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해서 잠 깨요” 청소년 ‘코 흡입 에너지바’ 안전할까?

최근 청소년들 사이에서 집중력 향상이나 졸음 방지를 이유로 ‘코 흡입 에너지바’ 사용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간편하게 코로 흡입하면 각성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입소문을 타면서 수험생을 중심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제품에서 폐 손상 유발 물질이 검출되며 우려가 커지고 있다.
◇ “잠 깨려다 폐 망가질 수도”… 흡입형 제품의 위험성
문제는 해당 제품이 ‘흡입’ 방식이라는 점이다. 입으로 섭취하는 일반 식품과 달리 코를 통해 직접 흡입되는 물질은 호흡기와 폐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시중에 유통 중인 코 흡입 에너지바 10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일부 제품에서 흡입 시 폐 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검출됐다.
이 성분은 액상형 전자담배에서도 사용이 제한될 정도로 안전성 논란이 있는 물질로, 폐 손상과의 연관성이 지적된 바 있다.
신기택 대한의사협회 기획이사(맑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는 폐포가 찌그러지지 않도록 유지하는 폐 계면활성제를 방해해 폐포가 허탈되면서 산소 교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며 “지용성 성분 특성상 염증 반응을 유발해 폐 조직을 손상시키고, 흡입 과정에서 가열되면 케텐 가스가 생성돼 추가적인 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흡입형 제품의 경우 소량이라도 반복적으로 노출될 경우 호흡기 건강에 누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 알레르기 유발 성분도 ‘표시 미흡’… 소비자 보호 사각지대
조사에서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 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날룰, 리모넨 등 향료 성분은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표시해야 하지만, 다수 제품이 이를 지키지 않았다.
실제 일부 제품에서는 해당 성분이 기준치를 넘는 수준으로 검출됐음에도 표시가 누락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경우 알레르기 체질 소비자는 성분을 알지 못한 채 사용하다 피부 발진이나 호흡기 이상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신 이사는 “리날룰은 공기 중에서 산화되면 강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로 변해 접촉성 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고, 리모넨은 피부와 점막을 자극해 홍반이나 부종을 유발할 수 있다”며 “두 성분 모두 기침이나 천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청소년은 성인보다 호흡기와 면역체계가 민감해 이러한 화학 성분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
◇ “효과는 과장, 안전 기준은 공백”… 관리 사각지대 드러나
문제가 된 제품들은 모두 중국산으로, 화장품이나 생활화학제품과 유사한 성분을 사용하면서도 공산품 또는 생활가전용품으로 분류돼 별도의 안전 기준을 적용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시·광고 실태도 심각한 수준이었다. 조사 대상 전 제품이 ‘코막힘 완화’, ‘집중력 향상’, ‘졸음 방지’ 등 의학적·기능적 효과를 강조했지만, 이를 입증할 객관적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대부분 제품이 성분, 용도, 사용상 주의사항 등 기본적인 표시 사항조차 제대로 기재하지 않아 소비자가 정확한 정보를 알기 어려운 구조였다.
특히 문제는 해당 제품이 청소년과 수험생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집중력 향상에 대한 불안과 부담이 큰 시기에 ‘간편한 해결책’처럼 소비되면서 안전성 검증 없이 사용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흡입형 제품은 사용 즉시 호흡기 점막과 폐에 직접 영향을 주는 만큼, 단순한 기호식품이나 생활용품과는 차원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 “이상 증상 시 즉시 중단”… 기본 수칙 지켜야
한국소비자원은 해당 제품을 사용할 경우 성분을 반드시 확인하고, 사용 중 피부 발진이나 호흡곤란 등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사용을 중단하고 전문의 상담을 받을 것을 권고했다.
또한 사업자에게 판매 중단 및 표시 개선을 권고했으며, 일부 업체는 조치를 완료했지만 미응답 업체에 대해서는 추가 개선을 요청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검증되지 않은 흡입형 제품을 청소년이 사용하는 것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며 “특히 호흡기 건강은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쉽지 않은 만큼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집중력을 높이려던 선택이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시대, 청소년을 둘러싼 새로운 소비 트렌드에 대한 사회적 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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