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질수록 몸은 굳는다…추위가 통증을 키운다
겨울철 허리·무릎 통증이 늘어나는 이유와 생활 속 예방법

겨울이 되면 관절·근육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난다.
단순히 “날이 추워서 그렇다”고 넘기기 쉽지만, 추위는 실제 혈액순환을 떨어뜨리고 근육과 인대를 경직시켜 몸에 실제 부담을 준다.
기온이 낮아질수록 관절 움직임은 둔해지고, 평소와 다르지 않은 동작에도 허리·무릎·어깨 통증이 쉽게 나타나는 이유다.
“아침에 일어나면 허리가 잘 안 펴진다”, “손가락이 뻣뻣해서 한참을 주물러야 움직인다”, “무릎이 시큰거려 계단 내려가기가 겁난다”는 호소가 겨울철에 특히 많은 이유다.
단순한 뻐근함을 넘어, 관절 내부 염증 반응이 커지거나 연골·힘줄·인대에 미세 손상이 반복되면서 통증이 구조적으로 악화되기도 한다.
◇ 허리·어깨·무릎…겨울에 특히 취약한 부위들
겨울철에는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비율도 크게 늘어난다. 찬 공기에 노출되면 요추 주변 근육이 급격히 긴장하면서 척추를 지지하는 균형이 무너진다.
작은 움직임에도 허리에 부담이 쌓이고, 디스크나 근막 통증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통증이 더 쉽게 재발한다.
어깨 역시 겨울에 약해지는 대표적인 부위다. 어깨를 감싸는 회전근개 힘줄은 온도 변화에 민감해, 추위 속에서는 유연성이 떨어진다.
아침에 가볍게 팔을 돌리다 갑자기 찌릿한 통증이 오거나, 옷을 입기 위해 팔을 뒤로 젖힐 때 불편함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이는 힘줄 파열보다는, 어깨 힘줄과 뼈 사이 공간이 좁아지며 생기는 충돌 증후군이나 근육 긴장 증가가 원인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무릎 관절염 환자에게 겨울은 특히 힘든 계절이다. 연골은 온도 변화에 민감한 조직으로, 추위가 지속되면 관절액 점도가 변해 움직임이 둔해진다.
여기에 무릎 주변 근육까지 경직되면 관절을 지지하는 힘이 약해지고, 통증은 더 쉽게 심해진다.
에스엘서울병원 남지훈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기온이 낮아지면 혈관이 수축하면서 근육과 인대가 평소보다 쉽게 경직된다”며 “이 상태에서 같은 움직임을 반복하면 허리와 어깨, 무릎 관절에 전달되는 부담이 커져 통증이 악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새해 운동 결심이 오히려 통증을 부른다
연초가 되면 “이제 운동해야겠다”는 결심과 함께 헬스장, 러닝 코스, 등산로를 찾는 사람이 늘어난다.
문제는 겨울철 경직된 몸 상태를 고려하지 않은 채 갑자기 운동 강도를 높이는 경우다.
준비운동 없이 달리거나, 오랜만에 무거운 중량을 드는 행동은 어깨 회전근개 손상이나 허리 염좌, 무릎 통증으로 이어지기 쉽다.
특히 겨울 러닝은 주의가 필요하다. 낮은 기온 속에서는 무릎 주변 근육과 인대가 딱딱해진 상태이기 때문에, 평소와 같은 보폭과 속도로 달리면 무릎에 전달되는 충격이 커진다.
슬개골연골연화증이나 장경인대증후군 같은 질환이 이 시기에 자주 발생하는 이유다. 초기에는 “좀 쉬면 낫겠지” 하고 넘기기 쉽지만, 관리 시기를 놓치면 만성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 겨울철 낙상을 부르는 또 하나의 원인, 근감소증
겨울철에는 활동량 감소로 근육 사용이 줄면서 근감소증 위험도 함께 커진다.
근감소증은 단순한 노화 현상이 아니라, 근육량과 근력, 기능이 함께 감소하는 질환이다. 근력이 떨어지면 균형을 잡는 능력과 반사 반응이 느려져 작은 미끄러짐에도 쉽게 넘어질 수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 낙상은 단순한 사고로 끝나지 않는다. 고관절이나 손목 골절로 이어질 경우 장기간 치료와 함께 폐렴, 근력 저하 같은 합병증 위험도 높아진다.
겨울철에 “다리가 힘이 없어진 것 같다”, “걷는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졌다”고 느낀다면 단순한 컨디션 문제로 넘기지 말고 점검이 필요하다.

◇ 겨울 통증 예방의 핵심은 ‘준비’와 ‘유지’
겨울철 근골격계 통증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원칙은 몸을 갑자기 쓰지 않는 것이다. 외출이나 운동 전에는 최소 10분 이상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과 관절을 천천히 깨워야 한다.
실내에서도 오랜 시간 같은 자세를 피하고, 주기적으로 몸을 움직이는 습관이 필요하다. 통증이 느껴질 때는 무리한 스트레칭보다 온찜질로 근육을 이완시키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한 난방에만 의존하기보다, 스쿼트·플랭크·밴드 스트레칭 같은 간단한 근력 운동을 꾸준히 하면 체온 유지와 부상 예방에 효과적이다.
하루 10분 정도의 짧은 운동만으로도 겨울철 근육 경직을 줄일 수 있다. 무엇보다 통증이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움직임이 제한된다면 참지 말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려대안산병원 정형외과 김재균 교수는 “겨울철에는 평소보다 근육과 인대가 경직된 상태이기 때문에, 운동 전 충분한 스트레칭과 워밍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통증이 반복되거나 지속될 경우에는 무리한 운동을 중단하고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겨울철 통증은 ‘계절 탓’으로 넘기기 쉬운 만큼, 조기에 원인을 확인하고 관리하는 것이 회복을 빠르게 만드는 지름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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