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낙상 여전히 최다 손상…청소년 자해·자살 급증
질병관리청, ‘2024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 발표

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이 28일 공개한 「2024 손상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는 전년 대비 절반 이하로 줄었지만, 입원 및 사망률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고령층의 낙상과 청소년층의 자해·자살 시도가 급격히 늘어나 사회적 경각심을 요구하고 있다.
응급실 환자 수 감소, 그러나 중증 환자 늘어
조사에 따르면 23개 참여병원 응급실에 내원한 손상환자는 총 8만 6633명으로, 전년(20만 3285명) 대비 42.6% 감소했다. 그러나 입원율은 16.1%에서 23.7%로, 사망률은 1.2%에서 2.6%로 상승했다.
이는 의료계 상황으로 인해 경증 환자의 응급실 이용이 줄어든 대신 중증 환자 중심으로 응급실이 재편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전체 손상 원인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 것은 추락·낙상(40.0%)이었다. 이어 둔상(15.2%), 운수사고(15.1%)가 뒤를 이었다.
특히 음주가 손상 발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음주 상태에서는 추락·낙상, 중독, 둔상, 질식 등 다양한 손상이 비음주 상태보다 높은 비율을 보였으며, 자해·자살 및 폭력과 같은 의도적 손상은 비음주보다 약 5배나 증가했다.
청소년 자해·자살 10년 새 3.6배 ↑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의도적 손상, 특히 자해·자살 시도의 증가다. 전체 손상환자 중 자해·자살 환자 비율은 8.0%로, 10년 전(2.2%)보다 3.6배 늘었다.
연령별로는 1020대에서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2014년 26.7%였던 1020대 자해·자살 시도 비율은 2023년 39.4%로 급등했다. 시도 이유로는 우울증 등 정신건강 문제가 가장 많았으며, 시도 장소는 집(84.1%)이 압도적이었다.

개인형 이동장치 사고 ‘급부상’
운수사고 유형에서는 전동 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 관련 손상이 빠르게 늘었다. 2014년 0.4%에서 지난해 5.0%로 12.5배 증가했다. 반면 자전거 헬멧 착용률은 16.2%에 불과해 안전의식 격차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층 낙상, 가정 내에서 빈번
70세 이상 고령층의 낙상 사고 비율은 10년 새 2배 이상 증가했다(2014년 17.1% → 2024년 35.3%). 낙상은 주로 가정 내에서 발생했으며, 거실·화장실·계단 등 생활 공간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다.
주요 손상 부위는 외상성 뇌손상, 양상은 골절이 많아 중증화 위험이 크다. 질병관리청은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실내환경 점검 체크리스트와 맞춤형 운동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
소아·청소년, 연령별 위험 요인 달라
새롭게 추가된 소아·청소년 손상 통계에서는 연령대별 뚜렷한 위험 요인이 드러났다.
1세 미만은 가구와 관련된 추락 사고 비율이 높았고, 1~2세는 차량 탑승 중 사고가 두드러졌다. 7~12세는 자전거 사고가 절반 이상을 차지했지만, 헬멧 착용률은 5.3%에 불과했다. 13~18세 청소년은 오토바이 사고와 자살 목적의 약물 중독이 크게 늘어 정신건강 관리의 필요성이 강조됐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이번 통계는 단순한 손상 현황을 넘어 청소년 자해 증가, 고령층 낙상 위험 등 심각한 사회·의료적 과제를 보여주고 있다”며 “생애주기별 맞춤형 손상예방 정책과 교육 자료를 지속적으로 개발·보급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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