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무·쿠팡발 ‘셀프 치아장치’ 치아 교정 가능할까?

검증 안 된 장치, 치아 손상·턱관절 장애·발암 위험까지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5-09-02 12:15

▲ 최근 검증되지 않은 ‘셀프 치아장치’ 사용으로 인해 구강 건강을 해치는 사례가 잇따르며 있다. [사진=셔터스톡]


우리 사회가 초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 검증되지 않은 ‘셀프 치아장치(마우스피스, 교정기 등)’ 사용으로 인해 오히려 구강 건강을 해치는 사례가 잇따르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한치과의사협회(치협)에 따르면 일부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치과 진단이나 처방 없이 ‘이갈이 방지 마우스피스’나 ‘셀프 교정기’라는 이름으로 기성품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은 1만~4만 원대로 저렴하지만, 이들 제품은 교정 효과를 담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다양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실제로 소비자 후기에는 ▲치아와 잇몸 손상 ▲부정교합 ▲턱관절 장애 ▲점막궤양 ▲장치 파손으로 인한 기도흡입 위험 등이 보고됐다. 


▲ 셀프 치아장치 사용 후 구강 점막에 궤양이 발생한 사례 [사진=대한치과의사협회]


한 사용자는 “양치와 식사조차 고통스럽다”며 장치 착용 후 치은부종과 궤양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또 다른 소비자는 장치 파편을 삼킬 뻔한 경험을 털어놓으며 “이갈이보다 더 큰 평생의 불안을 안게 됐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장치가 치아 교정 효과를 내기는커녕, 장시간 착용 시 턱관절에 무리를 주고 충치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황우진 치협 홍보이사는 “실리콘 장치는 두께 때문에 입이 살짝 벌어진 상태로 유지되는데, 이로 인해 턱관절이 심하게 상할 수 있다”며 “침의 자연스러운 흐름도 막혀 충치와 잇몸병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해외 제품의 경우, 제조 과정에서 후처리가 제대로 되지 않은 실리콘이나 레진 재질에서 발암물질이 나올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 [제공=대한치과의사협회]


치과 전문가들은 교정 효과를 보려면 반드시 개인의 구강 구조를 분석하고, 이에 맞춘 맞춤 제작 장치를 장시간 착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반면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기성품 장치는 개인별 치열과 잇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아, 장기간 사용 시 치열이 비정상적으로 틀어지고 부정교합을 초래할 수 있다.


▲ 테무에서 ‘치아교정 마우스피스’로 검색 시 노출되는 제품들 [사진=테무 화면 캡처]

치협과 대한치과교정학회 등은 공통적으로 “셀프 교정장치는 치아 파절, 잇몸 궤양, 치조골 손실 등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으며, 치과의사의 진단과 지속적인 관리가 없는 상태에서의 사용은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또한 협회는 정부에 온라인 유통 제품 단속 강화를 요구하며, 소비자 스스로도 ‘저렴한 가격에 교정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광고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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