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상포진 백신이 치매를 예방한다? ‘발병 지연’ 효과에 주목

접종군 알츠하이머 위험 25%↓…효과 최대 4년 지속

▲ 대상포진 백신이 치매의 발병 시기를 늦추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오픈ai 생성이미지]

(헬스케어저널=강주은 기자) 대상포진 백신이 통증 예방을 넘어 알츠하이머형 치매 발병 시기를 늦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치매를 완전히 막기보다는 일정 기간 위험을 낮추는 ‘지연 효과’에 가깝다는 해석이 제시됐다.

의학 저널 ‘Alzheimer’s & Dementia’에 따르면 경희의료원 디지털헬스센터 연구팀은 50세 이상 한국인 251만9582명을 약 10년간 추적 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백신 접종군에서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25%, 기억장애 위험이 12% 낮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는 접종군(52만906명)과 미접종군(52만1058명)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기억장애 예방 효과는 접종 후 1~2년 사이 가장 뚜렷했으며, 이후 4년까지 유의미한 감소 효과가 유지됐다. 알츠하이머병 역시 접종 후 2~4년 구간에서 위험 감소 폭이 가장 컸고, 6년까지 일부 효과가 이어졌다.

다만 접종 후 약 6년이 지나면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줄어드는 경향이 확인됐다. 이는 백신으로 유도된 면역 반응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약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연령별로는 60세 미만에서 예방 효과가 더 크게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면역 반응이 활발한 연령대에서 신경 보호 효과가 더 강하게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반면 흡연이나 음주 습관이 있는 경우 백신 효과는 감소하는 양상을 보였다. 특히 알츠하이머병 위험 감소 폭이 비흡연자에 비해 낮게 나타나, 생활습관이 면역 반응과 뇌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해외 연구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보고됐다. 스탠퍼드대학교 의과대학 연구팀은 영국 웨일스 지역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상포진 백신 접종자의 치매 위험이 7년간 약 20% 낮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진은 백신이 뇌혈관 보호, 독성 단백질 억제, 면역 반응 강화 등의 경로를 통해 뇌 건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실제 발병 시점 차이는 약 11~15일 수준으로, 예방보다는 발병 시기를 늦추는 효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장기적인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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