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어렵고 자주 깬다면 불면증 신호일 수 있다

도움말: 윤지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
잠들기까지 한 시간이 넘게 걸리고, 새벽에 여러 번 깨는 날이 이어지자 50대 직장인 A씨는 “나이 들면 다 그런 거겠지”라며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수개월째 수면 부족이 이어지면서 낮 동안 집중력이 떨어지고 두통과 피로가 심해졌고, 결국 병원을 찾았다. 진단은 ‘만성 불면증’이었다. 단순한 생활 불편으로 여겼던 수면 문제가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확인된 것이다.
잠을 설친 다음 날 컨디션이 나빠지는 경험은 누구나 한다. 그러나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거나, 이른 새벽에 깬 뒤 다시 잠들지 못하는 상태가 반복된다면 불면증 가능성을 점검해야 한다.
특히 이러한 수면 문제가 일상이 되면 신체 회복과 정신 건강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수면은 단순한 휴식 시간이 아니라 단계별로 서로 다른 기능을 수행한다.
깊은 수면 단계인 서파수면은 신체 회복과 면역 기능, 뇌 노폐물 제거에 관여하고, 렘수면은 감정 조절과 기억·학습 과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균형이 깨지면 피로 누적은 물론 정서 불안과 인지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불면증은 한 가지 원인으로 발생하기보다 여러 요인이 겹쳐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취약성, 스트레스나 통증 같은 촉발 요인, 그리고 잘못된 수면 습관이 지속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불면이 만성화된다.
졸리지 않은 상태에서 침대에 오래 머물거나, 잠자리에서 스마트폰이나 TV를 보는 행동, ‘오늘은 꼭 자야 한다’는 강박적인 걱정, 과도한 낮잠 등은 대표적인 지속 요인으로 꼽힌다.
수면 환경도 불면증에 영향을 준다. 주변 온도가 너무 높거나 낮으면 깊은 수면으로 들어가기 어렵고, 습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아도 수면 중 각성이 늘 수 있다. 계절과 일조량 변화에 따라 수면 시간과 구성 자체가 달라질 수 있다는 보고도 있다.
윤지은 순천향대 부천병원 신경과 교수는 “불면증에서는 잠들어야 할 시점에도 뇌의 각성 신호가 충분히 억제되지 않아 수면 전환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이는 스트레스 같은 심리적 요인뿐 아니라 신경 전달물질 조절 이상과도 연관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치료 접근 역시 단순히 수면제에 의존하는 방식보다는 단계적인 관리가 권고된다. 만성 불면증의 경우 자극조절요법, 수면제한요법, 이완훈련 등 인지행동치료가 우선 고려된다.
약물 치료는 필요 시 적절한 용량을 단기간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장기간 복용이나 여러 수면제를 동시에 사용하는 경우 인지 기능 저하나 낙상 위험이 커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깊은 수면이 줄고 멜라토닌 분비가 감소해 수면이 쉽게 끊길 수 있다. 여기에 만성 질환, 통증, 야간뇨, 복용 중인 약물 등이 더해지면 수면의 질은 더욱 떨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 넘기기보다, 동반 질환과 수면 상태를 함께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숙면을 위해서는 규칙적인 기상 시간 유지, 낮 동안의 가벼운 활동과 햇볕 노출, 늦은 오후 이후 낮잠 피하기, 취침 전 카페인·음주 제한, 스마트폰·TV 등 강한 빛 자극 줄이기 등 기본적인 생활 습관 관리가 도움이 된다. 침실 환경 역시 조용하고 어둡게 유지하고, 온도와 습도를 적절히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윤 교수는 “수면장애는 단순한 불편함을 넘어 심혈관질환이나 대사 질환, 신경계 질환과도 연관될 수 있다”며 “잠을 못 자는 상태가 지속된다면 조기 진단과 체계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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