은 시간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 활동량 부족, 탈수, 불규칙한 취침·기상 시간 등도 깊은 잠을 방해한다. 이런 요인들이 쌓이면 “많이 잤는데도 피곤한 상태”가 만성화된다.
“적게 자도 괜찮다”는 느낌, 왜 생길까
반대로 잠을 적게 자도 버틸 수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몸이 괜찮아서가 아니라, 몸이 적응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수면 부족이 반복되면 뇌는 피로 상태를 새로운 기준선으로 인식하게 된다. 집중력 저하나 감정 기복, 만성 피로가 ‘원래 이런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스트레스 상황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과 아드레날린 역시 피로를 일시적으로 가린다. 각성 상태를 유지해 “괜찮은 것처럼” 느끼게 만들지만, 실제로는 염증 반응과 심혈관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일부 사람들은 짧은 시간 안에 깊은 잠에 드는 ‘수면 효율’이 높아 덜 피곤하게 느낄 수 있지만, 이것이 최적의 건강 상태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의학적으로 성인의 7~9시간 수면은 선택 사항이 아니라 뇌·심장·면역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 조건에 가깝다.
수면 시간이 부족한 상태가 장기화되면 우울·불안, 사고 위험 증가, 면역력 저하, 고혈압·당뇨·심혈관 질환 위험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수면은 참는 문제가 아니라 치료와 관리의 영역
잠을 많이 자도 피곤하거나, 적게 자도 괜찮다고 느낀다면 단순한 체력 문제로 넘기기보다 수면의 질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
코골이, 수면무호흡증이 의심될 경우에는 수면다원검사 등을 통해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습관 역시 함께 점검해야 한다.
수면은 의지로 버티는 문제가 아니다. 몸이 스스로 회복할 시간을 확보해 주는 가장 기본적인 건강 관리다. “괜찮다”는 느낌보다, 몸이 실제로 회복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수면을 다시 바라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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