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다이어트, 왜 지금이 ‘황금기’인가?
체중 감량 효과 높이고 건강 지키는 과학적 전략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많은 이들이 “이제는 옷으로 몸을 가릴 수 있으니 다이어트는 잠시 미루자”는 안일한 생각을 한다. 이 같은 선택은 내년에도 체중 감량을 어렵게 만든다. 반대로 마음을 다잡고 가을에 다이어트를 시작한다면, 개인별 차이는 있지만 한 달에 5㎏ 감량도 가능하다.
문제는 가을이 본래 ‘축적의 계절’이라는 점이다. 인체는 겨울을 대비해 에너지를 비축하려는 성향이 강해지고, 식욕이 증가하며 고칼로리 음식이 풍성하게 등장한다. 그러나 이 시기를 올바르게 활용하면 오히려 체중 감량과 건강 관리의 황금기로 만들 수 있다.
왜 가을이 다이어트의 적기인가
① 기온과 습도가 완벽하다
가을은 평균 기온이 15~20도 전후로, 덥지도 춥지도 않아 체력 소모는 줄고 운동 지속력은 높아진다. 여름에는 5분만 뛰어도 탈수와 지침이 생기고, 겨울에는 몸을 데우는 데만 시간이 걸리지만, 가을은 운동하기 최적의 계절이라는 것이다.
②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낮과 밤의 기온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는 가을에는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에너지 소모가 늘어난다. 즉, 가만히 있어도 칼로리 소비량이 많아지는 셈이다. 같은 운동을 해도 봄·여름보다 체지방 연소 효과가 커질 수 있는 이유다.
③ 식욕이 왕성해지는 계절
‘천고마비’라는 표현처럼 가을은 누구나 식욕이 왕성해지는 시기다. 소화 기능이 활발해지고 활동량이 늘면서 음식 섭취량이 늘어난다. 제철 곡식·과일·고구마·밤 같은 고칼로리 음식이 풍성해지는 것도 이유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에 운동을 시작하지 않으면 체중이 쉽게 늘고, 다시 빼기는 두 배로 힘들어진다고 지적한다.

가을철에는 실내 운동을 통해 충분히 다이어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다이어트에 효과적인 대표 운동은 다음과 같다.
① 러닝머신 달리기
칼로리 소모가 크고 심폐 지구력 향상에 탁월하다. 초보자는 시속 5~6㎞/h 속도로 빠른 걷기부터 시작해 점차 달리기로 전환하고, 중급 이상은 경사도를 3~5% 높이면 언덕 달리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② 실내 자전거
관절 부담이 적어 초보자나 체중이 많은 사람에게 특히 적합하다. 하체 근육 강화와 체지방 감량 효과가 크며, 안장 높이를 무릎이 살짝 굽혀지도록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워밍업은 5분, 본 운동은 20분 이상 지속하는 게 바람직하다.
③ 계단 오르기 머신(스텝밀)
짧고 강도 높은 운동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권장된다. 허벅지·엉덩이·종아리 등 하체 근육을 고르게 자극하며, 초보자는 5분간 낮은 강도로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려야 한다.
④ 줄넘기
짧은 시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운동으로 칼로리 소모가 크다. 처음에는 30초 뛰고 30초 쉬는 방식으로 시작해 점차 시간을 늘리고, 2박자·3박자·좌우 번갈아 뛰기 등 변형 동작을 활용하면 효과가 배가된다.
⑤ HIIT(고강도 인터벌 트레이닝)
짧은 시간 폭발적 칼로리 소모가 가능한 현대인의 맞춤 운동이다. 운동 후에도 칼로리 소비가 이어지는 애프터번 효과가 특징이다. 대표적인 방법은 러닝머신에서 30초 전력 달리기와 30초 걷기를 번갈아 10세트 반복하는 것이다.
전문가가 제안하는 환절기 다이어트 전략
하이닥에 따르면 김영균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환절기를 건강한 다이어트의 기회로 삼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조언한다.
① 단백질 섭취 늘리기
닭 가슴살, 달걀, 두부, 생선 등 단백질 식품을 식단에 포함해야 한다. 부족할 경우 단백질 보충제를 활용하면 포만감 유지와 근 손실 예방에 도움이 된다.
② 실내 유산소+근력 운동 병행
러닝머신, 스텝퍼, 줄넘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스쿼트, 런지, 플랭크 같은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기초대사량이 증가해 체지방 연소가 촉진된다.
③ 수면·스트레스 관리
하루 7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고, 명상이나 스트레칭으로 스트레스를 줄이면 호르몬 불균형으로 인한 폭식을 예방할 수 있다.
④ 아르기닌 수액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성장호르몬 분비를 돕는 아르기닌 주사는 기초대사량 회복과 체지방 연소에 효과적이다. 다만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차이가 있으므로 전문의 상담 후 진행해야 한다.
⑤ 위고비(Wegovy) 치료
FDA에서 승인된 GLP-1 유사체 계열 약물로, 식욕을 억제하고 포만감을 유지해 음식 섭취를 줄여준다. 환절기 체중 관리에 효과적이지만 반드시 의료진 상담 후 맞춤 치료로 진행해야 한다.

“건강 지키는 지속 가능한 습관이 핵심”
전문가들은 환절기 다이어트의 목표가 단순한 체중 감량이 아니라 건강을 지키며 지속 가능한 생활 습관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김영균 전문의는 “가을은 인체의 신진대사가 활발해지고 운동하기 좋은 조건을 갖춘 계절”이라며 “이 시기에 올바른 전략으로 다이어트를 시작한다면 건강과 체중 관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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