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세 김 할머니가 치매를 피한 비결…생활 속 5중 체크리스트
식단·운동·기술·정책, 그리고 건기식… 뇌 건강 지키는 5가지

9월 21일은 ‘치매 극복의 날’이다. 치매 예방과 조기 진단, 치료의 중요성을 알리고 환자·가족을 위한 사회적 지원을 촉진하기 위해 매년 같은 날 지정됐다.
치매는 발병 이후 완치가 어렵고 치료·돌봄 비용이 크다. 그러나 조기 개입, 생활 습관 개선, 정책적 지원을 통해 발병을 늦추거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근거가 축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생활 속 관리가 곧 예방”이라고 강조한다.
“경도인지장애 단계가 골든타임”
#서울에 거주하는 72세 김모씨는 최근 가족의 권유로 치매안심센터를 찾았다. 그는 약속 시간을 반복해 잊고, 며칠 전에는 집 근처에서 길을 헤매기도 했다. 정밀검사 결과 경도인지장애 초기 단계로 확인됐고, 생활습관 개선과 건기식 복용, 운동을 병행하며 관리를 시작했다. 김씨는 “큰 병이 오기 전 알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지난 5월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 패러다임 전환’ 정책토론회에서 이찬녕 고려대 안암병원 신경과 교수는 “중증으로 갈수록 치매 관리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며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장애(MCI)에서 개입하면 사회적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경도인지장애는 일상 기능은 유지되지만 기억력 저하를 호소하는 단계다. 정상인은 연 1~2%가 치매로 진행하는 반면, 기억성 MCI 환자는 연 10~15%가 알츠하이머 치매로 발전한다.
생활 속 관리로 치매 예방 5중 체크리스트 -식단+건기식: 오메가3·비타민B군·항산화제 -환경: 미세먼지 차단·공기질 관리 -운동: 근력운동+유산소 병행 -기술: 웨어러블·AI 조기 경보 -정책·시니어케어: 돌봄 인프라+건강관리 서비스 |
생활 속 관리 ① 뇌 건강 식단+건강기능식품
전문의들은 오메가3 지방산이 풍부한 연어, 비타민K·엽산이 많은 녹색 잎채소, 항산화 효과가 있는 블루베리, 단백질·콩류, 통곡물 오트밀, 올리브오일을 권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일 섭취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때는 ▲오메가3 캡슐 ▲비타민B군·엽산 보충제 ▲비타민D ▲코엔자임Q10·루테인 같은 항산화 성분 건기식이 대안이 될 수 있다.
생활 속 관리 ② 공기질 관리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최근호는 초미세먼지(PM2.5) 장기 노출이 루이소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발표했다. 뇌 위축·인지 저하와 함께 신경세포 손상이 관찰됐다.
전문가들은 대기질이 ‘나쁨’ 이상일 경우 외출·운동을 자제하고, KF 인증 마스크 착용, 귀가 직후 세안·코세척, 짧은 환기와 공기청정기 필터 점검을 권장한다.
생활 속 관리 ③ 근육이 내뿜는 ‘마이오카인’
근육은 단순한 움직임을 넘어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관이다. 근육에서 나오는 마이오카인(Myokine)은 치매 억제, 대사질환 개선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허벅지 같은 큰 근육을 단련하면 항염·항산화 기전이 강화돼 인지 저하 억제에 도움을 준다. 권장 운동은 스쿼트·런지 8~12회×2~3세트, 의자에서 일어나기 10회×3세트(주 3~5회), 빠르게 걷기·자전거 타기 20분 내외다.
생활 속 관리 ④ AI·웨어러블 기술
웨어러블 기기는 걸음 속도·보폭·수면·심박을 추적해 이상 변화를 조기 감지한다. AI 음성 분석은 문장 길이·어휘 다양성·발화 간격 등을 분석해 언어 기능 저하 가능성을 예측할 수 있다.
이찬녕 교수는 “기술은 조기 진단과 추적 관찰에 유용하지만 생활 습관 교정과 병행해야 효과가 난다”며 “치매 예방은 평생 관리이며, 그 시작은 바로 오늘”이라고 강조했다.
생활 속 관리 ⑤ 국가적 정책·시니어케어 연계
서영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치매는 단순히 개인 문제가 아니라 가족·공동체를 위협할 수 있는 국가적 과제”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국은 2026년 치매 환자 100만명, 2044년 2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관리 비용은 2025년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호진 한양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치매 관리와 노인 복지를 비용이 아닌 투자로 봐야 한다”며 “치매 신약 접근성을 높이고, 치매관리주치의 제도와 1차 돌봄 인프라를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요양시설, 방문간호, 스마트 돌봄 기술 같은 시니어케어 서비스가 생활 관리와 연결될 때 가장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치매, 예방이 세계적 흐름…한국도 전환 필요
WHO는 치매 예방을 위해 ▲규칙적인 신체 활동 ▲균형 잡힌 식단 ▲금연 및 절주 ▲사회적 교류 강화 ▲혈압·혈당 관리 등 12가지 생활습관 개선 지침을 권고하고 있다.
일본은 ‘오렌지 플랜(Orange Plan)’ 등 인지증 국가전략을 통해 치매 초기 환자 지원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으며, 미국은 메디케어를 활용한 조기 인지 평가 및 관리 프로그램 확대에 나서고 있다. 한국 역시 이러한 국제적 흐름 속에서 예방 중심 정책 전환이 요구된다.
참고자료
WHO (2019): Risk reduction of cognitive decline and dementia: WHO guidelines
https://www.who.int/publications-detail-redirect/risk-reduction-of-cognitive-decline-and-dementia
Japan Health Policy NOW (2019): Dementia Policy: Orange Plan & New Orange Plan
https://japanhpn.org/en/1-2/
Centers for Medicare & Medicaid Services (CMS, USA): Cognitive Assessment & Care Plan Services (Medicare Part B)
https://www.cms.gov/medicare/payment/fee-schedules/physician/cognitive-assess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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