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임신’에 대해 궁금한 점들

  • 이효정 기자
  • 발행 2023-07-10 12:18

세계보건기구와 국제산부인과학회에서는 초산 여부에 관계없이 35세가 넘어 임신한 여성을 ‘고령 임산부’라고 정의한다.
[사진=셔터스톡]

여성의 사회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결혼이 늦어지고, 출산 연령도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 산부인과학회에서는 초산 여부에 관계없이 35세가 넘어 임신한 여성을 ‘고령 임산부’라고 정의한다.


우리나라도 35세 이상 임산부가 전체 임산부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실제 통계청의 연령별 출산율 조사 결과를 보면 20대의 출산율은 매 해 감소하고, 30~40대 출산율은 증가하고 있다.

고령 임신은 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까?

임산부의 나이만 가지고 임신의 위험 여부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35세를 지나 임신하면 유산이나 조산, 기형아 출산의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자궁근종, 태아 위치 이상, 난산, 제왕절개 분만, 저체중아 출산, 신생아 사망 등의 위험성도 더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도 고령 임산부는 임신중독증, 임신성 당뇨를 비롯해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고령 임산부에게 생길 수 있는 여러 가지 위험들은 무엇일까?

▲고령 임신과 가장 관계있는 기형은 다운증후군

고령 임산부 여성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이 바로 기형아 출산이다. 이는 임부의 연령이 35세 이상인 경우 모체의 노화로 인해 난자의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기는 경우가 증가하기 때문이다.


선천성 기형 가운데 임산부의 연령과 가장 관련이 깊고 흔한 질환은 다운증후군으로 21번 염색체가 하나 더 많아 지능 저하, 선천성 심장병 같은 질환을 보이는 것이다.


따라서 산부인과 전문의들은 35세가 넘어 임신했을 때는 혈청 검사와 양수 검사를 꼭 받아볼 것을 권장하고 있다. 일부 부모들은 검사를 받다가 혹시 태아가 다치지 않을까 우려해 양수 검사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모니터를 보면서 오차 없이 시술하기 때문에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자연유산의 가능성 증가

35세 이후에 임신을 한 경우에는 초산부나 다산부 모두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의학적으로 보고되어 있는 고령 임신의 여러 증상들을 알아보면 40대는 20대 임신에 비해서 자연 유산의 가능성이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4배까지 증가하며, 초기 유산의 60%는 염색체 이상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혈압, 임신성 당뇨 발병률 증가

35세 이상 임신부는 20대 산모에 비해 임신성 고혈압이 약 2배 정도 많은데, 10명 중 1명꼴로 발생한다. 임신성 당뇨의 빈도 역시 20대보다 2배 이상의 빈도를 보인다. 이는 연령이 높아지면 고혈압이나 심장병, 당뇨병, 신장 질환 등 성인병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이 깊다.


이러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 내과 의사와 함께 임신이 잘 유지될 수 있도록 진료를 병행한다. 이 밖에 나이가 들수록 심혈관계, 신경계, 신장, 결체조직, 폐에 질환이 발생하거나 종양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지는데 이러한 위험은 산전뿐만 아니라 산후에도 이어진다. 이외에도 혈전, 폐부종, 만성 고혈압이 있는 경우에는 심부전증의 위험도 또한 증가한다.

▲태반조기박리나 전치태반의 위험성

태반조기박리나 전치태반으로 인해 출혈 발생 빈도가 증가한다.


최근에 보고된 내용을 보면 40세 이상 임산부의 3.2%에서 태반조기박리가 있었지만, 다른 임산부의 경우에는 0.4%에 지나지 않는다.


고령 임산부라 할지라도 고혈압이 있으면 태반조기박리 발생이 더 많아서 발생 빈도가 3.7%정도 되고, 고혈압이 없는 경우에는 2%정도로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산후 트러블도 어느 연령대의 산모라도 겪을 수 있는 문제이지만 산모의 나이가 많으면 많을수록 산후 회복이 더딘 편이다.

첫 임신이 늦은 것이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며, 대다수의 고령 임산부도 건강하고 총명한 아기를 순산할 수 있다. 다만 모든 임산부는 산모와 태아의 건강을 위해 임신 중 규칙적인 산전 진찰이 필요하다. 특히 고령 임산부일 경우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보다 철저한 관리를 받아야 한다.

고령 임산부가 임신 중 지켜야 할 일들

고령 임신은 산모와 태아 모두에게 고위험 임신이므로 임신 중 필요한 진단 검사는 꼭 받고 임신 전에 산전 검사도 충실히 받아야 한다.

배우자 또한 고령일 확률이 높으므로 건강한 정자 형성을 위해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금연과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한다.

영양 관리에도 주의가 필요한데 이는 무조건 잘 먹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 오히려 임신 합병증의 주요한 원인인 비만이 되지 않도록 칼로리를 제한하고 양질의 단백질과 비타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자연분만을 할 경우에는 진통 시간이 길어질 수 있으므로 순산을 위한 체조는 물론 무리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동을 해서 체력을 기르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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