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절기 면역력 저하의 틈을 타 발병하는 '대상포진'

60세 이상의 고령자에게 주로 발생
생기는 부위에 따라서 합병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어

  • 정동묵 기자
  • 발행 2023-10-23 11:02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환절기엔 면역력이 떨어진다. 기온차가 10도 이상 있는 환절기에 우리 몸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교차가 1도 떨어질 때마다 심부전증은 3%상승하고, 천식은 1.1% 상승한다.
우리몸은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상성 때문에 스트레스 호르몬이 일시적으로 분비되면서 부신의 피로도가 높아진다. 이때 체력 소모가 많아 면역력이 부족하게 된다. 따라서 환절기에 질병에 노출되는데, 그 중 하나가 '대상포진'이다.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척추후근 또는 뇌 신경절에 잠복하고 있다가 재활성되면서 그 신경이 지배하는 피부분절에 발진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처음 수두 바이러스에 감염이 되면 평생 이 바이러스가 체내 신경절에 잠복한다. 초기 감염 시 이 바이러스에 면역이 생기지만 면역력이 떨어지는 경우 바이러스가 재활성화하며 발병한다. 환절기에 정신적, 육체적인 스트레스가 심하거나 무리한 일을 했을 때 발생한다.

대상포진의 증상은 몸의 한쪽 편으로 심한 통증이나 감각 이상이 나타난다. 두통, 숨쉬기가 곤란하거나, 배가 아프든지, 팔 다리가 저리며 근육통 등의 증상을 호소한다. 이 때는 수포병변이 없이 가렵고 아프며 근육통이 있어 근육통이나 다른 내부장기 질환으로 오인하여 피부과가 아닌 다른 진료과에 가서 검진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일 내에 물집이 나타나면 대상포진인지를 알 수 있다. 대상포진은 물집이 나타나면 3일 이내에 고름집 모양으로 변하고 일주일이 지나면 딱지가 생긴다.

지속기간은 2~3일 정도에서 1주일이 넘기도 한다. 이후 피부발진이 일어나는데 피부병변은 발갛게 일어나다나 물집 또는 화동처럼 변한 후 궤양을 만들어 딱지가 되면서 아문다. 이때 반흔이나 색소침착, 탈색 등 흔적을 남길 수 있다.

생기는 부위에 따라서 합병증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눈 주위에 생긴 경우에는 눈에 여러 가지 합병증이 올 수 있으며, 안면부 및 귀를 침범한 경우 안면 신경마비 증상이 올 수 있다. 또한 방광 부위에 발생하면 소변을 못 보는 경우가 있다.

전체 환자의 5% 미만에서 운동신경을 침범할 수 있으며 운동신경의 마비로 팔이나 다리를 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가장 중요한 합병증으로는 대상포진후신경통인데, 보통 발진이 사라지고 1개월 이상 통증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또한 10~18% 정도에서는 발생하고, 고령일수록 발생 빈도가 높으며 60세 이상 환자에게서는 40%까지 발생하지만 60세 미만에서는 10% 미만으로 발생한다.
대상포진의 통증은 만성적으로 지속되어 불면증, 우울증까지 일으킬 수 있고,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 그러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초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과 적극적으로 통증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로 대상포진은 60세 이상의 고령자이거나 AIDS, 혹은 암 등이 있는 환자, 항암제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 등 전신적 면역기능이 떨어졌을 때 바이러스가 되살아나서 이 병에 걸리게 된다. 그러나 젊은 사람도 과로, 스트레스 등을 많이 받으면 이 병이 생길 수 있다.

대상포진 발생 후 4개월이 지난 후에도 지속되는 통증을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라고 한다. 이는 대상포진을 앓은 사람들에게서 나타나는 가장 흔한 합병증으로 피부 병변이 치유되었음에도 통증이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지속 기간은 사람마다 달라 수개월, 수년에서 평생을 고생하는 사람도 있다. 고령, 초기 대상포진 시기에 통증과 병변이 심한 경우, 전구 통증이 심한 경우에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대상포진의 치료는 환자에게 정신적, 육체적 스트레스를 줄이고 충분한 수면과 영양 공급을 해줘 발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항바이러스 제제는 일주일 복용하는 것이 원칙이나 경우에 따라서는 약간 연장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대상포진의 통증이 너무 심하거나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될 위험성이 높아 보이는 경우 적극적인 통증 억제를 위해 진통제 외에도 반복적인 신경차단술을 시행해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미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진행이 됐다면 신경차단술은 크게 효과가 없을 수 있어 신경병증성 통증에 대한 여러 약물의 복용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를 시작하면 빠르게 치유되지만, 피부의 병적인 증상을 잘 관리하지 않으면 2차 세균감염이 발생하여 곪을 수 있다. 노인이나 면역억제 환자의 경우 피부의 이상 증상이 모두 좋아져도 포진성 통증이 남는 경우가 흔히 있으며 면역기능이 정상인 환자의 경우에도 7.9%에서 포진성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눈 주변에 대상포진이 생기는 경우에는 홍채염이나 각막염을 일으켜 실명할 수 있고, 바이러스가 뇌수막 까지 침투하면 뇌수막염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면역억제환자에서는 대상포진이 지각신경이 분포하는 부위에 국한되지 않고 전신의 피부에 나타나기도 하며, 뇌수막염이나 뇌염으로 진행하거나 간염이나 폐렴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좋아지더라도 바이러스는 잠복상태로 몸속에 계속 존재하기 때문에 바이러스가 재활성화 되면 다시 대상포진이 발생할 수 있다.


대상포진의 예방법이 따로 있는 것은 아니다. 평소에 피로하지 않도록 하고 운동을 통해 체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신선한 채소를 기반으로 한 적절한 단백질 섭취를 한다. 몸의 기력을 빨리 채운다는 이유로 당분의 섭취를 과하게 하는 것은 금물이다. 또한 충분한 수면으로 몸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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