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갱년기, 앞으로의 생을 준비하는 시간

남성 갱년기, 테스토스테론 감소로 인한 증상
적극적으로 정신건강과 신체건강을 챙겨야
  • 은현서 기자
  • 발행 2023-05-03 14:2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0대 중반을 넘어 후반으로 들어서면 넘어가면 여성이나 남성이나 갱년기 증상을 느낀다. 여성의 경우, 갱년기 증상을 몸으로 온전히 경험한다. 매 월 발생하던 월경이 끊어져 완경에 이르고, 몸에서 열이 나며 체온 조절이 어렵다. 그 뿐인가 감정의 기복이 심하다. 이제는 완전히 여성이 아닌 것인가 하는 자괴감과 무력감은 우울한 감정을 더욱 심하게 만든다. 에스트로겐의 감소로 생식기의 불편감을 느끼고, 복부에 살이 쪄서 이전의 옷들이 안 맞는다. 여성의 갱년기 증상은 다각적으로 여성의 삶의 질을 떨어뜨려 예전부터 여성 갱년기에 대해서는 여러 치료법들이 나와 있고, 치료법의 접근성도 좋은 편이다.
반면, 남성 갱년기는 여성처럼 두드러지지는 않아서 여성 갱년기에 비해 덜 알려져 있다. 그저 예전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정을 느끼면서 갱년기가 아닌가 스스로 의심한다. 한 예로, 예전 보다 눈물이 많아 졌다는 것인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다반사이고, 심지어 다큐멘터리를 봐도 눈물이 나온다. 직장인 최모씨(50)의 경우, 대화를 하다가도 자신의 마음에 유독 와 닿는 단어만 말해도 눈물부터 핑 돈다.
남성의 갱년기는 단순히 이렇게 감정이 풍부해지는 것으로 끝인 걸까? 남성의 갱년기는 여성과 달리 건강에 아무 이상이 없을까? 오늘은 남성의 갱년기 증상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남성갱년기란?

여성의 완경과 비슷한 현상이 남성에게도 나타난다고 하여 남성갱년기라는 용어가 만들어졌다. 그렇지만 여성의 폐경과는 달리 모든 남성에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개인차가 크다. 따라서 '연령에 따른 테스토스테론 결핍 증후군'이라 말 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 대중의 이해를 돕기 위해 '남성갱년기' 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많은 남성들을 대상으로 추적 연구한 결과, 40대가 되면 혈중 총 테스토스테론은 매년 1.6%씩 감소한다. 남성 갱년기는 혈액 검사를 통해서 혈중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비정상적인 감소가 확인되고 테스토스테론 감소에 부합하는 증상이 있으면 '남성갱년기'라 진단한다.


남성 갱년기의 원인은?

주된 원인은 연령의 증가로 인한 우울증을 유발하는 남성호르몬 감소 이지만, 음주, 흡연, 비만, 스트레스 등 환경 요인 및 고혈압, 당뇨, 간질환 등의 신체요인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현대에는 여러 사회적인 문제들이 남성 갱년기 증상의 주된 원인이다. 가장으로서의 책임감과 경우에 따라서 이혼, 최직 등의 경제적인 부분의 문제를 수반하는 것, 자녀의 독립, 완벽주의와 같은 강박적인 성격등도 남성갱년기를 악화하는 원인이다.

남성 갱년기의 주된 증상은 우울증과 전립선 관련 문제이다.


50남성에게 나타나는 우울증


우울증의 경우, 남성이 성장한 사회적 배경을 무시할 수 없다. 남자는 무조건 약한 모습을 보이거나 드러내면 안되고, 강한 모습만 보여야 한다는 사회 통념이 무의식중에 자리하고 있다. 또한 여성들에 비해서 감정을 드러내지 않으려고 해서 스스로 자신의 우울한 증상이나 우울감을 잘 인정하려고 하지 않는다. 따라서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연령별, 성별 우울증 진료 인원 및 점유율 추이'를 조사한 결과 불과 2017년~2021년 동안 5년 만에 40~59세 남성 우울증 환자가 1만 4,000여명이나 늘어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였다.

또한 2017년 한 해 50대 남성의 자살률은 인구 10 만명당 53.7명으로 여성 50대 자살자에 비해 3.7배 이며 전 연령중 가장 높다. 남성들의 관계는 직장을 중심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 퇴직 이후 단절감이 더 커지는데다, 가부장적 가치관 탓에 감정의 표출 보다는 억압이 익숙해 극단적으로 나타난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50대 남성은 특히 소득이 정점을 찍고 하락세로 전환되지만 여전히 경제력이 요구되고 이때에 호르몬이 영향을 더해 우울한 감정이 지속되어 자살이라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이렇듯 남성 갱년기 우울증은 자살이나 충동적인 행동 등의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지기 쉬워 더욱 위험하고 정신건강에 대해 관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신체 건강에도 악 영향을 끼친다. 퇴직으로 인해 사회활동이 줄어들어 타인과의 접촉이 줄어 정신건강을 관리하기에 사각지대가 많아 교육 접근성이 어렵다.


