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에 줄어드는 혈류…두통으로 시작되는 위험

추위에 혈액순환 둔화되면 뇌졸중·심근경색 위험 커져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6-01-22 01:18

▲ 22일 오늘 올겨울 최강 한파가 찾아오면서 기온 급강하에 따른 건강 관리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사진=연합뉴스]

아침 출근길부터 매서운 한파가 체감되는 가운데, 22일 오늘 올겨울 들어 가장 강한 추위가 찾아온다. 전국 곳곳에서 기온이 영하 10도 아래로 떨어지며 한파의 절정이 예상되는 가운데, 강추위는 주말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이처럼 기온이 급격히 낮아지면 건강에도 비상이 걸린다. 겨울이 되면 “머리가 시리다”, “괜히 두통이 잦다”는 말을 쉽게 듣지만,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계절 불편을 넘어 심장과 뇌혈관이 보내는 경고 신호일 수 있다.


특히 최근처럼 영하 10도 이하의 한파가 이어질 때는 작은 증상 하나도 가볍게 넘겨서는 안 된다.

추위에 줄어드는 머리 혈류…두통의 시작

겨울철 인체는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생존에 가장 중요한 내장기관으로 혈류를 우선 배분한다.


이 과정에서 심장에서 먼 손·발뿐 아니라 머리로 가는 혈류도 상대적으로 줄어든다. 머리는 신체에서 열 손실이 가장 많은 부위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머리가 시리거나 조이는 듯한 두통이 나타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혈류 감소와 혈관 수축이 반복되면 뇌와 심장에 부담을 주고,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특히 겨울철에는 뇌졸중 발생 위험이 커진다.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하며, 혈액은 끈적해져 혈전이 생기기 쉬운 상태가 된다.


머리로 가는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기면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질 위험이 커진다. 실제로 뇌졸중은 기온이 낮은 겨울철에 더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파가 키우는 심장·뇌혈관 질환 위험

연일 계속되는 한파는 몸에 큰 부담을 준다. 이럴 때 체온을 제대로 유지하지 못하면 혈관 질환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특히 노년층에게 한파는 더욱 치명적이다. 연구에 따르면 일 최저기온이 크게 떨어질수록 질병 사망률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심뇌혈관 질환 사망자는 한파 발생 이후 며칠간 급증하는 경향을 보인다.

머리 시림과 두통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겨울철 혈관 수축은 심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추위에 노출되면 교감신경이 활성화되면서 혈압과 심박수가 올라가고, 심장으로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도 함께 좁아진다. 이로 인해 심장 근육이 충분한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면 협심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가슴 중앙이나 왼쪽이 답답하거나 아프고, 통증이 5~10분가량 지속됐다가 쉬면 나아지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좀 쉬면 괜찮아진다”고 넘기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 겨울철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면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으로 혈전이 생기기 쉬워져 뇌졸중 위험이 높아진다. [사진=셔터스톡]

‘F·A·S·T’ 신호 보이면 지체 없이 병원으로


더 위험한 것은 심근경색과 뇌졸중이다. 심근경색은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극심한 통증과 함께 식은땀, 구토, 호흡곤란이 동반될 수 있다. 뇌졸중은 갑자기 한쪽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얼굴 한쪽이 처지고,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뇌졸중 전조 증상을 빠르게 확인하기 위한 방법으로 ‘F·A·S·T 법칙’을 강조한다. 웃을 때 얼굴 한쪽이 처지거나(Face), 한쪽 팔에 힘이 빠지거나(Arm), 말이 어눌해지는 언어 장애가 나타날 경우(Speech), 시간을 지체하지 말고(Time) 즉시 119에 신고해 병원을 찾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박무석 교수는 “겨울철에는 혈관 수축과 혈압 상승, 혈액 점도 증가가 겹치면서 뇌졸중 위험이 크게 높아진다”며 “증상이 나타난 뒤 4시간 30분 이내에 치료를 시작해야 후유증과 사망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파 속 건강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 ‘보온’

겨울철 심뇌혈관 질환을 막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보온’이다. 짧은 외출이라도 외투와 함께 모자, 목도리, 장갑을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머리와 목은 전체 체열의 상당 부분이 빠져나가는 부위로, 보온성이 높은 모자를 착용하면 체온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새벽이나 이른 아침보다는 기온이 오른 낮 시간대가 안전하다.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이 있다면 겨울철에는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금연과 절주는 기본이며, 짠 음식 섭취를 줄이고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하는 식습관이 도움이 된다. 자고 일어난 직후 미지근한 물 한 잔을 마시는 것도 수면 중 끈적해진 혈액의 흐름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겨울철 머리 시림이나 두통은 단순한 계절 증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증상이 반복되거나 평소와 다르다면, 몸이 보내는 위험 신호일 가능성을 한 번 더 의심해봐야 한다.


추위를 피하는 작은 습관이 심장과 뇌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예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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