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 없이 찾아오는 불안, 공황장애
현대인의 새로운 병, 공황장애
40대 발병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평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우리나라의 국민성은, 꽤 오랜동안 '정신병'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을 쉬쉬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정신에 병이 드는 것은 몸에 병이 드는것과 다를 바 없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연예인들을 중심으로 방송가에서 '공황장애' 등에 대해 밝히면서 이제는 서서히 사람들의 인식이 정신의 건강도 몸의 건강 못지않게 챙겨야 한다고 바뀌었다.
해마다 정신과 의원에 정신질환의 문제로 내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특히 가장 많이 상담을 하는 것이 바로 '공황장애' 이다. 방송인 이경규, 정형돈, 김구라 등이 공황장애 약을 먹고 있다고 밝혀 우리에게 익숙한 공황장애. 갑자기 찾아와 일상을 힘들게 하는 공황장애의 현황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공황장애 증상은 두 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공황발작과 다른 하나는 예기불안이다.
공황발작은 우리가 흔히 공황장애 증상이라고 알고 있는 현상으로, 그 어떤 예고도 없는 갑작스러운 증상이 나타난다. 심장의 두근거림, 호흡곤란, 식은땀, 떨림, 어지름증, 구토증상 등을 동반하고, 당장이라도 죽을 것만 같은 극심한 불안이나 공포감을 경험한다.
이렇게 공황발작을 겪은 후, 다시 공황발작이 올까 염려하고 불안해하는 증상을 예기불안이라고 한다. 위험을 감지하고 피하도록 돕는 두뇌의 경보장치가 지나치게 민감해지고 위기대응 시스템이 불필요하게 작동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렇게 특별한 이유 없이 신체증상이 동반된 극도의 불안 증상으로 나타나는 '공황장애'가 국내에서 매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13일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활용해 발표한 2017년부터 2021년까지 공황장애의 건강보험 진료현황에 따르면 공황장애 진료인원은 2017년 13만 8736명에서 2021년 20만 540명으로 5년만에 44.5%인 6만 1804명이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율은 9.6%다.
남성은 2021년 8만 9273명으로 2017년 6만 4662명 대비 38.1% 증가했으나, 여성은 2021년 11만 1267명으로 2017년 7만 4074명 대비 50.2%로 증가폭이 더 컸다.
2021년 기준 공황장애 환자의 연령대별 진료인원 구성비를 살펴보면, 전체 진료인원 20만 540명 중 40대가 23.4%로 가장 많았고, 50대가 19.2%, 30대가 18.3% 순이었다.
남성의 경우 40대가 차지하는 비율이 25.4%로 가장 높았고, 50대가 20.3%, 30대가 18.7%를 차지했으며, 여성의 경우는 40대가 21.8%, 50대가 18.4%, 30대가 18.0% 순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40대이상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국민건강보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은, "일반적으로 공황장애는 초기 성인기에 발병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 40대에 공황장애 환자가 많은 것은 초기 성인기에 치료하지 않고 악화된 후에야 뒤늦게 진료를 시작하거나, 초기에 꾸준히 치료하지 않아 만성화하거나 재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일 수 있다"고 말한다.
40대의 경우, 가장 졍제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나이이므로, 다양한 사회적, 경제적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발병이나 재발이 많고, 고혈압, 당뇨 등의 건강 문제로 병원진료의 기회가 많아지면서 이때 공황장애도 함께 치료를 시작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인구 10만 명당 공황장애 환자의 진료인원을 연도별로 살펴보면, 2021년 390명으로 2017년 272명 대비 43.4% 증가했으며 남성은 2017년 253명에서 2021년 347명(37.2%)으로 증가했고, 여성은 2017년 292명에서 2021년 433명(48.3%)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황장애 환자의 건강보험 총진료비는 2017년 496억 원에서 2021년 910억 원으로 2017년 대비 83.5%(414억 원)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은 16.4%로 나타났다.
꾸준한 치료와 예방만이 답
전문가들은 공황발작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예기불안의 제어가 필수적이며, 평상시의 스트레스 관리와 산체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몸과 마음에 대한 동제력을 회복하기 위한 치료들이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아직까지 공황장애를 100%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알려진 것은 없다. 그러나 일반적인 건강 생활 수칙을 잘 지키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예방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지만 규칙적인 운동이나 취미, 휴식 등을 통해 스트레스나 신체적 긴장이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황장애는 초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치료에 반응이 좋은 질환이지만 치료시기를 놓치면 자주 재발하거나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만성화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공황장애를 방치하면 처음에는 공황증상을 경험했던 장소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외출을 줄이거나 사람 만나는 것을 피하면서 생활 반경이 좁아진다. 이런 회피를 통해 공황발작의 횟수를 줄일 수도 있겠지만 점차 피하는 장소와 상황이 많아지면서 생활을 점점 더 제약하게 된다.
따라서 심해지면 일상적인 생활이나 사회생활, 직업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심한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 대체로 공황장애 치료를 미루는 경우는, 약물치료에 대한 거부감이 원인이다. 그러나 질병 초기에는 '인지행동치료'나 최근 신의료기술로 인정된 '가상현실 노출치료' 등 비약물치료로도 치료가 가능하니 방치하지 않고 초기에 치료해야 하는 것이 좋다.
현대 한의학에서는 '한방정신과'라는 분과에서 공황장애를 다루고 있다. 각 개인의 상태에 적합한 처방, 침치료, 챡침, 추나, 부항 등으로 두뇌 및 중추신경계의 과민 반응을 안정시키고, 인지행동치료를 비롯한 심리 상담을 병행하며, 신체 긴장을 완화시키고 공황 발작에 대응하기 위한 호흡법, 명상, 다양한 이완 요법을 적용하고 있다.
이제는 공황장애는 마음의 감기라고 이야기 하는 시대가 되었다. 실체가 없는 병이어서 치료가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으나, 공황장애는 꾸준하고 적극적인 치료로 극복할 수 있으니, 내 마음의 상태를 잘 살펴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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