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 뒤 빙판 낙상 급증…고관절 골절, 1년 내 사망률 25%

도움말: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
겨울철 첫눈 이후 빙판이 빠르게 형성되면서 고령층을 중심으로 낙상 사고 위험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겉보기에는 마른 도로처럼 보이지만 얇은 얼음막이 생기는 ‘블랙아이스형 결빙’이 곳곳에 발생해 보행자의 갑작스러운 미끄러짐을 유발한다.
전문가들은 “초기 통증이 경미해도 골절 가능성이 있어 고령층은 병원 진료가 필요하다”고 경고한다.
고관절 골절 위험 크게 증가…합병증·사망률 높아
겨울철 낙상은 옷차림의 부피감, 근육 경직, 빙판길 노출 등으로 인해 다른 계절보다 골절 위험이 높다. 특히 넘어질 때 엉덩이 부위를 강하게 부딪히면서 고관절 골절이 빈번히 발생한다.
고관절 골절은 허벅지뼈와 골반을 잇는 부위가 부러지는 손상으로, 체중지지가 불가능해져 극심한 통증과 보행 장애가 나타난다. 장기간 침상 생활이 불가피해 폐렴·욕창·혈전 등 2차 합병증 위험도 증가한다.
고관절 골절 후 1년 내 사망률은 14.7%, 적절한 치료 없이 방치할 경우 최대 25%까지 상승한다. 2년 사망률은 24.3%에 달한다.
고대구로병원 정형외과 김상민 교수는 “고관절 골절 환자의 경우 여성 기준 절반에서 기동 능력 회복이 어렵고, 4명 중 1명은 장기간 요양이 필요하다”며 예방을 강조했다.
빙판길 낙상 후 경미한 증상도 의료 평가 필요
빙판길에서 엉덩방아를 찧거나 미끄러질 뻔해 중심을 잡는 과정에서 꼬리뼈·허리 주변 근육이 긴장하며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꼬리뼈 주변 근육(대둔근, 이상근, 다열근)이 경직되면 앉기 어려워지고 일상 동작에도 불편감이 생긴다.
초기 통증이 크지 않더라도 긴장이 장기간 지속되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전문의 진료가 필요하다.
허리를 삐끗한 경우에는 무릎을 굽혀 다리 아래 베개를 두고 누우면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초기에는 냉찜질과 소염제 복용이 통증 조절에 유효하다.
특히 고령층은 골다공증으로 인해 작은 충격에도 골절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통증의 경중과 관계없이 병원 방문이 권장된다.
겨울철 낙상 예방, 보행 습관 및 복장 관리가 핵심
낙상 예방을 위해서는 보행 안정성을 높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걷는 속도를 줄이고 보폭을 좁히면 균형 유지에 도움이 되며,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걷는 행동은 넘어질 때 머리·손목·고관절 부상을 키울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미끄럼 방지가 가능한 고무창 신발을 착용하고, 발에 걸릴 수 있는 지나치게 긴 바지나 헐렁한 옷은 사전에 조정해야 한다.
폭설·한파 등으로 빙판이 넓게 발생한 날에는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부득이하게 이동해야 할 경우, 이동 경로를 미리 확인하고 충분한 시간을 확보해 천천히 걷는 것이 중요하다. 난간·지지대 사용도 낙상 예방에 효과적이다.
김상민 교수는 “겨울철 낙상은 단순 타박상이 아니라 고관절 골절과 같은 중증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빙판길 보행 습관과 외출 환경을 평소보다 더 엄격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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