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집중조명1] 한의학, K-Medicine의 길을 보다
일상속의 한의학이라는 새로운 길 모색
고령화, 복잡한 현대사회 안에서 한의사의 역할 확대되어야
['한의학' 이라고 하면 특별하거나, 생소할 것입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 땅에서 함께한 의학인데도 말이지요. 오래전부터 함께 했다는 그 이유만으로 한의학은 매우 고전적인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거기에 더해 수술을 하지 않아 수동적이라고 생각하기 십상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한의학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사람들의 곁에서 함께 걸으며 발전해 왔습니다. 그 발전을 인정받아 '한의학'을 영어사전에 검색하면 'Korea medicine' 이라고 표기돼 있습니다.
여기, 더욱 건강한 일상을 지키기 위한 한의사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모든 병의 근본 치료' 라는 뜻의 'MOBON(모본)' 입니다. MOBON에는 같은 뜻을 가진 한의사들이 모여, 자신들의 임상연구를 공유하고, 현대사회의 질병에 대해 연구하고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러한 노력으로 많은 이들이 아프기 전에 쉽고 가깝게 한의원을 찾아 상담을 받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를 바랍니다.
평균 기대수명이 늘어난 현대 사회에 MOBON은 '한의학'이 더욱 사람들의 삶속으로 밀접하게 들어가 1차 진료기관의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역할이 크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거기에 K-medicine의 길이 있다고 믿습니다.
오늘부터 매 주 2회, 월요일과 목요일 'MOBON'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치료의 역사는 인류가 시작하면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선사 시대의 인류도 누구나 어딘가 아프고 다쳤을 것이다. 어린시절에 놀다가 다쳤을 것이고 사냥을 하거나 전쟁에 나가 크게 다치는 일도 많았을 것이다. 감기 한 번 앓지 않은 이가 없었을 것이고, 감기로 누군가는 목숨을 잃었을 것이다. 인류는 앓고 다친 누군가를 보살피며 발전해 왔다. 다친 상처와 아픈 증상을 치료하면서 문명을 발전시킨 인간의 치료 방법은 각자가 처한 환경과 방식으로 적응하고 발전해 왔다. 삶의 터전에서 신과 절대자를 향해 때로는 자연에서 쉽게 취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 이용하면서 몸을 치유하는 방법을 찾아왔다.
그중 중세시대 수도사들이 키우던 약초들은 약물에 대한 연구로 이어지며 서양의학의 눈부신 제약기술로 발전해왔다. 천연약물인 한약을 주요 치료제제로 사용해온 한의학은 학자들에 의해 치료의학으로서 백성들의 삶 속에 자리잡는다. 의사를 만나지못해 병에 걸려 죽는 백성들이 많자 스스로 의학을 공부하여 병을 치료하거나 민간을 위해서 쉽게 약을 구해 치료할 수 있는 방책을 기록하여 보급하는 노력을 해왔다. 1596년 국가적 보건의료사업으로 편찬된 동의보감에 쓰여져 있는 일부 의학정보들이 비책이나 비기처럼 보여지는 것도 바로 민간을 위한 민간의 언어로 기록되어있다는 점이 한몫한다.
따라서 한의학은 오랜 세월동안 이어져 내려오는 한의학 처방이 질병에 대한 시대적인 해석을 요구하는 일이라는 점에서 인문학이자 의과학이다. 한의학은 병을 ‘병’ 자체로만 보면서 어떻게든 성급히 뜯어 고치려고 하기보다는, 그 병의 원인과 생활 습관을 살펴 이후에 또 같은 병으로 자신을 찾아오지 않게 하려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서 한의학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임상 경험이 많고 실력있는 한의사를 찾는 이유이기도 하다.
고령화와 복잡한 현대사회 안에서 한의사 역할 확대되어야
2023년 대한민국은 조선시대의 백성들처럼 의사를 만나지 못하거나 처방된 약을 구하지 못해 신음하는 나라가 아니다. 오히려 넘쳐나는 병원과 검진시스템, 각종 건강식품과 약품 광고의 홍수 속에 올바른 선택을 하기에 어려운 나라이다. 웬만한 검사기록과 처방약에 대한 정보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환자 스스로도 자신의 생물학적인 몸 상태를 판단할 수 있다. 외과수술이 아니고서야 진료를 보러가면 담당의사도 모니터의 영상기록과 수치를 보며 처방을 내리는 탓에 AI 의사를 만나서 진료를 받는 날도 얼마남지 않았을 거라는 이야기가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않는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병원에 가서 담당의와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어하며 민간요법 식품과 건강기능 식품을 한약과 혼동하는 경우도 잦다. 고령인구가 늘고 독립세대가 늘면서 지역사회에서 진료를 보는 한의사들의 역할과 권한이 확대되어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프기 전에 몸을 살피라는 한의학의 치료 철학은 메르스와 코로나19를 힘들게 이겨낸 현재의 우리들에게 이미 중요한 가르침으로 남아있다. 이들은 옛날에도 역병이 돌면 명절과 제사를 지내지 않으며 사회적거리 두기를 했다는 기록을 일례로 들며 한의학적 처방은 오랜 시간을 통해 반복되어지지만 시대에 맞춰 적극적인 예방의학적 치료 시스템을 마련해야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바쁘고 복잡해진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아주 설득력있게 들린다.
MOBON의 한의사를 만나는 환자들은 건강검진 정보를 가지고 한방 주치의를 만나 건강관리에 대해 적극적인 대화를 나누는 경우가 많다.. 이는 질병이 몸에 들어오기 전에 몸을 보하는 한의학적 진찰의 실천이다. 이들은 나와 내 부모의 식탁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건강식품과 몸에 좋다는 알약들이 몸의 주인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고 작용하는지 상담하는 일도 꼭 필요하다고 말한다. 한의학은 환자와 한의사의 지속적인 관계가 환자의 몸을 살피는데 효과적인 의학이기 때문이다.
MOBON의 활동을 조금 더 들여다보면 한의학은 분명 지금 새로운 길로 나아가고 있다. 모든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해보겠다는 슬로건을 가진 MOBON의 한의사들은 환자들에게 정확한 진단과 더 나은 치료를 위해 지난 5년간 임상연구활동을 조용히 쌓아가고 있었다. 임상 30년의 한의사들이 오늘 진료한 환자들의 상태를 서로 공유하며 더나은 치료를 고민한다는 사실이 대학병원이 아니고서야 가능한 일일까 싶었다. 환자에게 특화된 한의학 처방을 동료 한의사들에게 내놓으며 환자에게 더 편하고 올바른 치료제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그들의 모습은 부단히 노력해 온 임상 한의사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자신감이자 MOBON의 정신이기 때문에 가능해 보인다.
MOBON은 전국 18인의 실력있는 한의사들이 주도하는 임상연구활동이 가장 큰 사업이자 근간이 되며 매주 또는 매월 여는 컨퍼런스를 통해 200여 한의사들이 함께한다. 또한 임상 연구와 치료성과를 토대로 공동개발된 치료제제는 전국 한방병원과 한의원에서 환자들에게 적용되며 치료의 재현성을 높이는데 큰 공헌을 하고 있으며 그 수도 점점 늘어가고 있는 추세다. 한의학은 의사가 환자의 일상에 들어가서 치료하는 의학이다. 사람에게 내재돼 있는 생명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려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게 하는 것. ‘MOBON’이 제시하는 이 길은 새롭지만 익숙하다. 우리의 치료 역사 안에서 한의학이 해 왔던 것이다.
MOBON의 한의사, 그들에게서 K-medicine 의 길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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