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부족, 장내 미생물 교란으로 대장암 악화·항암 효과 저하

“수면·식습관 관리가 치료 성과 좌우”…장내 환경 관리 중요성 부각

▲ 수면 부족이 장내 미생물과 면역 기능을 교란해 대장암 진행을 촉진하고 항암 치료 효과까지 떨어뜨릴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지=오픈ai 생성이미지]

(헬스케어저널=강주은 기자) 수면 부족이 장내 미생물 환경을 교란해 면역 기능을 떨어뜨리고, 대장암 진행을 악화시키는 동시에 항암 치료 효과까지 저하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플로리다대 의대 암 연구소 크리스천 조빈 교수팀은 17일 생쥐 실험을 통해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장내 미생물의 구성과 기능을 변화시키고, 면역 조절 기능을 약화시켜 종양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만든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 상태의 생쥐는 종양 부피가 더 크게 증가했으며, 대장암 화학요법 약물인 5-플루오로우라실(5-FU)에 대한 반응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항종양 면역에 관여하는 면역세포 수가 줄어들고, 일주기 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에서도 변화가 관찰됐다.

특히 연구팀은 수면 부족 생쥐의 장내 미생물을 건강한 생쥐에 이식한 결과, 별도의 수면 부족 조건이 없더라도 종양 성장 증가와 항암 치료 반응 저하가 동일하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 수면 부족과 암 진행 사이를 연결하는 핵심 요인일 가능성을 시사한다.

연구를 수행한 마리아 에르난데스 연구원은 “수면 부족은 암 환자에게 흔하지만 치료 과정에서 충분히 고려되지 않았다”며 “충분한 수면과 건강한 식습관을 통해 장내 미생물 환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장내 미생물이 생활 습관 변화에 따라 조절 가능한 특성을 지니고 있는 만큼, 향후 유익균 회복이나 특정 분자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 전략 개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시했다.

조빈 교수는 “암 치료에서 충분한 수면과 영양 관리의 중요성은 잘 알려져 있지만, 그 효과가 장내 미생물을 통해 나타날 수 있음을 확인했다”며 “치료 과정에서 장내 미생물 관리가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오는 2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수면이 부족하면 몸이 피곤해지는 것을 넘어, 암의 진행과 치료 효과까지 바꿀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연구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