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근경색 위험 키우는 고지혈증, 60대 남성 최다

도움말: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이종영 교수
최근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심근경색에 대한 경각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이 전 총리는 해외 출장 중 심근경색 진단을 받고 현지에서 스텐트 시술을 받았으나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례가 심근경색의 치명성과 함께, 평소 혈관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계기라고 평가한다.
심근경색은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혈전 등으로 막혀 심장 근육이 괴사하는 질환이다.
주요 원인은 동맥경화증으로, 노화와 함께 고지혈증, 흡연, 당뇨병, 고혈압, 복부 비만, 운동 부족, 만성 스트레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혈관 벽에 쌓인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떨어져 나와 관상동맥을 완전히 막을 경우 급성 심근경색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 심근경색 위험 더 커진다
전문가들은 겨울철을 심근경색의 ‘고위험 시기’로 꼽는다.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압이 상승해 심장 부담이 커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활동량 감소, 체중 증가, 짜고 기름진 음식 섭취, 감염으로 인한 전신 염증 반응까지 더해지면 심근경색 발생 위험은 더욱 높아진다.
심근경색의 대표 증상은 가슴 한가운데가 짓눌리거나 조이는 듯한 통증이 30분 이상 지속되는 것이다.
호흡곤란, 식은땀, 어지럼증이 동반되기도 한다. 다만 고령자나 당뇨병 환자는 통증이 뚜렷하지 않고 기운 저하 정도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심근경색의 골든타임은 통상 2시간으로, 최대한 빨리 막힌 혈관을 열어주는 것이 생존과 예후를 좌우한다.
60대 남성, 심근경색 ‘최고위험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심근경색 환자는 2020년 12만1208명에서 2024년 14만1096명으로 5년간 16.4%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2024년 기준 60대가 4만617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최근 5년간 연평균 5.5%씩 증가했다. 특히 60대 환자 중 남성이 약 90%를 차지해, 중장년 남성의 위험이 두드러진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가의 배경으로 ‘증상 없이 진행되는 고지혈증’을 지목한다.
고지혈증, 증상 없어 더 위험하다
고지혈증(이상지질혈증)은 혈액 속 지방 성분의 균형이 깨진 상태를 말한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LDL이나 중성지방이 많거나,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이 부족한 경우가 해당한다.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지만, 시간이 지나면 혈관 벽에 지방이 쌓이며 동맥경화가 진행되고, 결국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이상지질혈증 Fact Sheet 2024’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2명이 이상지질혈증을 가지고 있으며, 4명 중 1명은 고콜레스테롤혈증에 해당한다.
하지만 10명 중 3명은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고, 치료가 필요한데도 약물 치료를 받지 않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혈관 속에서 벌어지는 ‘침묵의 변화’
LDL 콜레스테롤이 증가하면 혈관 내벽 아래로 침투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죽상경화반을 형성한다.
이 병변이 커지면 혈관이 점점 좁아지고, 파열 시 혈전이 생겨 혈관을 급격히 막는다.
중성지방이 높은 상태 역시 혈액을 끈적하게 만들어 혈전 위험을 높인다. 심근경색은 이렇게 조용히 진행된 혈관 변화가 한순간에 터지며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은 심근경색과 고지혈증 예방을 위해 △금연 △절주 △규칙적인 운동 △적정 체중 유지 △고혈압·당뇨·고지혈증 관리 등을 강조한다.
콜레스테롤이 많은 육류와 가공식품 섭취는 줄이고, 채소·과일·통곡물 중심의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운동은 준비 운동 후 30분 이상, 주 3회 이상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겨울철 새벽의 격한 운동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고지혈증 치료에는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되며, 필요 시 스타틴 계열 약물 등 지질강하제가 심혈관 질환 예방을 목적으로 사용된다.
강북삼성병원 순환기내과 이종영 교수는 “고지혈증 치료 약물은 의사의 판단에 따라 꾸준히 복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임의로 중단하거나 건강기능식품에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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