생식기능의 저하, 전립성 비대증


남성 갱년기 증상은 보통 생식기능의 저하로 나타난다. 성욕 감퇴, 발기부전, 성관계횟수 감소 등 생식기능이 감소한다. 생식기능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려면 테스토스테론이 혈관을 확장하고 음경 내로 혈액이 잘 유입돼야 하는데, 나이가 들면 테스토스테론 농도가 떨어지기 떄문이다. 이와 관련하여 50대 이상의 남성에게서 급격히 증가하는 전립선비대증이 남성 갱년기 증상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립선비대증은 전립선염과 달리 50대 이상에서 급격히 증가한다. 전립선은 40대까지는 거의 일정한 크기를 유지하다가 노화와 남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점점 커진다. 전립선이 커지면 요도를 압박해 다양한 배뇨장애를 일으키지만, 또래 남성에게서 흔히 볼 수 있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하거나 참는 경우가 많다.

대한비뇨의학재단이 진행한 ‘전립선비대증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전립선비대증 환자에 해당됐던 응답자의 52%는 증상이 있어도 병원을 가지 않았다. 하지만 소변을 본 후 방광이 완전히 비워지지 않으면 방광 속에 있는 소변 때문에 요로감염이나 방광결석 등의 합병증이 생길 위험성이 높아진다.

전립선비대증은 발생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소변 줄기가 약해지고 소변을 볼 때 힘을 줘야 하며 끊어지거나 잔뇨감이 생긴다. 더불어 방광도 자극해 빈뇨나 절박뇨, 야간뇨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게다가 소변을 다 본 후 몇 방울 흘리게 되는 배뇨 후 요점적 현상까지 나타나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겪기도 한다.



건강한 남성 갱년기를 지나려면

갱년기 우울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갱년기 우울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신의 우울증을 먼저 확인해야 한다. 지속적인 우울감이 있고, 불면증이 있으며 무엇에도 의욕이 없는지는 확인한다. 그런 다음 자신이 지금 느끼는 감정이나 우울감에 대해서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표현하는 것이 좋다. 본인이 즐거워하는 취미생활 등 자신만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법을 찾아 적극적으로 하고, 일정한 루틴대로 하루를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충분히 수면하고 휴식을 취한다. 규칙적인 운동과 하루 30분 이상 햇빛을 쬐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과음하거나 과도한 카페인 섭취는 피한다.

우울함이나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는 취미생활을 찾아 즐기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의 뇌는 즐거움을 느끼는 활동을 하면 긴장할 때 나오는 에피네프린 등의 호르몬 분비가 줄고, 세로토닌이 늘어아 갱년기로 인한 우울감이 완화될 수 있다. 최소 2주 이상의 기간 동안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 나아지지 않으면 우울증을 의심해야 한다. 한 번 생기면 잘 없어지지 않고 의욕 저하와 불면등으로 큰 고통을 주기 때문에 우울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미리 알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립선 검사는 미리미리, 증상이 나타나면 빨리 검사받아야


50세가 넘어서면 병원에 내원하여 생애 전환기 검사를 받아 미리 자신의 병을 진단하는 것이 좋다. 전립선비대증은 문진과 설문지 검사, 직장수지검사, 소변검사 등을 통해 진단하고 중증도를 체크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특별한 치료 없이 정기적으로 증상의 진행 상태를 확인하면 된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신장기능이나 성기능 이상, 요로감염 등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한다. 전립선에 분포된 교감신경을 억제하는 ‘알파 차단제’를 사용해 전립선과 방광 목 부분의 근육을 이완시키거나 남성호르몬을 억제하는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로 전립선 크기를 줄여 배뇨 기능을 호전시킬 수 있다. 더욱이 배뇨와 관련된 약물은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꾸준한 약물 복용이 중요하다. 알파 차단제의 경우 2~3주, 5알파환원효소 억제제는 최소 3~6개월 복용해야 한다.

전립선 질환을 예방하고 재발하는 것을 막으려면 평소 전립선을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 장시간 운전을 하거나 장시간 앉아 있어야 할 때는 가운데가 파인 도넛 방석을 사용하고 한 시간에 10분 정도는 일어나 걷는 것이 좋다. 다리를 꼬고 앉는 자세도 피해야 한다. 적당한 유산소 운동으로 혈액순환을 돕고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장시간 자전거를 타는 것 같이 전립선을 자극하는 운동은 삼가야 한다.

남성 호르몬 분비를 촉진하는 영양소를 먹어주는 것이 좋다. 남성에게는 아연이 좋은데, 아연은 굴, 게, 새우 등의 해산물에 많다. 또 콩, 깨, 호박씨 등에도 풍푸하다. 이 외에도 마늘, 부추, 토마토, 브로콜리, 견과류가 좋다.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과 카페인, 술은 잦은 소변으로 전립선에 무리를 주고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적당히 접취하거나 스스로 자제하도록 한다. 


이미 100세 인생을 사는 세대가 되었다. 100세 시대에 50대는 이제 겨우 인생의 절반을 산 나이이다. 아직도 삶은 살아온 만큼 살아가야 한다. 갱년기는 인생의 다음 50년을 준비하고 시작하는 시기라고 생각하고 몸은 물론 마음의 건강까지도 잘 챙겨서 삶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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