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춘 경희피레토한의원장, '아토피성 피부염' 왜 밤마다 지옥이 되는가?

‘피레토세라피’ 인체물리학으로 풀어낸 야간 가려움증의 비밀과 3대 치료 원칙

▲ 낮엔 버텨도 밤이 되면 시작되는 지옥 같은 가려움, 아토피는 왜 밤에 더 심해질까 [사진=오픈AI 생성이미지]

(헬스케어저널=강재춘 경희피레토한의원 원장) 여러 병의원을 전전하며 스테로이드제나 면역억제제 등 다양한 치료를 시도해 보았지만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다며 본원에 내원한 환자 김** 씨가 있었다.


그는 극심한 가려움증을 시작으로 피부건조, 태선화, 피부발적, 발진, 부종까지 아토피성 피부염의 전형적인 만성·난치성 증상들을 일시에 호소하고 있었다.


특히 “낮에는 견딜 만하다가도 밤만 되면 가려움증이 미칠 듯이 심해져 잠을 이룰 수 없다”며 고통을 토로했다. 그렇다면 아토피성 피부염은 왜 유독 밤에 더 심해지는 것일까. 그 해답은 현대의학의 면역학적 접근을 넘어, 인체의 ‘열에너지 역학’을 다루는 피레토세라피(Pyretotherapy)적 관점에서 살펴볼 수 있다.


◇ 야간 악화의 주범, ‘심부온도’ 저하와 ‘모공’ 폐쇄


피레토세라피에서는 아토피성 피부염의 근본 원인을 세포 손상에 따른 ‘심부온도’, 즉 오장육부 온도의 저하로 본다. 사람의 몸은 밤이 되어 수면 상태에 들어가거나 활동량이 줄어들면 기초대사량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심부온도가 낮아진다.


이때 체온조절중추인 시상하부는 낮아진 심부온도를 보존하기 위해 열이 밖으로 빠져나가는 통로인 ‘모공’을 닫도록 명령한다.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발생한다. 모공이 닫힌 상태에서 일상적인 대사 과정으로 발생한 열에너지는 몸 밖으로 원활하게 방출되지 못하고 내부에 갇히게 된다.


결국 열은 방출되기 쉬운 구멍을 찾아 이동한다. 얼굴이나 상체, 관절이 접히는 부위처럼 마찰이 많고 열이 쏠리기 쉬운 특정 피부 점막으로 열에너지가 급격히 중첩·교차되어 몰리는 것이다.


◇ 피부온도 상승과 표면장력 약화가 부르는 염증 반응


특정 부위로 열에너지가 과도하게 쏠리면 해당 부위의 ‘피부온도’가 급격히 상승한다. 물리학적 관점에서 온도가 올라가면 밀어내는 힘인 ‘응력’은 강해지는 반면, 내부로 끌어당기는 힘인 ‘표면장력’은 약해진다.


표면장력이 약해진 피부 조직은 팽창하고 밀려 나가면서 가려움증, 피부발적, 발진, 부종 등의 급성 염증 반응을 일으킨다. 이러한 상태가 장기화되고 만성화되면 피부 수분 공급이 차단되면서 피부건조 증상이 나타난다. 여기에 가려움으로 인해 반복적으로 긁는 행위가 더해지면 피부가 코끼리 가죽처럼 두꺼워지는 태선화 현상까지 고착화된다.


결국 야간에 가려움증이 극심해지는 이유는 밤 시간에 심부온도가 더 떨어지고, 그 결과 모공이 꽉 닫히면서 피부로의 열 쏠림 현상이 극대화되기 때문이다.


◇ 피레토세라피의 아토피 3대 치료 원칙


김** 씨처럼 기존 치료에 실패한 환자가 아토피성 피부염을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증상 부위의 염증만 강제로 누르는 치료가 아니라, 인체 물리학적 열 균형을 바로잡는 치료 원칙이 필요하다. 피레토세라피에서는 이를 세 가지로 정리한다.


첫째, 심부온도를 올려야 한다. 세포 대사를 활성화해 오장육부의 따뜻한 온도를 회복시켜야 혈관이 확장되고 전신 혈류량이 늘어난다.


둘째, 피부온도를 낮춰야 한다. 피부의 열 쏠림을 해소해 피부온도가 낮아지면 표면장력이 다시 강해지고, 발적·발진·부종 등 팽창성 염증 반응도 가라앉을 수 있다.


셋째, 모공을 열어야 한다. 닫힌 모공을 열어야 열에너지가 전신으로 골고루 분산·방출되고, 특정 피부 부위로 과도하게 열이 집중되는 현상이 줄어든다.


◇ 일상 속 아토피 관리법과 주의사항


약물 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심부온도를 유지하는 일상 관리다. 치료 속도와 회복 과정은 생활습관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우선 찬 음식과 냉장 음식은 피해야한다. 아이스크림, 아이스커피는 물론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찬물과 과일도 심부온도를 급격히 떨어뜨려 모공을 더 닫히게 만들 수 있다. 냉장된 반찬은 반드시 상온에 일정 시간 두어 온기가 돈 뒤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기름진 화장품이나 보습제의 과도한 사용도 주의해야 한다. 가려움과 건조증 때문에 수분젤, 오일, 팩 등을 지나치게 바르면 피부 모공을 물리적으로 막아 열 방출을 방해하고, 오히려 피부온도를 높일 수 있다.


자연스러운 땀 배출도 중요하다. 실내 온도를 지나치게 차갑게 유지하기보다 몸에서 자연스럽게 미열과 함께 땀이 나도록 유도하는 것이 모공을 여는 데 도움이 된다. 다만 찜질방처럼 인위적으로 강한 열과 마찰을 주는 방식은 피해야 한다.


규칙적인 식사와 따뜻한 음식 섭취도 기본이다. 소화 과정에서 심부열이 원활히 발생할 수 있도록 따뜻한 밥과 국 위주의 식사를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다.


아토피성 피부염은 단순히 피부 겉면만의 문제가 아니다. 몸속 온도의 항상성을 바로잡고, 세포가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면 밤마다 찾아오는 가려움증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


▲ 강재춘 경희피레토한의원 원장


[프로필] 강재춘 

강재춘 원장은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에서 학사·석사·박사 과정을 모두 마친 한방내과 전문의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에서 임상진료교수로 활동했으며, 상지대학교 한방병원 교수도 역임했다.


현재는 경희피레토한의원 원장으로 진료하고 있으며, 가려움증 치료 이론인 ‘피레토세라피’를 개발해 관련 연구와 임상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는 『가려움증, 피부질환 완치법, 피레토세라피』(메디칼애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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